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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슈피겔이 이채롭다. 표지의 타이틀이 터키어다. “Boyun Eḡme”. “굴복하지마.” 그리고 터키항쟁에 관한 10면의 기사를 독어와 터키어를 병행해서 실었다.
터키인이 독일에 약 3백만 명 살고 있고 그들이 독어를 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게] 자극하기 위해서란다. 터키항쟁은 터기 사람, 독일 사람, 유럽 사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는 것.
냉전종결후 방향을 잃은 [일부] 좌파가 ‘내 적의 적은 내 우방이다.’라는 논리에 빠져서 미제에 대항하는 ‘중동의 전근대적인 세력’의 편에 서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터키항쟁이 이런 좌파의 입장이 얼마나 천박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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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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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줄이 너무 짧아서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일부 좌파가 한국 좌파를 말씀하시는건지 궁금하네요. 제 기억으로는 우리 좌파는 이란의 신정주의자들이나 카다피, 아사드에 대해서 지지나 비판의 입장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마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비판의 지점은 중동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좌파는 알카에다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카에다가 개입한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 편을 들고 있습니다. 반군이 알카에다는 아니지만 핵심은 알카에다입니다. 시리아 내전은 굉장히 잔인하고 리비아 내전 때처럼 고문, 납치, 즉결처형 등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서방은 내전을 끝내기 위해서는 반군을 무장시켜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슈피겔에서는 터키 항쟁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모르겠지만 터키는 도시 중산층이 에르도안에게 등을 돌린 것 같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시리아 때문입니다. 터키의 도시 중산층은 온건한 무슬림들이고 세속주의 정당을 지지합니다. 이 사람들은 알레비인데 시아파라고 합니다. 좀 복잡한 얘기지만 알레비는 터키의 다수인 수니파와 사이가 안좋고 터키 수니파는 아사드를 없애고 싶어하기 때문에 알레비는 아사드에게 동정적입니다. 이 상황에서 에르도안의 중동 개입주의가 도시 중산층을 멀어지게 한겁니다. 에르도안은 중동에서 맹주가 되기 위해 시리아 반군을 편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쿠르드족도 에르도안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쿠르드족은 이번 터키 항쟁과는 좀 상관이 없을 겁니다. 이들의 투쟁은 이스탄불보다는 가자와 더 비슷한 양상입니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지냐 비판이냐가 아닌 것 같습니다. 관심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아랍항쟁 때 반군을 비판하면 너는 독재자를 지지한다 이런 식의 반론 밖에는 들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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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의 내용은 정리해서 올릴까 합니다. 우선 터키사회가 분열양상을 보이고 이런 분열이 한가족의 균열로까지 이어지는 복잡하고 복합적인 사태라고 진단하는 것 같습니다.한국 좌파는 잘 모르니까 뭐라 할 수 없고,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알 카에다와 이와 동조하는 세력을 제일의 적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서 서구의 반제국주의가 좀 어정쩡하지 않았나 합니다. 소련과 싸우라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등의 보수반동 세력을 무장할 땐 미국의 앞잡이라고 비판했는데, 변화된 정세에서, 죽 이런 보수반동세력이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미국을 겨냥할 땐 (저를 포함해서) 갈팡질팡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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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으로 첨언하자면, [서구 이념의] Universalism에 대한 부정은 예컨대 반미라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해당 사회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부정으로 드러나는 universalism이 아닐까 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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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넘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기가 제가 유일하게 마음터넣고 애기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독일 언론 믿지 마세요. 중국이나 러시아 언론이 가장 중립적이에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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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진보"에게 "언론"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언론을 통해서 현실을 인식하는 양식이 지배적이라고 했을때, 언론보도는, 그게 아무리 "사실"만을 보도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걸러진 것, 가공된 것, 왜곡된 것 등이라는 표면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내가 직접 처해 있는 현실 외의 다른 현실을 접할 수 있는 길이 보통 언론외 다른 길이 없다는데 있지 않나 합니다. 게다가 제약이 많구요. 러시아어, 중국어 못하고, 다 읽을 시간 없고 등등. 직접 접하는 현실이란게 더욱 천박할 수 있구요."진보"에게 중요한 것은 언론이, 벤아민이 사용한 말을 빌려, "변증법적 이미지"를 제공해야 하는데 있지 않나 합니다. 현재의 정세(konstellation)를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리되, 미래의 상을 규정할 요소(Momente)들을 그 대립과 균열의 선을 따라 배치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르크스 "darstellende Kritik"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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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사실 진부한 것, 즉 교과서적인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미래의 상을 규정할 요소"는 사실 애매모호한 표현입니다. 이른바 "좌파"는 천국 아니면 지옥이라는 궁극적인 미래를 갖는 기독교인들처럼 미래의 상을 굳어진 것으로 만들고 지금의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춰 해석하는데, 천박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우선 뭐가 미래를 규정하는 요소인가라는 "척도"의 문제가 대두되는데, "굳어진 미래" 혹은 "선지자"에게 계시된 미래, 혹은 교과서를 읽고 알게 된 교과서적인 미래" 등과 달리 "열린 미래", 혹은 유동적인 미래를 지향할 경우 헤겔의 방법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 같구요.
