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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노동자들에 대한 검진

  오늘은 수검자의 대부분이 석사이상 학위소지자인 곳, 프로젝트 따라 화학물질 노출이 다르기 때문에 특수검진 대상 유해인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곳에서 검진을 했다. 소음은 8시간 기준으로 보면 75-88데시벨까지 나오는데 작업특성에 따라 100데시벨이 넘는 소음에 2시간 이상 노출되기도 한다. 작업경력이 오래된 사람은 별로 없어 청력검사 이상자도 별로 없었으나 두세 명 정도는 청력이 떨어져 재검 대상이더라.



   어떤 실험실에서는 이산화질소, 이황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에 간헐적으로 고농도로 노출되는데 특정 공정이 환기가 잘 안된다, 어떤 공정에서는 금속가공유(비수용성)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런 종류의 문제들이 포착이 되긴 하지만 이런 건 검진으로 푸는 게 아니고 적절한 환기와 순간 고농도 노출시에 호흡보호구 착용 등이 더 중요하다.

 

   부서장이 사무실내 흡연을 하는데 임신할 계획이 있어 속상하다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단 둘이 있을 때는 더 말 못한다고 하더라. 업무일지에 간접흡연은 A급 발암요인이므로 작업장내 금연이 필요하다는 것을 적고 각 부서장 회람요청을 했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사무실내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는데 '여직원'들은 말도 못하고..... 흡연자는 영업스트레스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변명했었는데 공개적으로 '부드럽게' 이야기가 오 간 뒤 밖에 나가서 피우게 되었다. 그런 방법이 효과없는 경우도 있었다. 상당히 직급이 높은 사람이었는데 아예 들은 체도 안하고 안하무인으로 계속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이런 것도 필요한 활동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한다.

 

   특이한 증상 호소자가 있었다. 20대 중반 여성이었는데 에타놀, 메타놀 등 유기용제와 크롬산에 하루 4시간 정도, 한달에 일주일 정도 노출되고 나면 목이 쉬고 기침이 나와서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입사한 지 1년 남짓 되었는데 그 사람이 하는 실험과정에서 밀폐공간에서 순간 고농도 노출이 있다고 한다. 반응성 기도 장애 증후군(RADS)를 의심해서 메타콜린 검사를 냈다.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는 아니지만 한 번 고농도 노출에 의해 생기면 낮은 농도의 자극설 물질 노출에도 증상이 계속 생기는 병이다. 일단 폐기능부터 확인하고 비염 및 다른 증상에 대해 점검하기로 했다.

 

   검진중간에 불산을 취급하는데 응급조치에 관한 체계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불산화상을 일단 발생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기 때문에 작업장내 칼슘글루토네이트 연고를 비치하고 있다가 사고가 나면 그걸 바르면서 응급실에 와야 한다. 그런데 그 약은 희귀약품이라 특정 수입상에서만 팔고 그걸 회사에 비치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절차도 좀 필요한 모양이다. 약품 비치 및 관련자 보건교육을 당부했다.   

 

   혈압이 180/110, 요단백 3+, 심전도상 좌심비대 소견이 있는 30대 중반 남자가 있어 물어보니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잤단다. 과로하지 말고 일주일 이내 혈압 재 평가하기 위해 동네 병원에 찾아가라고 메모를 해서 주었다.

 

    연구원들이라 하면 자신이 쓰는 화학물질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더라. 그래서 호흡기 자극 증상 호소자가 많은 몇몇 부서에 대하여 물질안전보건자료 교육을 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담당 간호사는 긴장이 되는 모양이다. 화학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들 앞에서 물질안전보건자료 교육이라니 공부 좀 더 신경써서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확한 노출실태를 파악하고 작업바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호기중 일산화탄소 농도를 모니터링 하도록 했다. (히히, 이 장비는 얼마전 영국에 주문해서 받은 것이다. 기쁜 소식은 장비값을 노과장이 해결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혈중 카복시헤모글로빈을 측정했는데 그러려면 피를 뽑아야 하므로 번거로운 것을 호기중에 간단하게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140명 수검예정인데  10시반 현재 반도 안 왔다.  1시에 본과 4학년 국시 보강 특강이라 그 시간 맟추어야 하는 데 내 마음만 바쁜가 보다.  막판에 수검자가 몰렸다. 검진마치고 나니 12시 20분. 사측 보건담장자 불러서 순간 고농도 노출, 물질안전보건자료교육, 간접흡연... 등 설명하고 서둘러 나왔다.  

 

   오후에 4시간 국시보강을 했다. 오늘의 '빡센' 일정을 대비하여 어제 영어수업도 취소하고 9시부터 잠자리에 들었으므로 상당한 체력을 비축했건만.........으..... 얼른 특검 판정 몇 개 확인하고 빨리 집에 가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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