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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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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6

  • 등록일
    2009/06/06 15:06
  • 수정일
    2009/06/06 15:06

이번 주 주말은 광주를 가지 않는다. 오랜만에 자주 가던 커피숍에 앉았다. 무더운 날씨다. 사람들은 연신 땀을 훔치며 거리를 쏘다닌다.

 

광주를 가지 않는 대신 내겐 스스로 지운 과제가 있다. 집안 일을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꿈에도 나타난다. 큰 형님과 아버님, 그리고 다시 담배를 피우는 나, 이렇게 셋이서 꿈 속에서 이런저런 갈등을 겪는다. 어머님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다.

 

그녀는 담양 대나무 숲을 거닐고 있다. 전화로 더운 날씨에  매우 고생중이라고 알려 왔다. 구구까지 들고 다니려니 더 그럴 것이다. 

 

... 전경이 조금씩 흔들리는 날이다. 아지랑이처럼 미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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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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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 등록일
    2009/05/11 16:13
  • 수정일
    2009/05/11 16:13

카페 [plastic] 전남대 상대 뒤매 주 광주에 오지만 오늘은 특히나 떠나기 싫다. 그녀가 아프다. 몸도, 그리고 아마 저 깊은 곳에 마음도 그러하리라. 애써 씩씩하게 시를 정리하고 있는 그녀, 어버이날 전보다 더 헤쓱해졌다. 집에서 한바탕 굿판을 감당한 후 다시 몸무게가 줄었다. 어째서 '가족'이란 이토론 심란하단 말인가.

 

어쨌든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 만약 신이 있다면 ... 이라고 상상해 본다. 그럴 것이다. 그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피조물에게 감당못할 만큼의 시련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구구는 여전히 장난이 심하다. 깨무는 것 때문에 그녀나 나나 손에 상처가 잔뜩 생겼는데, 처음엔 밉더니만, 이제는 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래도 발톱을 깍아 놓았기 때문에 그 방면에서는 좀 더 수월해 졌다. 가슴쪽에 하얗고 긴 털들이 생기는 걸 보니, 점점 더 성묘가 되어 가는 것 같아 흐뭇하다.

 

 

방금 어머님 전화를 받고 그녀가 일어서 나갔다. 조마조마해 하는 사람. 어제 그토록 고생시켰는데, 오늘 또 괴롭히실까.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제발 그러지 않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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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7

  • 등록일
    2009/05/07 17:35
  • 수정일
    2009/05/07 17:35

더운 날씨다. 흑석동에서 서교동까지, 바쁜 일정이 지나간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기사를 검색하고 집을 나선 시간이 정오가 되기 전이다.

 

연구소로 오기 전에 학교를 들른다. 학과 사무실에는 아는 여학생 둘이 앉아 있다가 오똑 인사한다.  둘 다 가난한 학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다. 저들은 어떻게 견뎌 나갈까? 공부하겠다고 연구소 책상에 칸칸이 앉아 있는 후배들을 보면 솔직히 걱정과 한숨이 앞선다. 그래서 그네들이 더 안쓰럽고, 또 더 소중해서, 아껴 주고 싶다.

 

석사논문 준비중인 D와 논문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H를 만난다. 그녀도 역시 논문 준비 중이다. 비보를 접한다. 아둥바둥 돈 벌며, 학업을 이어 왔던 Y가 기어이 공부를 포기했다는 소식. 종합시험이라는 강을 건너지 못한 거다. 종합시험 두 번 낙방이라서 제적이란다. 난 이런 규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째서 몇 년 인생을 볼모로 잡아 가며 공부했는데, 고작 시험에 떨어 졌다고 그동안의 노력을 한 순간에 헛되게 만드는 것인가? 그동안의 시간을 교수들이며 학교가 책임 질 건가? 입학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기더니만 이제는 필요 없다니 ... . 게다가  이 사람들은 나이가 적지도 않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거다. 이제 Y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지도교수나 학과장은 도대체 뭘 한 것일까? 도대체 제자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한 게 뭐란 말인가? 다들 지 밥그릇 챙기기 급급할 뿐이다.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7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고, 9시에는 회의다. 하루 종일 꾸준히 바쁘다. 이런 날은 몸이 피곤한 것 보다, 정신적인 긴장감이 더 높다. 천천히 느긋하게 보내자.

 

아래는 요즘 내가 달달 외우고 다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곡 "유자차"다. 장기하는 애저녁에 지겨워졌고, 브로콜리도 조금씩 식상해 지는 중이다. 그래도 이 곡은 아직 감칠맛 난다.

 

 

 요즘은 [피들밤비]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다. 앨범을 사려고 마음 먹고 있다. 더불어 오카리나를 배우기로 작정했다. 예전부터 연주해 보고 싶었었는데, 이제 결행한다.

 

[피들밤비] 1집

 

지금 분양 받으려고 하는 오카리나들이다. 아래 동영상은 이 오카리나로 연주하는 곡(물론 연주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_-;). 오카리나가 매력적인 것은 다른 악기와는 달리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똑같이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평등심. 그런 게 이 악기에는 있다. 이 악기를 사람들은 '들꽃 향기 가득한 작은 돌맹이'라고 부른단다. 너무나 어울리는 별명이다. 흙으로 빚은 소박한 악기지만 사람을 한없이 고요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콘도르 오카리나, AC, SG,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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