"In a long run we are all dead." 이건 확실히 그렇고 확실히 그렇기 때문에 진부하고 천박하기 짝이 없지 않나 합니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데, 이런 미래는 항상 열려 있지 않나 합니다. 이런 미래를 규정하는 "현실" 인식에는 보수의 덕인 "훈련"이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횡설수설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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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벤야민을 안 읽어봐서 변증법적 이미지가 뭔지 모르겠어요. 다만 현재의 정세 속에 미래의 상을 규정할 Momente(이걸 요소라고 번역하나요? 저는 계기들로 이해하고 있는데 어쨌건..)가 숨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낡은 토양 속에는 언제나 미래 사회의 뿌리가 자라나고 있으니까요. 그걸 보여주는 것이 진보 언론의 임무이기도 하겠죠.그러나 현실은 이런 사치스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한겨레나 경향 보세요. 시리아 내전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 그 기사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서방이 개입해서라도 이 비극을 끝내야할 것 같은 무거운 심정이 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아사드를 끌어내서라도 내전이 끝나길 바래요. 그러나 그렇더라도 기자는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은 반독재 투쟁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시아 타임즈의 페페 에스코바 통신원은 시리아인 70프로가 아사드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믿거나 말거나.
한겨레나 경향은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에요. 외신의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것이지. 결론적으로는 서방 편을 드는겁니다. 국제부 기자들도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열정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만약 리영희씨에게 열정이 없었다면 그런 훌륭한 기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전 그 분 평전을 읽어봤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어요.
분석 기사 하나 쓰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요. 스위스의 한 신문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일주일 안에 기사를 쓰지 않는다고 해요. 취재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기사의 양이 굉장히 길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우리 언론은 외신 보고 거의 그대로 베껴써요. 좌파들은 자기들이 보는 기관지 거의 그대로 베껴써요. 노력도 열정도 없는데 진실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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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지난 5월에 퓨 리서치 센터 조사결과입니다.http://www.pewresearch.org/fact-tank/2013/05/16/turkeys-leader-urges-more-aid-for-syrian-rebels-but-most-turks-say-no/
에르도안은 터키 반군을 승인했지만, 대다수 터키인은 에르도안이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경제도 안 좋은데다가 시리아에서 난민이 계속 들어와서 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또.. 아사드가 가만 있을 인간이 아닙니다. 국경지대에서 보복공격했습니다. 누구 잘못일까요. 에르도안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터키 정보부는 작년부터 반군을 훈련시켜서 시리아에 잠입하게 했습니다. 아마 자유시리아군이 그들일 겁니다. 그들은 터키 남부를 통해서 시리아 북부로 들어왔습니다. 나머지는 살라피와 알카에다인데 사실 그 둘은 같은겁니다. 살라피 운동 안에 알카에다 조직이 있는거죠. 이 사람들은 아프간, 리비아, 이라크 등등에서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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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리아 사태에 카타르, 터키, 이란 등이 개입하고 있는 이유는 이란-이라크-시리아 파이프라인 건설계획 때문이라고 알고 있어요.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전에 읽었던 기사를 다시 읽어봤는데 여전히 어렵더군요. 사실 이 모든게 다 돈 때문이라서..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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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리영희 선생의 정신은 한겨레나 경향에 의해서도 계승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리영희 선생도 만년에는 스스로 그 단절 또는 변화를 직시하기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이 부쳤던 것 같기도 하구요. 어쩌면 리영희 선생 내부의 어떤 개방적 모순이 부정적으로 극복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아무래도 80년대, 특히 이른바 '87년체제'를 정치체제적 전환의 계기일 뿐 아니라, 사상/이론의 내용과 형식의 전환의 계기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구의 '민주화' 프레임에 알게모르게 함몰된 데는 거대한 역사적 단절이 전제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거기에 좌익보편주의로밖에 대응할 수 없었던 좌파의 한계도 명확한 것 같습니다.
북아프리카나 중동의 사태에서 보이는 인식론적 문제들은 사실 그 이전에 중국과 북조선에 대한 보편주의적인 인식이 먼저 있고 나서 투영된 결과라는 가설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유주의적 인식은 차치하더라도, 좌익적 보편주의가 갖는 한계는 일정하게 좌파 내에서 일반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면적 성찰의 의제로 제시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거기에는 역사적 단절 하에서 개방된 80년대적 공간에서 발생한 정치/운동과 지식의 관계의 모종의 역전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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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태에 대한 개인적 평가나 해석은 다를 것이고 다른 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점에서 저는 공부의 부족 탓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지난 해 아랍의 봄에서부터 지금까지 느꼈던 점은 우리 언론이나 운동하는 사람들 모두 타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서방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우리에 대해서 언급을 합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랍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습니다.최근 터키나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시리아에 대해서는 점점 관심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터키나 브라질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좋아하는 건 정치의 예술화일 뿐입니다. 터키나 브라질 시위자 한명, 두명이 죽는건 굉장히 중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시리아에서 매일같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솔직히 보기 싫습니다. 이 상황에서 시리아의 진실을 알리려는 기자가 있다면 굉장히 힘들겁니다. 하지만 해외의 독립 언론 중에는 지치지도 않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약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습니다. 진실을 알려고 끝까지 파헤치면 진실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리영희씨 평전에는 리영희씨가 베트남전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 집요하게 파헤치는 과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 베트남 인민에 대한 깊은 존경심은 거기에서 나온 겁니다. 그 사람은 정말이지 기자 근성이 있었던 사람이었어요. 그 평전을 읽었을 때 받았던 감동은 말로 할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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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이 왜 문제인지 하나의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6월 5일자 경향신문 보도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6052158285&code=970209
경향은 제목을 "프랑스 “시리아 정부, 사린가스 사용” 내전 개입 검토"라고 뽑아놓고 본문에는 "이날 유엔 독립조사위원회도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 또는 반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표본조사 이후에 나올 수 있다며, 누가 어떤 방식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5일자 로이터 보도입니다.
