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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렇지만 그때그때마다 처하게 되는 도전적인 상항에서 나아갈 길을 찾으려는 인간 욕구에 대한 철학 사유의 실천적인 관계에 나타나는 계몽지향적인 박동Impuls은 전혀 자명한 게 아니다. 이 박동이야말로 우리에게 있는 이성적인 자유를 사용하게끔 하는 미지의 결단력에서 rätselhafte Initiative zum Gebrauch unserer vernünftigen Freiheit 그 힘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이 대주제가 칸트에서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철학으로 하여금 열심을 다하게 했다. 아니 사로잡아 부역하게 했다. 이 대주제가 또한 내 연구 전체를 꿰뚫고 있다. 반면, 오늘날에 이르러 과학주의적인 형태를 띤 고대 필연주의의 망령을 다시 만나게 된다. 필연주의와 수행적인 행위의식간의 모순을, 자유의지를 [이것과 결정론이] 양립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개념화하는 반창고로 눈가림 하지만 결코 해소하지는 못한 채 말이다. 인류가 스스로 생산한 경제적, 기술적 성장역동성에 따르는, 해결하지 못한 부차적인 결과의 복잡성에 휩쓸려 들어가면 갈수록 점점 더 만연하는 숙명론이 여기서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철학이 자신의 생성콘텍스트를 재차 확인하는 순간, 이성적인 자유의 사용이란 주제는 전혀 감소되지 않은 막중한 의미로 되돌아온다. 절대적인 시작에서 출발할 수 없고, 이어서 view from nowhere 라는 가설의 유혹을 단호하게 거절할 수 밖에 없다고 인식하는 순간, 철학은 자신이 내리는 판단의 자주성을 단지 역사적인 자기관계로만 담보할 수 있다. 이 자기관계는 물론 그때그때마다의 숙고가, 그가 처해있는 사회적 관계 및 정치적 도전이란 역사적인 자리에 묶여있다는 성찰 따위로 숨가쁘게 헐떡거려서는 안된다. 역사적인 자기확인은 보폭을 더 넓혀 철학 유산의 두 줄기를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철학이 후기형이상학 형태를 띠고 내버린 유산에 비추어볼 때 비로소 철학이 이어받은 유산을 균형을 제대로 갖추고 인식할 수 있다. 이성적인 자유의 사용으로의 자치(自治)Emanzipation는 해방과 동시에 규범적인 속박을 의미한다. 종교개혁이후 주체철학이 인간중심적으로 시선을 돌리고, 특히 회복하는 혹은 „구원하는“ 정의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작별할 수밖에 없도록 한 원인들에 대한 이해가 비로소 우리의 눈을 열어 의사소통적으로 사회화된 주체들이 이성적인 자유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협력할 자세/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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