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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중한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를 분쟁 양측이 대대적으로 범했다. 그러나 그 시작에는 봉기군들 역시 책임이 있다. 그건 무엇보다도 [제공된] 무기를 마다하지 않고 덥석 거머쥔 봉기군들의 심히 사악한 결정이 전모를 드러내면서 시작됐다. 멋모르고 하는 말이 아니다. 나는 이에 대한 모든 반론들을 다 잘 알고 있다. 첫째, 항의시위가 처음엔 평화적이었는데, 국가권력이 그걸 과도한 무력으로 진압하려고 하자 비로소 급진적으로 되었다고 한다. 이건 진실이다. 그러나 이게 그 이후 불거진 수년간 자행된 살육의 정당화에 기여하는 건 정당화란 바지의 끝자락도 없다.
이런 살육이, 둘째 반증을 따르면, 봉기군들이 맨 처음엔 예견조차 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의도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살육은 잔인한 국가권력과 정당한 항쟁간의 분쟁이 지속되면서 순전히 단계적으로 확산된 결과일 뿐이라는 것. 이건 진실이 아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무력수용의 모든 끔직한 결과들은, 그 희생자 하나하나는, 상황이 어떠했던지 간에, 또한 봉기군들의 [잘못으로] 전가되어야 한다. (물론 그들만의 잘못으로 전가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들의 예견은, 수많은 사람들이 내다보고 경고했기 때문에, 맨 처음부터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럼 아사드의 잔인을 다 감내해야 했었냐는 격앙된 목소리의 셋째 반증이 있다. 평화로운 시위대를 가차 없이 진압하는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계속 평화시위를 유지하고, 군사적 무력으로 대항하는 걸 삼가고, 그럼으로써 폭군의 지속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드려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진정성 있게 주장하는가라는 말이다. 그렇다. 바로 그걸 주장한다. 아사드와 같은 정권들은 만민의 재앙이다. 그러나 내전은 더욱 악한 재앙이다. 폭군을 제거하는데 내전을 치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이상야릇한 도덕적인 탈선이다.
여기로부터 서구의 태도에 -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서구를 지배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국가로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그 평화를 담보하는 규범질서 준수에 각별한 책임이 있는 미국, 영국, 그리고 프랑스란 서구패권국가 3국의 태도를 냉정하게 조명하는 빛[이성]이 있다. 사우디 아랍, 카타르, 그리고 터키의 야비하기 그지없는 정치는 간과하겠다.
세계여론의 눈을 가리고 아옹하기
저[놈]들은 시리아 주민들과 상관이 있는 도덕적인 이유가 아니라 이란과 상관이 있는 전략적인 이유들 때문에 빤히 보면서도 대참사 [발생의 절대] 전제조건을 성립시켰다. 재앙을 가능하게 한 무기[공급]이다. 이건 다 밝혀진 사실이다. 더 이상의 확증이 필요 없다. 더 말해야 할 것은 만민법을 어기면서 시리아에 직접 개입하는 [세력/국가들을] 서구 패권 3국이 어둠을 틈타서, 알아볼 수 없게 변신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지원한 사실이다. 시리아 내전을 이처럼 밖에서 불질하는 게 최소한 워싱톤의 ‘내 맘에 들어’ 하는 묵인 없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첨언하자면 말문을 닫고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아니었다. 2012.3 미국 국무성의 “법자문인” 해롤드 코(Harold Koh)가 미국 만민법학자들의 연례모임에서 시리아-분쟁에서의 아랍리그의 “건설적인 조치들”을 “지원하고 찬사한다.”고 밝혔다. 당시 그 조치들이 야기한 것은 시리아 내전의 첨예화/확전 외에 다른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봉기군을 항상 단지 “비치명적인” [교전]수단으로만 지원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세계여론의 눈을 가리려는 빤히 내다보이는 시도이며, 그게 안 먹혀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운운하는 걸 보면 저들이 정말 헷갈리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지 의심이 가게 한다.