http://www.reuters.com/article/2013/05/05/us-syria-crisis-un-idUSBRE94409Z20130505
제목은 "U.N. has testimony that Syrian rebels used sarin gas: investigator"입니다. 본문에는 조사위원회의 증언이 있습니다.
"This was use on the part of the opposition, the rebels, not by the government authorities," she added, speaking in Italian.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 5월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The tiny gas-rich state of Qatar has spent as much as $3bn over the past two years supporting the rebellion in Syria, far exceeding any other government…. its financial support for the revolution that has turned into a vicious civil war dramatically overshadows western backing for the opposition.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서른 명의 청년을 참수했다고 합니다. 살라피의 소행입니다. 이거 보면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지원하는게 서방입니다. 누가 더 무서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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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에 이집트 기사가 실렸습니다.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0830
이집트는 혁명을 할 수 없습니다. 임박한 것은 내전입니다. 이집트 야권은 분열되어 있습니다. 세속주의, 살라피, 무바라크 잔당. 그들은 계속해서 무슬림 형제단을 흔들어왔습니다. 세속주의 세력은 모르시가 퇴진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브라질은 이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칠레는 아직도 민중의 힘이 살아 있습니다. 그것은 죽지 않았습니다. 터키는 에르도안이 집권하는 동안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사회적으로 주변화되었지만 터키 여성은 아랍에서 살고 있는 여자들과는 다릅니다. 그들은 이슬람이 자신들을 지배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랍은 왜 이 모양일까요? 누군가가 아랍이 자본주의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다면 전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들은 현대화가 안 되어서 고통받고 있는 겁니다.
30일 시위군중 속에는 살라피 세력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혼란을 야기할 겁니다. 살라피에게 민주주의는 인간이 만든 제도고 따라서 불완전합니다. 오직 샤리아만이. 혼란이 지속되면 모르시 지지자들은 결속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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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참세상에 최재훈씨가 기고한 글을 읽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이 글에 어떤 독자가 레디앙에 일종의 반박문이 실렸다고 해서 저도 읽어봤습니다.http://www.redian.org/archive/57486
이 글에서 한상진씨(필자)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결론은 터키의 현 상황은 최악과 차악이라는 두 세력의 권력싸움일 뿐 민주화와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그 중 조금이나마 터키 민중의 입장에서 더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선거에서 터키 국민이 선택한 현 집권당인 이슬람주의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터키 사정에 어두워서 좀 놀랐습니다. 몇시간 동안 조사를 좀 했는데 ㅠㅠ 제가 보기엔 이런 것 같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최재훈시의 주장이 맞다고 볼 수 있지만, 한상진씨의 지적도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이 운동이 긍정적 방향으로 간다면 최재훈씨 주장이 맞지만 한상진씨의 주장처럼 부정적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매우 농후한 겁니다. 마치 현재 이집트처럼. 이집트는 큰 실수를 한 겁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얘기할 수 있길 바래요.
http://dissidentvoice.org/2013/06/gezi-park-between-democracy-and-kemalism/
http://www.independent.co.ug/column/guest-column/7913-turkeys-class-struggle
슈피겔은 터키 사태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케말리즘에 대해서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에르도안은 지금 취약한 상태고 운동은 구심점이 없어요. 이런 상태에서 터키인들이 에르도안의 퇴진을 요구하면 에르도안의 지지기반이었던 하층계급이 케말리즘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터키에서는 이슬람 세력보다 더 무서운 세력이 세속주의-민족주의 세력인거죠. 그래서 아마 한상진씨는 쿠르드족을 걱정하는 것 같아요.
에르도안의 야심이 자신을 망친 것 같아요. 모르시하고 손잡고 시리아에 무슬림 형제단 정권을 세우려다가 둘 다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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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독일 언론은 터기 사회의 분열을 문화적인 접근방법으로 진단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정부자문 thinktank 인 "과학과 정치재단/Stiftung Wissenschaft und Politik"에 게재된 "문화투쟁의 급진화" (http://www.swp-berlin.org/de/publikationen/kurz-gesagt/radikalisierung-des-kulturkampfes-in-der-tuerkei.html)가 이런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구요.터키의 유럽형 세속주의와 이슬람에 기반한 기층민중의 삶의 모습은 이스탄불에 가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힙니다. 보스포러스 이편, 그러니까 유럽쪽에서 보는 '유럽' 이스탄불의 생활모습은, 특히 젊은이들의 그것은 유럽 메트로폴과 전혀 다름이 없습니다. 반면 아시아쪽 이스탄불은 전혀 달라요. 무에진의 소리가 들리고 삶의 페턴이 달라요. 근데 이쪽 지역의 삶이 90년대와 비교해 보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집값도 많이 올라가고. 아파트들도 들어서고. 이런 개발과 기층민중과의 갈등이 어떤지는 잘 모륻겠습니다. 터기 여성들도 가지각색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터키 여성은 남편이 하두 때려서 애들을 데리고 도망나와 당장 갈때 없는 여성을 위한 "Frauenhaus"에서 살다가 이혼하고 다른 삶을 꾸려나가는 여성이었는데, 남편이 애들을 납치해서 터키로 보내자 끝까지 법적투쟁한 여성이었습니다. 사례에 불과하지만 암튼 터키인들의 생활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리 간단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쿠르드인들은 터키인들에게 "가시" 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하구요. 쿠르드인들이 독립운동을 하여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걸 아마 젤 두려워하지 않나 합니다. 시리아 북부. 이라크 북부, 터키 동남부 쿠르드인 거주지역이 하나가 된다? 터키로서는 생각하기도 싫겠죠.
