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의 날이라고 사무실 사람들과 영화(박수칠때 떠나라) 보고 맥주 한잔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7시반에는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여성위원회가 주최하는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사람 없어서 머리채우기? 영화는 안토니아스 라인)

7시가 넘어가고 있어서 일어날 틈을 찾고 있다가 동명이 이놈 봉사활동확인서 생각이 나서 문자를 보냈다. '뭐하냐?'고...

전화가 왔는데, 문자 보낸 분이 누구시냐고 물어본다. 번호를 보니까 동명이 전화번호를 잘못눌렀다. 다시 문자를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 동명이 친구라는 소리가 들렸고, 전화국 안내여성의 콜렉트콜 어쩌고 하더니 끊어졌다. 전화를 했더니 친구가 받았다.

 

동명이가 춤추는 연습하다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부닥쳤는데, 깨어나서는 기억을 못하고, 계속 했던말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지금 빨리 일산병원 응급실로 옮기라고 하고선 나도 일산병원으로 자전거페달을 밟았다. 가는 도중에 다시 전화를 했는데, 동명이가 전화를 받았다. 택시타고 빨리가라고 하고선, 헉헉거리면 일산병원에 도착했다.

 

친구가 설명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하다가 떨어졌어?' 이 얘기만 60번도 더 물어봤단다. 그리고 낮에 뭘 했는지 물어봐도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내가 가서 몇가지 물어보는 도중에도 계속 '기억안난다' '야, **야, 내가 그기서 떨어졌어? 어떻게 떨어졌는데? 하하..' 이러고 있다. 이 자식이 완전히 맛이 가버렸나????

 

엑스레이 찍고 씨티 찍고 하는 동안에 아내에게 연락을 했고, 아내가 병원으로 왔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사진 결과가 나왔다면서 의사는 "사진에는 이상이 없는데, 혹시 구토를 하거나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응급실로 오라"고 했다. 춤추는 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2주간 정도는 그 운동도 하지 말란다. 그리고 금요일날 신경외과에 예약해 놓을 테니까 외래 진료를 받아 보란다.

 

병원비 19만원에 본인부담 9만원쯤? 아내가 카드로 긁고 동명이를 찾았더니 이 놈은 밖에 대기실에 친구들과 가득 앉아 있었다. 여자애 서너명과 남자애 서너명 해서 8명은 되었던가? 같은 학교도 아닌 친구들까지...집에 가자 했더니 친구들과 더 놀다 가겠다는 것을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면서 데리고 나왔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머리가 아프단다. 그리고는 학교에 가지 않고 쉬겠단다.(조금만 껀수만 있으면 학교 빼먹고 싶어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선생님께 전화하고 혹시 이상하면 전화하라면서 집을 나섰다. 출근해서 전화해 봤더니 머리는 여전히 아프단다...

 

아내가 점심 차려 준다고 집에 갔다.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동명이 친구들 몇명이 와서 라면 끓여먹으려고 물 올려 놓고 있었단다. 그친구들은 학교는 어쩌고 왔냐고 했더니 조퇴하고 왔단다.

 

하튼 며칠 경과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정도에서 나아지려니 한다.

 

조용한 나날들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니깐...' 아내의 푸념이 또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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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1 14:37 2005/09/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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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엠 2005/09/01 14: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퇴하고 병문안 오는 친구라니. 동명이 학교생활 잘하고 있나봐요. ^^ 별 일 없길 바래요.

  2. 머프 2005/09/01 14: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저도 어쩔수 없는 '부모'라서 인가봐요..걱정되실텐데...
    곧, 경과 알려주세요..좋은쪽의 결과이길..

  3. 바다소녀 2005/09/01 15: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
    머리 간수 잘 하라고 하세요..

  4. 2005/09/01 23: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무 일 없기를..

  5. 꿈꾸는 애벌레 2005/09/02 09: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많이 놀라셨겠어요.
    별일없이 잘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6. azrael 2005/09/02 15: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사히 회복되었음 하네요..근데 왜 체육의 날에 영화를 봐요?

  7. 뻐꾸기 2005/09/02 15: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동명이가 다시 건강해져서 춤출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8. 산오리 2005/09/02 15: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늘아침에 학교 가라 했더니 머리 아프고 어지럽다고 해서 다시 병원에 데려가서 시티 사진을 또 찍고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받았습니다. 별이상 없으니까 며칠간 안정을 취하라고 하더군요. 아내는 학교가기 싫어서 꾀병 부린다고 아침에도 한판 난리였죠. 애 병원 데려간다고 오늘 하루 휴가내고 집에서 개깁니다.

  9. 산오리 2005/09/02 15: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즈라엘/동절기 근무시간 6시로 늘리면서 체육행사를 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등산이나 운동을 싫어해요. 그저 영화보고 밥먹고, 술마시고..대충 사라지고.. 그날 우리 실장이 담달에는 강제로 다 모이게 해야겠다고까지...
    뻐꾸기 / 그 와중에도 7일날 있는 도대회에 출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의사선생님이 춤도 추지 말라고 했는데, 헤드 스핀(?)인가를 하는 건 동명이 자기 밖에 없답니다. 병원 갔다 오다가 물어봤더니 학교는 싫고, 재밋는 걸 하고 싶다는데, 그게 뭐냐니까 춤이라네요.

  10. 행인 2005/09/02 18: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허거... 그동안 큰 일이 있었군요... 해드스핀 당분간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십시요. 안그래도 머리에 충격이 있었는데, 해드스핀 위험합니다.... 조금만 참으면 더 신나게 춤 출 수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고 전해주사와요... 휘휴... (놀랐습니다...)

  11. 머프 2005/09/03 00: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와~~~~~~~~~ "행인"이닷!!!
    난 그동안 어디 '절'에라도 들어간줄 알았어요. 갑자기 출현 하시니 정말 반갑네...이제 고만 산에서 내려오시지 그래요..팬들 생각도 해주셔야죠...보고 시퍼요~~

  12. 개울 2005/09/03 12: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많이 놀라셨겠네요. 그만하기 다행이에요. 앞으로 별 일 없기를. 어떡하다가 계단 옆에서 춤을 췄는지...

  13. 미류 2005/09/04 09: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동명이는 이제 좀 괜찮나요? 동명이도 많이 놀랐겠어요~

  14. rivermi 2005/09/04 21: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동명이가? 지금은 괜찮나여? 별탈없어얄텐뎅....

  15. sanori 2005/09/05 09: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진짜 오랜만이네요... 자주 얼굴 보여주세요. 토욜 하루종일 자더니 일욜부터 다시 연습한데요, 헤드스핀도 하겠죠..
    머프/행인 곧 돌아 오겠네요.. 머프가 하산하라고 했으니...ㅎㅎ
    개울/계단에서 춤을 춘게 하니고, 매트리스에서 추다가 매트리스 가장자리 바닥에 머리가 부닥쳤다네요. 걱정에 감사.
    미류/ 7일 경기도대회에 나간다고 계속 연습. 오늘 아침에는 발바닥이 아프다고 그러네요. 그놈의 춤 춘다고 애 잡네요..ㅋㅋ
    리버미/괜찮아 졌어요.. 염려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