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월요일 꼭두새벽 검진

뻐꾸기님의 [서류 두 장] 에 관련된 글.

  이 회사는 아침 7시에 검진을 시작한다. 우리 팀은 6시에 병원에서 출발하고. 2년전에 의사가 한시간 반인가를 지각해서 물의를 빚었던 터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어서 작년에 내가 6시반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주 월요일과 오늘에 이어 두 번에 나누어서 했는데 병원거쳐 가려면 너무 피곤해서 집에서 그냥 택시타고 출발했다. 지난 주엔 정각 7시 도착했는데 오늘은 7시반 검진인 줄 착각해서 지각을 했다. 검진장소에 도착해보니 다행히 수검자들이 검사 다 해놓고 밥먹으러 갔다가 하나 둘 돌아오더라.


 소음성 난청 요관찰자가 많아서 정확한 청력검사결과를 얻기 위해 월요일 작업시작전에 검진을 하는 것인데 요관찰자들은 올해는 대부분 10년차 종합검진 대상자들이라 원내로 들어와서 검진을 하게 되어 출장검진에선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럴 거면 굳이 꼭두새벽에 검진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회사 담당이 아닌 다른 보건대행 간호사가 나와있길래 웬일이냐 물어보니 근처 다른 곳에 검사하러 나왔다가 들렀다 한다. 검진이 마무리될 무렵 공정을 같이 돌아보러 가는 걸 보니 아마 이 곳 담당 간호사가 업무에 익숙치 않아서 힘들어 하니까 가르쳐 주러 온 모양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애써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1. 이명때문에 고생하던 이는 주간, 저소음 부서로 작업전환을 했고 요즘은 적응이 되기도 하고 덜 피곤하기도 해서 그런지 증상이 많이 좋아졌다. 얼굴 표정이 밝다.

 

#2. 다낭성 신질환이 있어 고용에 위협을 받았던 이는 혈압관리가 매우 잘 되고 있었다. 살을 몇 킬로그램 빼서 못 알아볼 정도로 젊어보였다. 약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주간부서로 옮긴 뒤로 컨디션도 아주 좋다고 했다.

 

#3. 입사시에 소아당뇨병때문에 채용해도 되는지 사측에서 물어본 적이 있는 사무직 여성 노동자는 못 알아볼 정도로 멋있어 졌다. 학교 갓 졸업하고 생머리에 약간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상담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나 이제는 고참이 되었다. 소아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서도 명랑하게 지내는 그 모습이 대견하다. 몇달전에 인슐인 펌프를 달았고 혈당 조정중에 있는데 지낼만 하다고 한다.

 

 2주간 110여명의 수검자들이 대부분 특별한 건강문제를 호소하지 않아 금방 끝났다. 안전관리자한테 보건관리가 매우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게 다 당신덕분이다 하니 씩 웃는다. 가끔 투덜거리고 까칠하게 굴기도 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그 총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