최근들어, 마그레브-북아프리카-아랍-근동-터키로 이어지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다가 흥미있는 자료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해외주재 연구소들을 "DGIA-Deutsche Geisteswissenschaftliche Institute im Ausland/독일 인문(정신)과학 해외 연구소"로 조직되어 있는데, 워싱턴, 모스크바, 동경, 로마, 파리. 런던, 그리고 이스탄불과 베이루트에 있는 동방연구소 등입니다. 베이루트 동방연구소의 2012년 연차보고서가 (http://www.orient-institut.org/Germany/index.aspx?pageid=659) 참조할만 하구요, 그리고 2012년 진행된 학술대회 "Rethinking Totalitarianism and its Arab readings"(http://www.perspectivia.net/content/publikationen/orient-institut-studies/1-2012)에서 발표된 논문들도 참조해야 할 것 같구요. 특히오스만 제국의 지배아래 있거나 영국 혹은 프랑스가 강점한 북아프리가 및 아랍의 공산주의 좌파들이 어떻게 transformieren 됐는지 연구하고 있는 M. Sing의 introduction이 20세기 유럽의 비대칭, 즉 코민테른, 히틀러 파시즘, 제국주의적인 영국, 프랑스를 아랍권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사유했는지 그 대략을 잘 정리하고 있구요.
말이 길어졌네요. 첨으로 돌아가서, 터키 등에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탈정치화된 포스트구조주의적 접근이 아닌가 합니다. 금웅위기후 독일의 보수언론들도 자본주의 비판에 앞장서는가 했는데, 아직 포스트구조주의적 접근들이, 즉 탈정치화된 문화적 접근들이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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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해주신 자료들은 터키 사태가 심각해지면 참조해볼께요. 하지만 그전에 간단한 요약정리라도 블로그에 소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그동안 이집트 기사를 계속 봤었는데, 터키는 잘 몰라서 그런지 정말 놀랐습니다. 터키는 IMF를 졸업하긴 했는데 좀 있으면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모르시가 축출된 것도 경제 때문이고.
터키 사정은 어쩌면 독일인들이 가장 잘 알겠죠. 터키 관련 기사를 보면 deep state라는 말이 많이 나와요. 미국으로 치면 NSA 같은 세력인 것 같아요. 이집트 역시 마찬가지죠. 그것이 진정한 혁명이려면 구세력을 완전히 날려버려야해요. 이란 혁명은 그렇게 했어요. 하지만 사실 이집트는 구세력이 모르시가 망하게 몰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르시는 총체적으로 실패했어요. 그러나 그것이 정말 모르시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가. 결코 아닙니다. 무바라크 시절에는 경찰국가였기 때문에 치안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무법천지입니다. 경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타마루드가 4월부터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해요. 연료위기가 터진건 그 이후입니다. 타마루드는 어떤 백만장자가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해요. 이집트에는 오만가지 음모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모르시는 그동안 IMF를 거부해왔어요. IMF가 요구하는 보조금 폐지를 받아들이면 무슬림 형제단의 지지기반인 하층계급을 잃어버리는데다가 굉장히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해요. 이집트 시위엔 하층계급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언론에서는 이 시위의 성격이 반미, 반 IMF라고 말해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 사업하는 중산층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IMF를 빨리 불러들이고 싶어해요. 이집트의 청년 활동가들은 오래전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왔고 대학 교육을 받은 중산층 출신입니다. 하지만 살라피가 창궐하는 곳은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의 거대한 빈민촌이라고 해요. 그들은 당연히 신문을 사 볼 돈도 없고 문맹일 확률이 높으니까 세상 물정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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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잡담하듯이 편하게 이야기합니다.“deep state"는 터키어 ”derin devlet"를 직역한 표현입니다. 터키에서는 근래의 에르네콘 사건까지 이어지는 군부, 행정부, 경찰, 범죄조직 등의 밀착을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간 개념이기도 한데, 독일의 “Staat im Staate"와 유사한 표현입니다. ”국가내 국가“란 개념은 바이마르 공화국이 왜 실패했는지를 살펴보면서 사학자들이 주조한 개념인데, 독일이 공화국이 되었지만 그 안에 공화국을 거부하는 세력이 지네들이야말로 ‘진정하게 국가를 걱정하고 지키는. 애국하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했기 때문에 바이마르 공화국이 실패했다고 진단하는 개념입니다. 구체적으로 바이마르 공화국시기의 독일 군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히틀러에 저항했던 대표적인 사람으로 슈타우펜베르크가 기념되는데, 좀 역겨워요. 바이마르 공화국을 경멸하고 히틀러를 지지하다가 망하는 것이 뻔히 보이니까 폭탄하나 설치했는데 영웅이 된 거죠. 그와 그를 지지하는 군부내 세력이 그린 전후 독일체제는 국가를 유지하는 계층들을 구분하여 대표하게 하는 전근대적인 ‘종업대표제’였고요. 베를린의 공산주의 저항운동을 기념하는 건 아는 사람만 하죠. 페터 바이스가 ‘저항의 미학’이 이런 사람들을 그렸지요. 잊지 말라고.
