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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8
    해외 노동운동 소개에 관한 몇 가지 지적(186)
    ou_topia

해외 노동운동 소개에 관한 몇 가지 지적

1. 동기

 

1.1 직접적 동기

 

참세상 정은희 기자의 번역 “6월 30일 이후 이집트 노동자” (원제: 조엘 베이닌의 “ Egyptian Workers After June 30”)

 

1.2 보다 본질적인 동기

 

다른 나라 노동운동 소개는 쉽지 않다. 특히 [서구] 자본주의의 全세계적 관철이 제국주의와 평행을 이루면서 - 이 평행을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과 함께 - 이루어지는 후기자본주의 혹은 “제3세계”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운동을 소개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부분적인 경험이지만, 한국의 노동운동 소개도 쉽지 않았다. 개관할 수 없는 수많은 조직적, 사상적 요소들이 있었다. 전노협이 결성된 후에도 다양한 대기업노조 등 다양한 독립노조들이 있었고, NL, PD, NLPD 등등 얽히고설킨 사상적 요소들이 산재했다. 어용노조도 있었다. 자생적 노조와 더불어 부평산업선교회 등 노동운동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시민단체들로 있었다. 여기에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양단된 한반도의 역사를 더해야 했었다.

 

다른 나라 노동운동 소개는 해당 국가 사회의 총체적인 이해를 전제한다는 결론이다.

 

 

2. 노동운동가의 글쓰기

 

가장 깨끗하고 간결한 독어는 테오 피르커(Theo Pirker)의 저서 “Die Blinde Macht. Die Gewerkschaftsbewegung in Westdeutschland.”(눈이 먼 권력. 서독의 노조운동)에서 소개된 2차 대전을 경험한 어느 노조활동가의 보고서였다. [지금 이 책이 내 곁에 없다. 그래서 누구였는지 확인할 수 없다. 조만간에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떻게 말했는지는 (Wortlaut)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단지 그의 문장체에 대한 느낌만이 남아있다.] 그의 문장체는 과학자의 프로토콜서술과 비슷했다. 담담하리만큼 간결했다. 그리고 정확했다. 그 안에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걸 받아내는 살아 움직이는 정신이 있었다.

 

3. 위의 정은희 번역에서 지적하고 싶은 점들

 

0 글의 상음

 

글도 음악처럼 상음이 있다. 글의 기조다. 근데 정은희의 번역에서는 글의 상음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예:

[원문] “The Tamarrud campaign demanded early presidential elections, but the Egyptian army seized the opportunity of the mass gathering to depose Mursi on July 3, claiming, with some justification, that its coup was the will of the people.” [강조는 ou_topia]

 

[번역] “타마로드 운동은 조기 대선을 요구했지만, 이집트 군은, 7월 3일 무르시를 물러나게 하려고 자신의 쿠데타가 민중의 의지였다는 대의명분을 주장하며, 모여든 대중을 활용했다.”

 

원문의 상음은 “with some justification"이다. 이건 이집트 군부의 주장이 아니라 요엘 베이닌의 견해다. 번역문은 이걸 보지 못하고 있다.

 

다른 건 다 틀려도 괜찮다. 어쩜 틀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글의 상음, 글의 기조에서는 절대 틀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0 현실에 주목하지 않는 번역

 

예:

[원문] “Three independent trade union organizations -- the Egyptian Federation of Independent Trade Unions (EFITU), the Egyptian Democratic Labor Congress (EDLC) and the Permanent Congress of Alexandria Workers (PCAW) -- also collected signatures and monitored workers’ participation in the demonstrations.” (강조는 ou_topia) 

 

[번역] “이집트 독립노조연맹(EFITU), 이집트 민주노동회의(EDLC)와 알렉산드리아노동자상임회의(PCAW) 등 3개 독립적인 노동단체도 서명을 모으고 노동자들의 시위 참여를 관찰했다.” 

 

“three independent trade union organisations”를 “3개 독립적인 노동단체”로 번역했는데, “노동단체”는 소그룹이라는 느낌을 준다. 현실적으로 3개 노조상부조직들이다.

 

이렇게 현실에 주목하지 않는 번역은 이런 오류로 이어진다.

 

[원문] “These independent federations and hundreds of their constituent local unions have been established since the ejection of Mubarak because the Egyptian Trade Union Federation (ETUF) created in 1957 has always functioned as an arm of the state.” 

 

[번역] “이들 독립연맹과 수백 개 지역 조직은 무바라크 제거 후 설립됐다. 1957년 창설된 이집트노총(ETUF)이 항상 국가편에서 기능했기 때문이다.”

 

독립연맹과 수백 개 지역 조직 간의 관계에 관한 설명이 없다. 원문은 수백 개의 지역노조들이 상부조직의 구성요소(constituent)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생 노조들이 힘을 합하여 상부조직을 결성했다는 점이다.

 

조목조목 비판은 여기서 그만둔다.

 

4. 노동활동가의 글쓰기는 어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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