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더위에 산에 가지 않은 탓이었으리라...
하루 이틀 나이 먹어가면서 게을러 진 탓도 있겠지.
전날밤 잠을 제대로 못잤기 때문일까?
아침에 전철역에서 산 김밥을 허겁지겁 먹어서 체했을까?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해서 였을까..
어쨌든,
용봉산을 오르면서, 나는
내 팔다리와,
오장육부와
머리가
따로 따로 느껴 졌다.
그뿐이랴,
입고 있는 옷도,
신고 있는 신발도
머리에 쓴 모자도
들고 있는 지팡이도
모두
따로 놀고 있었다.
흐르는 땀만이
살아 있다는 걸
알려 줄 뿐이었고...
그저
물이라도 계곡이라도 있다면
풍덩 잠기고 싶었을 뿐....
나를 향한 나도
밖을 향한 나도
모두 나 같지 않은
그런 나였다.
그런 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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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목끝까지 '헉헉' 차올르고 입에서는 피맛이 느껴져 죽을 것만 같을때,
그때가 '아- 내가 살아있구나-' 하고 가장 절실히 느끼는때에요.
가장 죽을 것만 같을 때 가장 절실히 살아있음을 느낀다니, 원.
정양 / 정양 님이 시를 쓰시는게 훨 효과적일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