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님의 [뭐 어쩌자고?] 에 관련된 글.

17일 오랜만에 당 지역위 집행부 회의와  분회주체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연말과 올 연초 야근 하느라 좀 빼먹었기 때문에...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사업 평가를 했는데, 그래도 이런사업을 했고, 저런 사업은 잘못되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그런데, 분회주체회의에서 난데없어 당 쇄신방안을 토론해 달라고 했는데..



대충 한눈에 훑어 봤는데, 핵심사업과 중점사업으로 나눠서 이런저런 설명을 붙여 놓긴 했지만, 그저 당헌이나 당규에 있을 만한 내용, 그리고 누구나 항상 하는 야그들로 가득하다.

비정규사업을 위해 연대를 열심히하고, 비정규 법안 투쟁을 열심히 하고...

 

그걸 보고서 산오리가 한마디 했다.

"그냥 이대로 하면 잘 되겠는데, 뭘 토론하라는 건가요?"

지역위 위원장도 갑갑해 하다가는 그래도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문제 있는거 아니냐고 운을 띄웠더니, 당쇄신방안은 어디로 가버리고 비정규직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원론적인 토론이 시작되고 말았다.

 

당쇄신을 하자고 했다면,

그렇게 한 원인이 있었을 것인데,

그런 원인을 어떻게 제거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처리하겠다고 하면 될 것을

공자왈, 맹자왈만 가득 써놓고서는 당쇄신방안이라고 하고,

그걸 토론해서 의견을 달라고 하니, 참 어이 없는 노릇이었다.

 

몇가지 사안이 있겠다.

가장 큰 문제였던 울산 선거에서의 패배가 비정규직을 홀대한 것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면,

'당은  그당시에 현대자동자 노조 위원장이 당원이었다면 당연히 징계해야 했고,

 또 당원이 아니었다면, 현대자동차 노조의 간부들은 향후 몇년가 제대로 반성할때까지

 당원 가입을 못하게 했어야 했다.

 향후 쇄신을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런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쇄신방안을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

 

또 있다.

지난 해 여러 사회단체에서 민주노총을 무슨 10대 주범의 하나로 지목한데 대해서

'당은 그 당시에 사회단체의 지적을 정당하고 올바른 것으로 판단한다.

 민주노동당이 그렇게 먼저 지적하고, 지도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

 앞으로는 당연히 민주노총을, 이기적인 노동자 조직을 제대로 지도할 것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당연히 민주노총을 민주노동당에서 잘라내는 것도 감수하겠다.'

이렇게 쇄신방안이라고 올려야 하는거 아닌가?

 

뭐 이런것도 있겠다.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비정규직 임금이라도 동일하게 맞춰라'라고 권고했다는데,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이나 한마디 반성의 소리도 없다.

'민주노동당은 국가인권위의 지적이 있기까지 제대로 비정규 사업을 못해서 죄송하다.

 인권위의 뒤늦은 지적조차도 이행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것이라도 최소한  민주노총과 당원들과 함께 수삼년(?) 안에 지키도록 해 나가겠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이런이런 사업을 해 나가겠다'

이렇게 쇄신방안이라고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

 

또 있겠다.

국보법 올인인가 뭔가 해서 당에 정파나 크게 벌려 놓고, 민생사업을 제대로 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 그당시 '올인'은 정말 잘못했다. 당에서 올인이라는 건 있을 수도 없다.

  앞으로는 올인은 안하겠다. 혹시 할 경우가 생기면, 올인을 하고, 그래도 얻지 못한다면

  당의 문을 닫아버리겠다."

이렇게 쇄신방안이라도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

 

되는 일 없으면 항상 구호만 난무하는게 현실인 모양이다.

되는 일 없더라도 뭇매 맞아가면서 '황우석 사기'를 사기라고 외친 건 그래도 민주노동당이 아니었던가? 그런 사업이, 너무 눈치 보지 말고, 우리가 가야 할 길로 갈때 세월이 조금 지나면 사람들도 인정하고, 지지율도 올라가고, 당도 발전하는 거 아닐까?

 

열받지 않을려고 노력하는데, 알게 되거나 보게 되면 또 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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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9 13:29 2006/01/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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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우리에게 총을 달라

    Tracked from 2006/01/20 00:19  delete

    산오리님의 [공자님 가르침만 난무하면서 어떻게 쇄신??] 에 관련된 글. 이번 당직선거 중 최고위원 후보자 토론회에서 "개성공단의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질문으로 제기되었

  1. 토란 2006/01/19 20: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구체적인 목표설정을 통해 사업을 하고 정량적인 평가기준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맨날 두루뭉실하게 가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죠.

  2. 산오리 2006/01/20 09: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토란//그러게요...이런방식의 사업결정과 평가가 일상화 되어 있는데, 고치기 쉽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