독일 군부를 그렇게 가만 놔둔 것은 사민당이 처음에 잘못했지요. 올해 150년이 된 사민당은 그 역사에서 여러 오류를 범하였는데, 그 공통분모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가와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깃발을 치켜세웠던 게 아닌가합니다. 1차 대전 전야에 전쟁을 치르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국채발행에 찬성했지요. 이 때문에 독일 노동운동이 갈라졌고요. 그리고 공화국의 ‘안정’을 위한답시고 군부를 때려잡지 않고, 오히려 스파르타구스, 공산당의 봉기, 집회를 군부를 동원해 진압했지요. 최근에는 독일경제를 살린답시고 노동자를 배반한 이른바 ‘하르츠개혁’을 진행했지요. 사민당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진보세력’이 분열되었지요. 전쟁 국채발행과 관련해서 사민당과 독립사민당(차후 공산당)의 분열이 그랬고, 70년대말/80년대 초기 나토이중결정관련 사민당과 녹색당의 분열이 그랬고, 최근 아젠다 2010 혹은 하르츠개혁으로 사민당과 전 사민당 당수 라폰테인이 합류한 WASG (나중에 PDS와 "Die Linke"로 합당)로의 분열이 그랬죠.
맞아요. ‘독일’이 터키를 잘 아는 것 같아요. 케말 아타튀르크가 참조한 국가가 프로이센이었고, 19세기 오스만-터기 군부개혁은 프로이센 장군 몰트케의 지휘아래 진행되었고요. 터키에 영향력도 있는 것 같아요. 쿠르드 PKK 외잘란이 처형되지 않은 것은 EU, 특히 독일의 압력이 있었을 것 같아요. PKK는 독일에서 상당한(?)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을 지역으로 나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인들을 PKK 당원이 ‘관리’하죠. 외잘란이 처형되었다면 여기 독일에서 사는 (주류)투르크인과 쿠르드인 사이에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독일은 아랍권도 잘 알고 관계가 좋은 것 같아요. 이게 20세기 역사, 즉 독일이 그들을 억압했던 영국과 프랑스와 적대적인 관계였다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는지는 위의 자료들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암튼, 예컨대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비밀리에 뭔가 주고받을 것이 있으면 거의 항상 독일 해외정보기관 BND가 중재하죠. 그 지역에 전통 있는 연구소 두 개를 운영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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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빗나간 이야기이긴 한데, 독일이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 못지않게 미국 NSA의 감시대상이 되는 것은 위의 상황과도 상관이 있는 것 같아요. 독일과 아랍권과의 좋은 관계, 여기에 중국과 좋은 관계, 겉으로는 삐걱하지만 러시와와 좋은 관계 등 미국에게 꺼끌러운 지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독일이 정보수집활동차원에서 미국의 준적대국가로 취급되는 이유가 있지 않나 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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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카플란의 “The Coming Anarchy"가 생각나네요. 90년 중반으로 기억되는데, Lettre International이란 잡지에 이 글의 번역이 실렸어요. 그때 인상 깊었던 것은 이스탄불이 다른 유럽 외의 대도시에는 보통 있는 슬럼이 없다는 것, 이스탄불의 빈민층의 주거환경이 가난해 보이지만 깨끗하고 질서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이슬람의 영향이라는 것.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원본이 인터넷에 있네요. http://www.theatlantic.com/magazine/archive/1994/02/the-coming-anarchy/304670/?single_page=true다시 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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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새 착잡한 기분입니다. 출근하기 전 두 시간, 퇴근해서 두 시간 정도 이집트 기사를 보고 있는데 상당히 기분이 암울해집니다. 어제 소개해주신 카플란의 기사를 보다가 글이 너무 길어서 스크롤을 내렸더니 이 사람이 스트랫포 애널리스트더군요. 오랜만에 스트랫포를 들어가봤습니다. 미국의 정보력은 정말 굉장한 것 같습니다. 지배계급과의 싸움은 정말 어려운 것이고 그만큼 해방은 고된 겁니다.에르도안으로서는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저항에다가 자신의 동맹인 모르시가 물러났습니다. 문제는 아랍의 봄이 역풍을 맞아서 쿠데타 도미노로 가는 겁니다. 튀니지도 자신들의 타마루드를 결성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이집트는 혁명의 지속이냐 반혁명이냐 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집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전이냐 IMF냐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IMF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는 절대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돈을 빌리기 전에 반드시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합니다. 만수르 - 엘바라디 - IMF 이렇게 가든가 아니면 성직자들이 종파간 갈등을 조장해서 내전으로 가느냐 이겁니다.
