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시제..

from 단순한 삶!!! 2007/11/26 17:38

토욜 느지막히 출발했더니, 길이 많이 막혔다.

신정동과 방이동을 들르긴 했지만, 서울을 빠져 나가는데 2시간을 더 잡아 먹었다.

고속도로에서 창녕으로 내려서니 3시,

우포늪이나 구경해 보자고 갔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늪은 보이지 않고 넓다란 저수지 하나가 나타 났다.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고, 뚝방에도 올라서 보지만,

볼거라고는 그저 큰 저수지의 잔잔한 수면과

뚝방아래 파릇한 마늘 밭만 보일뿐...



수백마리 철새들이 모여 앉아 있었는데,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디카로야 그게 얼마나 당겨지지도 않으니까,

답답한 노릇이었다.

 

원체 큰 저수지에다가 반대편에 산에 가린 몇개의 작은 늪이

세개가 더 있다고 하는데, 그걸 모두 한바퀴 돌려면 하루종일

걸려야 한다고 하니, 가 볼수도 없고...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뭔가 보고 배우고 있었고,

커다란 사진기 들고 사진찍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주차장 부근 초입에는 큰 건불 새로짓고,

매표소도 만드는걸 보니까,

본격적으로 인간들의 발길이 밀어닥칠 모양이고,

그러다 보면, 몇억년 전에 만들어 졌다는 늪도

순식간에 쓰레기장으로 변할 날이 멀지 않은 듯했다.

 

조상들 산소 찾는 후손들의 숫자는 해마다 줄어들어,

이제는 썰렁함이 보인다.

노인네들 계속 저세상으로 떠나고,

젊은 친구들은 그깟 흙무덤에 뭐 재밋는게 있다고

애써 찾아 오랴 싶다.

산소 찾아서 절하는 것도 산오리 세대로 거의 마감될 듯하다.

 

막힐것이라 예상하고, 저녁 9시에 현풍 톨게이트를 지났건만,

감곡을 지날즈음부터 시작해서 동서울까지 계속 밀리더라..

집에 들어가니 2시반...

 

이렇게 고생하면서 찾아간 조상들은

왜 한마디 말씀이 없는 것일까?

할배, 할매는 손자가 온 걸 알기나 하실라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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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7:38 2007/11/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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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7/11/26 17: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락하고 갈대 사진이 좋으네요..

  2. 진아 2007/11/26 22: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헛...사진이 너무너무 아름다와요!직접 찍으신건가요?

  3. 여사 2007/11/26 23: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늘을 뒤덮는 새는 언제,어디를 가야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일곱번째 사진 좋네요..

  4. 염둥이 2007/11/27 13: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은데다녀오셨쎄요...어제 꿈에 산오리님 나왔는데(같이 등산을 했는데)계속 등만 보고 가다가 정상에서 오리님~하고 불러서 뒤돌아보셨는데 꾸엑.
    두산의 안경현 선수였다는(얼굴만)......얼굴이 넘흐 궁금하여요.

  5. 곰탱이 2007/11/28 16: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염둥이> 안경현 선수와 좀 많이 닮았습니다, 산오리께서^^... ㅋㅋㅋ.. 꿈에서 제대로 보셨네요^^...

  6. 산오리 2007/11/29 09: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다소녀 / 나락이라니요?
    진아 / 사진이 좋다니 감사합니다.. 디카로 직접 찍었죠..ㅎ
    여사 / 글쎄요, 텔레비전에서 보는게 가장 빠를듯..ㅎ
    염둥이 / 꿈에서처럼 같이 등산 함 가시죠.
    곰탱이 / 안경현 닮았다는 소리는 또 첨이군요, 좋은 말이죠?ㅎㅎ

  7. azrael 2007/11/29 12: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렇게 추운때 시제를 모시다니..그나저나 풍경 좋네요~

  8. 산오리 2007/11/29 12: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azrael / 잘 살아 계시는 거죠?ㅎ

  9. 바다소녀 2007/11/29 13: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벼를 나락이라고도 해요. 사투리인가 봐요. ㅎㅎ

  10. 산오리 2007/11/29 15: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락은 아는데, 가을걷이 다 끝난 들판에 무슨 나락이 있나 해서요..ㅎㅎ

  11. 바다소녀 2007/12/04 13: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끝난거구나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