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느지막히 문자가 왔다.

동명이가 봉사활동 4시간이 모자른다고 그걸 해결해 달라는 거였다.

봉사활동을 해야 봉사활동 확인서를 만들어 주는데, 봉사활동 할 것이 있는지 좀 확인해 보겠다고 하고선, 다른 부서에 물어 봤더니 청소라도 시킬게 있다면서 보내면 시키겠다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동명이한테 연락했더니, 31일까지 마감이란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미리 봉사활동 확인서 받고 나중에 가서 일하면 안되겠냐는 것이다. 그건 할수 없다고 했다. 당장이라도 와서 청소를 하든지 하랬더니 학교에 있는데 어떻게 하냐고 한다. 그럼 미리 연락했어야지 방학 다 끝나고 내일까지 마감이라는데 이제 얘기하면 아빠라고 무슨 재주가 있냐고 했다.

 

집에 와서 저녁 먹고선 아내에게 이 얘길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동명이 얘기가 나온 김에 그얘기를 했다. 봉사활동 4시간 모자라서 연락이 왔었다고...

그랬더니, 아내는 "그럼 그걸 만들어 주든지, 아니면 자기한테 연락하든지 해야지, 그렇게 안해주고 말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를 마구 냈다. 그렇게 애들한테 관심도 없고 해주는 것도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애도 그나이가 되면 자기일 알아서해야 하고, 미리 챙겨서 준비해야지, 당장 내일 필요한 걸 오늘 해 달라면내가 무슨 수로 해 주느냐? 그리고 그렇게 해달라는 데로 다 해 주니까 애들이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뭔자 준비하는 것도 없는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아내는 "다른 사람들도 다 봉사활동 하지도 않고 잘만 만들어서 준다. 옆집의 누구네는 파출소, 구청 이런데서 다들 받아 줬다. 못하면 빨리 연락을 주면 내가 어디라도 알아봐서 할거 아니냐? 도대체 당신은 왜 그렇게 답답해?" 라고 몰아 부쳤다.

 

더 얘기해봐야 욕만 더 먹을 거 같아 포기하고 당회의에 갔다가 들어와서 동명이한테 물어봤더니, 3년동안 60점을 채워야 하는데, 4시간이 모자란단다. 그래서 그게 내신인지 연합고사인지 1점이 깎인단다. 다 못채운 애들도 꽤 있단다. 저번일요일에 담임선생님이 그것 때문에 전화 했는데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그동안 봉사활동할 자리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찾아 보니까 파출소고 구청이고 다 꽉 차서 봉사활동할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거였다. 그래서 그래 1점 까먹은거 연합고사에서 시험이나 봐서 채우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동명이가,

"아빠는 그걸 왜 엄마한테 얘기했어?"

"그러게 말이야... 미안하다."

 

사실 아내가 애들 얘기하는 것들 다 들어도 애들에게 내가 직접 듣거나 본게 아니면 얘기하지 않는다. 욕먹을 짓 엄마한테, 아빠한테 두번이나 잔소리 들어야 하는 게 얼마나 싫겠어.. 그리고 나중에 다 지난 다음에 농담 삼아 한마디 하곤 마는 편인데, 아내는 그놈의 1점 때문에 뭔가 애가 어떻게라도 되는것인양 난리를 치고, 남편에게 마구 성질을 내고 할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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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31 14:03 2005/08/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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