오바마가 지원한 모르시는 왜 버림받았는가는 미스테리입니다. 한가지 추측은 이스라엘을 비롯해서 주변국들이 싫어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일방주의 전략을 쓰고 대외적으로는 독자 노선을 걸었습니다. 특히 이란과의 대화 시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투자자들이 모르시를 싫어합니다. 오늘 월스트리트저널 한국판을 봤더니 기사 맨 머리에 이렇게 써 있더군요.
"주식 투자자들에게만은 축출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만큼 잘 떠난 지도자도 없다."
모르시의 문제는 이집트의 문제입니다. 이집트를 통치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어려워요. 서방의 처방은 IMF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집트의 청년 활동가들은 노동자나 빈민들과 어떻게 연대할 지 몰라요. 적어도 우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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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IMF와 이집트 인민간의 적대적 관계, 중요한 것 같습니다. IMF가 제국주의 '다른 모습'이라면 제국주의로부터의 이집트 해방을 이야기하면서 만들어진 무슬렘형제단과 IMF의 적대적 관계는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무슬렘형제단이 '해방'의 사상적 기조를 이슬람에서 찾았다는 건 우리(?, 서구? 좌파?)에게는 붚편한 일인 것 같구요.이 문제의 개진은 이곳 '예술인생'님이 다듬어 놓은/다금고 있는 필드(field)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관련, 영국 프랑스가 강점했던 북아프키카 아랍지역은 '제국주의'로부터 아직 해방되지 않았고, 동지역 일년의 사태는 '진정한 해방'과 '해방사상'이 정립되어 가는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이곳 지역의 역사에 어둡기 때문에 독일역사를 예를 들어 보자면, 2차 대전 말기 독일 군부가 대히틀러 쿠데타를 시도했는데 (스타우펜베르크), 전 그 쿠데타가 실패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성공했다면, 1차대전 후 비틀거리던 독일제국군대가 사민당 덕분으로 다시 반민주적인/반공화국적인 세력을 다지게 된 것과 유사하게 재생하여 계속 문제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슬람에 기반한 반제가 좌파를 헷갈리게 하지 않나 합니다.
골방에 앉아서 '스탈린'을 운운하는 좌파보다 맨발로 세상을 돌아보면서 현실에 직시하는 우파에게서 참조할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은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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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느닷없이 그만두게 됬어요. 사실은 해고된건데 전 해방된 기분이에요. 한달 전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둔다고 했는데 같이 일할 사람을 한 명 더 뽑겠다면서 붙잡았어요. 한달이 지나도 사람을 못(안)뽑아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만 점장과 싸우다가 점장이 열받아서 저보고 나가라고 했어요. 이 사람은 삼십대 초반인데 독선적인 성격이어서 사람들과 많이 부딪쳐요. 게다가 사람들이 무시하는게 점장이 여성이라는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정말 문제는 점장이 아니라 본사에 있어요. 직원이 일하기에 너무 힘든 환경이고 불만이 계속 터지는데 여기에 점장의 성격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거죠.전혀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이집트 문제도 어쩌면 비슷한거라고 생각해요. 이집트는 곪을대로 곪아 있어요. 제3세계 독재자들은 민중을 가난하게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해왔어요. 가난해야 무식하고 그래야 다루기 쉬우니까. 기껏해야 식량이나 연료 보조금 주면서 버텨왔는데 그게 인간에 대한 대접은 아니죠. 이 틈새를 파고든게 무슬림 형제단이었어요. 그들은 빈민을 위한 사업을 했어요.
2011년 이집트 혁명 당시에 읽은 기사에는 이집트 농민들은 가족마다 어김없이 한 명은 장기를 판 적이 있다고 써 있었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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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인민의 "빵"문제 해결에는 기득권 집단인 군부가 걸림돌이되네요. "The military owns "virtually every industry in the country," (http://www.npr.org/blogs/money/2011/02/10/133501837/why-egypts-military-cares-about-home-appliances). 군부가 경제를 장악하고 있네요. Robert Springborg에 따르면 이집트 GDP의 50%를 "군부기업"에서 생산. (http://www.faz.net/aktuell/wirtschaft/wirtschaftspolitik/aegypten-makkaroni-aus-der-kaserne-12273700.html)"Thus Sadat, and Hosni Mubarak after him, transformed the military from an active protagonist in the Egyptian political arena into a power operating in cooperation with the President to advance their respective interests. The Armed Forces started their civilian economic activities with agrarian projects, land reclamation, and civilian public works contracts. They then gradually expanded and diversified their fields of activities through a multitude of income-generating enterprises to include tourism/hotels, construction, maritime transport, production of petrochemicals, as well as environmental projects such as wastewater treatment and renewable energy. The military institution is keeping the afore mentioned activities completely secret, using “national security” as a pretext. For example, none of these
companies is listed on the Egyptian stock market."(http://www.swp-berlin.org/fileadmin/contents/products/comments/2013C06_ced.pdf). 무르시가 이런 기득권 집단 군부와정치적 헤게모니를 획득하기 위해서 잠정적으로 제휴했는데, 오래 갈 리없었던 것 같다. 이집트 인민의 혁명적 요구와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군부 간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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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태에 대해서 쿠데타냐 아니냐 이런 말들이 있는데 사실상 의미없습니다. 군은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됩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를 끌어내릴 수 있는 정당성은 그 정부가 군대를 이용해서 자국민을 살해해야 주어지는 겁니다. 반기문씨는 더 강력한 말투로 군의 개입을 비난해야 했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나쁜 사례고, 장기적으로 볼 때 민주적인 정부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배계급은 여론을 교란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입니다.사실 이집트 군은 1년을 기다렸던겁니다. 미국은 군부, 무슬림 형제단, 청년 활동가 이 모두를 다 지원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무슬림 형제단, 군부는 은밀하게, 청년 활동가들은 민간기구를 통해서.
