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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다. 흑석동에서 서교동까지, 바쁜 일정이 지나간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기사를 검색하고 집을 나선 시간이 정오가 되기 전이다.
연구소로 오기 전에 학교를 들른다. 학과 사무실에는 아는 여학생 둘이 앉아 있다가 오똑 인사한다. 둘 다 가난한 학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다. 저들은 어떻게 견뎌 나갈까? 공부하겠다고 연구소 책상에 칸칸이 앉아 있는 후배들을 보면 솔직히 걱정과 한숨이 앞선다. 그래서 그네들이 더 안쓰럽고, 또 더 소중해서, 아껴 주고 싶다.
석사논문 준비중인 D와 논문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H를 만난다. 그녀도 역시 논문 준비 중이다. 비보를 접한다. 아둥바둥 돈 벌며, 학업을 이어 왔던 Y가 기어이 공부를 포기했다는 소식. 종합시험이라는 강을 건너지 못한 거다. 종합시험 두 번 낙방이라서 제적이란다. 난 이런 규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째서 몇 년 인생을 볼모로 잡아 가며 공부했는데, 고작 시험에 떨어 졌다고 그동안의 노력을 한 순간에 헛되게 만드는 것인가? 그동안의 시간을 교수들이며 학교가 책임 질 건가? 입학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기더니만 이제는 필요 없다니 ... . 게다가 이 사람들은 나이가 적지도 않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거다. 이제 Y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지도교수나 학과장은 도대체 뭘 한 것일까? 도대체 제자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한 게 뭐란 말인가? 다들 지 밥그릇 챙기기 급급할 뿐이다.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7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고, 9시에는 회의다. 하루 종일 꾸준히 바쁘다. 이런 날은 몸이 피곤한 것 보다, 정신적인 긴장감이 더 높다. 천천히 느긋하게 보내자.
아래는 요즘 내가 달달 외우고 다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곡 "유자차"다. 장기하는 애저녁에 지겨워졌고, 브로콜리도 조금씩 식상해 지는 중이다. 그래도 이 곡은 아직 감칠맛 난다.
요즘은 [피들밤비]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다. 앨범을 사려고 마음 먹고 있다. 더불어 오카리나를 배우기로 작정했다. 예전부터 연주해 보고 싶었었는데, 이제 결행한다.
지금 분양 받으려고 하는 오카리나들이다. 아래 동영상은 이 오카리나로 연주하는 곡(물론 연주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_-;). 오카리나가 매력적인 것은 다른 악기와는 달리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똑같이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평등심. 그런 게 이 악기에는 있다. 이 악기를 사람들은 '들꽃 향기 가득한 작은 돌맹이'라고 부른단다. 너무나 어울리는 별명이다. 흙으로 빚은 소박한 악기지만 사람을 한없이 고요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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