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허리아파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8/19
    허리 아파(12)
    손을 내밀어 우리

허리 아파

8월 7일, 그러니까 출근투쟁을 멈추자마자 그 날로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다. 81년에 한번, 99년쯤에 한번 더 허리 통증을 겪었고, 그 후로는 독감이나 심한 몸살보다 허리 통증이 더 걱정될 정도로 심하게 무리한 듯하면 고통을 겪어야 했다. 최근 5년 동안에 세번째 겪는 통증인가 보다. 허리 근육이 뒤틀려서 반듯하게 일어설 수도 없고, 누어도 아프고 엎드려도 아프고, 허리를 굽힐 수도 펼수도 없고, 이건 당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끙끙 앓으며 잠도 깊이 자지 못한다. 이번 통증이 특히 그랬다. 이전에는 이만큼은 아니었다.

 

8월 8일에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는데 현기증과 갈증이 밀려오고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한의사가 건네 준 약같은 물 한모금 마시니까 곧 진정이 된다. 이전에 허리 아프면 침놔주고 나선 술이나 한잔 하자고 나서기도 했던 한의사는 이번엔, 자기는 맨날 데모하면서 허리 근육들이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데모하는 목소리에 귀 좀 기울이고 살아라고 도움말을 준다. 자기가 낫게 할 수는 없어도 자기한테 침맞을 때 그나마 좀 쉬는 걸테니까 맨날 오라고 했는데, 이틀 가고는 말았다. 몇 번의 경험으로 그야말로 두문불출하고 이삼일 쉬는 게 약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술 마실 일들은 꾸물꾸물 이어졌다. 8월 6일 저녁에 서울로 술마시러 오라는 것은 마다하고 오랜 만에 대전에 온 동지와 다른 동지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고, 한 동지는 우리 집에 재웠다.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에서 그 동지와 나는 술을 한잔 즐겁게 마셨다. 그 다음 주에도 그랬다. 12일이었구나,  연맹의 동지들이 산청에서 모인다고 해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운전까지 해서는 갔다. 새벽 4시까지 술 마시고 남들 잠자리에 들고 난 다음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두번의 주말이 지나갔는데 한주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내가 아파서 드러누운 것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그래서 적응도 잘 되지 않는) 식구들과 함께 먹자고 밥과 반찬을 해야만 했고, 지난 주말 3일 연휴 중에 이틀은 스페인에서 온 남동생 식구들과 필리핀에서 온 여동생들을 포함해서 17명의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푸짐하게 상을 차려야만 했다. 기꺼이 했다. 좀 낫는 듯하다가 허리는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서 속보를 편집하다가 일어서면 허리가 곧바로 펴지지 않고 한참이나 끙끙 앓아야 했다. 엎드려서 쓰다가 앉아서 쓰다가 하면서도 부실한 속보는 날마다 나가기는 했다. 그래도 한 동지가 고정 코너를 하나 맡아주어서 고마웠고, 날마다 배포하느라 고생한 사무실의 동지들도 너무 감사하다.

 

정말이지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던 이틀(8/9-10)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뭔가를 하노라고 움직였던 것 같다. 그래서 완전히 낫기까지는 좀 오래 걸리는 듯하다. 이번에는 특히 그렇다. 그래도 어쩌냐. 일도 있고, 술도 있고, 회의도 있고, 오늘처럼 서울까지 와서 해야 되는 일도 있다. 노동자역사 "한내"의 감사랍시고, 오늘 한나절은 회계서류만 뒤적이고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휴가간다. 조용한 곳에 가서 세상과 담을 쌓으면 다 나으려나. 이번에 나으면 허리근육의 데모하는 목소리를 일상적으로 귀담아 들어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다짐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글쎄다. 암튼, 하필이면 허리가 한창 아프던 날에 대전에 오기로 했다가 아직까지 만남을 미루고 있는 서울의 한 동지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업무상의 메일에 대해 급하게 답하려고 피씨방에 들렀다가 잠시 주절주절 쓰고 간다. 앞뒤가 안맞는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고쳐야지. 일단 나간다. 나가서 할일이 많다. 참, 허리가 아프다는 얘기를 의자에 앉기가 힘들어서 여기다가 못썼는데 이 정도라도 쓰는 걸 보니 좀 덜 아프긴 한 모양이네..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