놀랍게도 아사드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건 이란과 헤즈볼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중동에서 격변이 일어났을 때 일국적인 분석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주변국들은 모두 속셈이 다 다릅니다. 미국이 원하는건 그 나라의 지도자가 자기 말을 듣는 종속국이 되는 겁니다. 이것이 신식민주의 정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랍의 지도자들은 보고 배웠을겁니다. 미국의 말을 들어도 미국은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까지 이란이 얼마나 미국에게 굴욕적이었는지 사람들은 모를겁니다. 그래도 미국은 결코 이란을 용서해주지 않아요. 용서할 때면 용서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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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기가 뜨지 않아서 여기 글을 올린다. 무슬림형제단 창립자 하산 알 바나의 사상※ 하산 알 바나의 사상
□ 기조
0 ‘이슬람세계가 사회전체에 적용되는 내적 "다와'(선교)로 새롭게 되어야 한다.’
- “우리가 [추구하는] 다와는 가장 광범위한 의미의 이슬람과 일치한다. […]우리는 이슬람이 삶의 모든 영역을 규제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일 하나 하나에 굳건하고 엄밀한 질서를 규정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슬람은 삶의 문제나 인류를 개혁하기 위해서 반드시 취해야 하는 [실질적인] 제도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종교가 아니다. 여러 사람들은 이슬람이 종교예식과 영적 태도로 국한되어 있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다. 결과, 그들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협소한 범위로 제한한다. 우리의 이해는 이에 대립된다. 우리는 이슬람을 광범위하고 총체적으로 이해한다. 즉, 이슬람이란 이승과 저승을 막론하고 인간이 당면한 모든 일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우리의 다와”, 1935. http://www.2muslims.com/directory/Detailed/227082.shtml#our_islam)
0 ‘우리의 다와는 알라의 말씀인 꾸란, 알라의 선지자 마호메트의 언행록 순나, 그리고 거룩한 삶을 살았던 선구자의 모범으로 돌아가야 한다.’
- 쿠란은 이슬람의 기둥이고, 순나는 쿠란의 설명 및 주해이며, 선구자들의 삶은 어떻게 쿠란의 가르침에 복종하고 쿠란의 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지 그 실천적인 모델을 제공한다는 것. (같은 곳)
□ 프로그램 (“빛을 향하여”, 이집트 왕 파푸크에게 보낸 공개편지, 1936년; 참조: http://www.2muslims.com/directory/Detailed/227102.shtml#political)
0 정치, 법, 행정차원(주요내용)
- 정당체제폐지하고 민족공동전선으로 정치세력통일; 이슬람법에 부합한 법 개정; 칼리파트를 염두하고 이슬람 국가들 사이의 결속 강화
- 공무원의 이슬람정신 고무; 개인생활과 직업생활간의 갭 지양; 이슬람 규율과 적합한 행정
0 사회·교육차원(주요내용)
- 이슬람적인 공공도덕 준수 및 그 위반 처벌; 이슬람 교리에 따른 ‘여성문제’ 다루기; 성매매 금지, 혼외정사 처벌, 모든 유형의 도박 금지; 술, 마약금지 캠페인; 단정한 옷차림 캠페인, ‘몸가짐’에 대한 여성의 엄격한 교육, 남녀구별 교육, 미혼 남성과 여성의 교제 범죄로 규정; 결혼 및 출산 장려; 사상검열강화
- 조기이슬람교육 실시; 아랍어를 제1일 외국어로 사용; 이슬람 문화역사 강조; 민족동일성 형성에 주목하고 특히 상류층의 “우리 집안”까지 침투한 외세의 말, 몸가짐, 교육 등의 종결; 이슬람적인 주제를 다루게 언론 지도
- 의료보급 확대; 농촌 생활 향상
0 경제차원(주요내용)
- 자카트 세제를 수입과 지출에 적합하게 적용하여 구제사업 및 군대에 필요한 제정확보; 고리대금업 금지, 앞의 목적 달성에 부합한 은행운영 및 행정
- 외국[자본] 소유 기업의 국유화; 다국적 기업을 엄격한 규정으로 다스려 대중을 그들의 행패로부터 보호하고 그들에게 최대이익 제공
- 청년 공무원의 급여는 점진적으로 올라가게 하는 반면, 장년 공무원의 그것은 반대로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 정부를 꼭 필요한 업무로 축소, 공평하고 엄밀한 업무분담
- 농업 및 공업 생산성 향상, 노동자의 기술적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고 다층적인 생활수준 향상; 자원개발
□ 하산 알 바나의 히틀러 파시즘 사유
0 예루살렘 대무프티 모하메드 아민 알 후세이니 찬사(1946년)에서 (Jeffrey Herf(발행인): Hitlers Dschihad. Nationalsozialistische Rundfunkpropaganda für Nordafrika und den Nahen Osten. in Zs. Vierteljahrshefte für Zeitgeschichte, Oldenbourg, München April 2010, H. 2. S. 285, 위키에서 재인용: http://de.wikipedia.org/wiki/Hasan_al-Banna)
- “예루살렘 무프티[모하메드 아민 알 후세이니]의 가치는 일국의 그것과 같다. 그가 바로 팔레스티나이며, 팔레스티나는 바로 그다. [...]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패배가 널 깜작 놀라게 하지 않았다. ... 히틀러 독일의 도움으로 [대영]제국에 도전하고 시온주의를 대항하여 투쟁한 영웅 ... 이젠 독일과 히틀러가 더 이상 없지만 아민 알 후세이니는 그래도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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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우리 좌파는 이슬람에 대해서 말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지금 좌파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꾸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도 서방도 아닌 타자를 보려고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군사정권에 맞서서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만약 이집트인들이 원하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라면?