더욱 철면피한 짓
2012.3.24 “New York Times”지에 “시리아 봉기군에게 무기 공급 확산 - CIA 지원으로”라는 제목아래 자세한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전쟁무기를 적재한 160 차례의 항공화물을 증명한다. 2012년 초 이후 사우디 아랍, 카타르, 그리고 요르단에서 보낸 무기가 터키 공항 에선보가(Esenboga)에서 하역되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운송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다 CIA의 물류거점과 그 외 다층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게 보여주는 것은, NYT가 엄숙하게 확언하기를, 미국이 정부의 공식발표와 달리 “내전이 치명적으로 치닫게 장려하는” 아랍 동맹국들에게 손을 빌려주었다는 게 매우 확연하다는 점이다.
7월 초, 적절한 빌미와 함께, 이젠 봉기군에게 직접 무기를 공급하겠다는 오바마의 공개통고가 있었다. 이건 확실히 일괄적인 자세다. 그렇다고 해서 덜 철면피하지 않다. 영국과 프랑스가 분쟁의 “치명적인 면”을 지원한 정도는 사학자들이 밝힐 것이다. 양국의 지원이 미국의 지원 이하일 거라는 개연성은 없다.
이 모든 것이 절망적이다. 그리고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시리아에서 [민주라는] 목적을 외세에 기인한 내전을 사주하고 장려하는 양식으로 추구하는 민주개입주의의 실질적인 성공[가능]전망만을 보더라도 상황은 더욱 절망적으다. 성공가능 확률은, 이제 다 알다시피, 거의 0 이다. 그 이유는 전혀 비밀스럽지 않다. 군사적으로 강제된 정권교체의 찬스에 관한 연구논문들이 그 이유들을 논증하고 있다. 나폴레옹 전쟁이후 약 100번 외부에 의한 전복시도가 있었다. 그 중 다수가 민주주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성공의 가장 중요한 척도들은 개입국의 패권(Macht)도 아니고, 투자정도도 아니라, 어디까지나 해당국가에 존재하는 특정한 전제조건들이었다.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주민, 골 깊은 인종적 혹은 종파적 분쟁 부재, 도시화 정도, 충분하게 기능하는 행정, 민주제도에 관한 역사적 경험, 사회구성원 대다수의 경제적 안녕, - 한 마디로 거의 모든 것들이 시리아에 없는 것이다. 시리아는 어떠한 민주개입도 반드시 실패하는 본보기케이스다.
십만 명을 넘는 사망자는 성공적인 혁명을 위해서 치러야하는 대가로는 너무 높다.
여기다 내전을 치르고 정권교체를 강행하겠다는 걸 감안하면 앞의 진단은 가망이 없는 상황을 우려하는 진단으로 첨예화된다. 다년간의 잔인한 행위들, 그걸로 인해서 난무하는 증오, 셀 수없는 희생자, 이 모든 것들은 여러 세대가 지나도 아물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다. 민주적인, 법치국가의 미래를 [담보한다는] 낭만적인 기대들 그 어느 하나도, 그런 기대들을 빙자하여 이곳의[=서구의] 천진난만한 여론이 시리아 봉기군의 야심을 이상화하지만, 그런 기대들 그 어느 하나도 우리가 내다 볼 수 있는 미래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래는 더 이상 살인마 [내전의] 결과에 달려있지 않다. 아니 한 번도 그것에 달려있지 않았다.
마직막으로 시리아 무장봉기에 대한 판정을 구성하는 마지막 요소를 이야기하겠다. 이런 개입은, 봐주고 또 봐줘서, 이성적이라 할 수 있는 성공전망이 있어야 한다. 이건 그저 실용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것이다. 성공전망이야말로 정당성의 참된 전제조건이다. 현재 [근거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에 비춰보면, 시리아에서 그 전망은 없고 또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수십만을 넘는 사망자는 성공적인 민주 혁명을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로는 너무 높다. [그런데] 성공적이지 못한 혁명이라면 그 대가는 [어떻게든 정당화될 수 없는] 정치적인, 윤리적인, 인륜적인 대참사다. 나는 미래의 역사기술이 서구를 시리아 내전의 공범으로 유죄판결을 내릴 거라고 의심하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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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게, 교양이란 게, 최소한 경향적으로, 인류가 경험한 역사를 내재화하여 유적 존재가 되는 것이라면, 이른바 좌파가 불편한 이야기를 보수의 이야기니 쁘띠의 이야기니 하면서 기피하는 현상은 야비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