지금의 무슬림 형제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이드 쿠틉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사람의 책인 <진리의 이정표>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는데 이 책의 기획자인 최종은씨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마디로 사이드 쿠틉은 현대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의 아버지이며 <진리를 향한 이정표>는 그 안내서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사이드 쿠틉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거나, 그의 사상을 모른다면 그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알 카에다와 9·11 테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셈이다. 그리고 모르겠거든 침묵하고 있거나 이 책을 보고 얘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9·11 테러 10년을 맞아 쏟아지는 무수한 비평과 기사들을 보면서 앵무새처럼 외신을 인용하고 외워대는 일명 '전문가'들의 헛소리에 질려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안 읽은 저 같은 사람은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이 사람의 급진적 행동주의 노선 때문에 무슬림 형제단이 이집트에서 지하로 내려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중동에서 무슬림 형제단의 적수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바트당이었습니다. 아사드 아버지가 무슬림 형제단하고 싸울 때 수십만명을 죽였다고 합니다. 시리아에서 형제단에 가입하면 사형입니다. 형제단이 현대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사실 그것은 위장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제단의 원래 슬로건은 "이슬람이 해결책이다"이고, 원래 목표는 글로벌 지하드입니다.
대다수 이집트인은 샤리아를 지지합니다. 퓨리서치 조사를 보면 수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터키는 12프로도 안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샤리아를 지지한다고 해도 나라마다 원하는 수준은 다른데 이집트는 무슬림을 떠난 자를 처형할 것, 가족 문제에 개입할 것, 비무슬림에게도 샤리아를 적용할 것 등에서 높은 찬성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원하는 민주주의는 소수자에 대한 억압을 찬성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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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태때문에 님의 블로그를 잠시 빌렸는데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속으로는 언짢더라도 내색하지 않으실거라고 믿었습니다. 이제 이것으로 당분간은 작별 인사를 드리겠습니다.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집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이지만, 그래도 내전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집트에 세속주의 세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대중적 지지기반은 미미합니다. 게다가 누가 정권을 잡든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 아무 의미 없습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그들이 계속 집권할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군부나 이스라엘에게 해로워요. 지금 사태는 이슬람 세력과 군부 사이의 권력 투쟁이라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이집트인들은? 그들은 독재나 민주주의 이런 문제 때문에 거리에 나온 게 아닙니다. 그들은 세속주의나 이슬람이나 누가 정권을 잡든 상관 없습니다. 배가 고픈데 그런거 신경쓸 사람은 없습니다. 원래 이집트는 중동의 곡창지대였는데 1991년에 IMF를 도입한 이후에 식량 수입국이 되었다고 합니다. 2011년 혁명의 뿌리는 그 때부터 자라난거라고 합니다.
이집트인의 시각으로 이집트를 본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지. 혁명이 영원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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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추구하는 철학이 있다면 '손님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내 집에서 내가 손님이 되고 손님이 주인이 되는 거, 뭐 이런거. 'Physicality'(적당한 우리말 표현을 못 찾았네요)가 바탕이 되는...블로그란 '비물질적인' 공간에서 'physicality'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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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복하지 마!" 구호로 돌아가서독일 베이루트 소재 오리엔트 연구소가 최근 아랍세계의 정치변혁에서 정치구호가, 특히 청년문화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 (지도; 베이루트 대학 사회언어학자 Nader Srage)
'아랍의 봄'에서 사용된 정치구호를 이집트를 중심으로 하여 분석해본 결과, 여기서 사용된 정치구호는 정치적, 사회적 혹은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을 갖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텍스트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행위였다는 것. 예컨대, "irḥal!"(꺼져!)란 구호는 독재자 퇴진을 가속화하고, 광장으로 나온 시민의 자아의식을 ‘할 수 있어’로 바꿔놓았다는 것.
특히 이런 정치구호로 청년세대의 단결이 확장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정치구호가 종교에서 빌려온 담론적 요소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게 되었다는 것.
(베이루트 오리엔트 연구소 연보 2012, http://www.orient-institut.org/Library/Files/Uploaded%20Files/OIB%20Jahresbericht%2020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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