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풍란

 

풍란

글 손미아


제 온 몸을 내보이지 않고서는


썩는구나


고이지 말 것,


묻히지 말 것,


언제나 바람으로 소통할 것을


풍란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소통하라.


소통하라.


바람과 세상, 그리고 소통하라.



 

오늘 썩어가는 풍란의 뿌리를 잘라내다.


아, 단 하나의 뿌리만 남았어도 난잎의 건재함은 무엇을 말함인가?


뿌리의 거룩한 희생이 잎사귀에게 보이려는 충성심인가?


아니면, 끝까지 구차하지않게 아름답게 살려는 의지인가?


 


 

나의 안쓰러움과는 상관없이


풍란은 그렇게 고고하게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라톤 입문기1-춘천 호반 마라톤^^ 소감

춘천 호반 마라톤 소감 (조선일보 마라톤 아님)

(이 글은 2003년 9월 처음 마라톤을 완주하고나서의 소감이다.)

오늘 42.195km를 다 뛰었다.. 정말 힘든일 이었다. 육체적 한계를 정신적으로 극복이 가능한가? 정답은 불가능하다이다. 그나마 이렇게 뛰었던 것도 추석즈음에 연습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보았다.. 이제 더 이상 시험하지 말고 준비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흐려서 오히려 좋았다. 전날 한노정연 총회가 있어서... 아침에 서울 달수오빠네 집에서 5시간정도 잠을 자고 새벽에 눈비비며 나왔기 때문에, 몸이 풀리지 않았다. 이것이 아마 오늘 힘들게 한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아침에 거의 10분전에 빙상경기장에 도착, 풀코스의 출발대에 합류했다. 그래도 예전처럼 달리면서 호흡이 가빠오는 현상은 없었다. 의대 본2 학생, 몇몇 교수님들, 본4 문형일등도 보았다. 하프코스의 반환점까지는 힘이 부치는 줄 모르고 뛰었다.. 그런데 하프팀들이 다 반환점을 경유하여 돌아가고 난 뒤에는 혼자와의 싸움이 지속되었다. 한참을 가는데 울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말 여러번 울고 싶었다.. 이것을 그만두어야 하나 아니면 계속해야하나?? 그래도 내가 뛴다는 것을 몇사람이 알게 되었는데... 끝까지 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25km정도까지는 별 힘듬없이 뛰었다. 물론 중간에 조금 걷기도 했다.. 27.5km를 뛰는데 5-6정도의 어린아이들이 마른 오징어 작게 자른 것을 한개씩 들고 한사람씩 뛰어가는 나에게 와서 건네주면서 “누나 이것 먹어요...” 한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또한 ‘아니 나를 누나로 보다니...’ 열심히 뛰마...


35km부터는 거의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약간 뛰다가 37.5km정도부터는 거의 걷기시작한 것 같다. 약 30km가 나의 최대의 능력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가는 도중에 59세의 한 경찰관, 54세의 한 아져씨와 그 아들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끝까지 가자고 의기투합했고, 이렇게 4명이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뛰는게 아니라.... 어찌나 민망한지...뒤에서 후송차가 따라오는데, 우리는 그냥 보냈다.. 끝까지 갈 것이라고...정말 힘이 들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왠일인지... 대퇴부는 왜 움직이려하지 않는지... 대퇴관절부위는 왜 끊어질 듯이 아픈지... 결국은 다리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마지막에 도착하자, 그래도 끝까지 뛰었다고 하면서 메달을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춘천시에서 주는 메달이니 그 무엇보다도 값질 것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다음에는 이렇게 헤매지는 말아야지...이렇게 헤맴은 한번으로 족하다.. 이제 조금 민구스럽게 마라톤대열에 합류했다. 좀 더 체계적으로 근육강화를 하고 연습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같이 뛰었던 그 아저씨가 제안한 “꼴지 동호회”에서 이제 다시 시작을 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음식창조2-매실로 무엇을 만들까? 매실청,매실짱아치,매실주,매실식초만들기

요새 매실이 한창이다.

 

올해도 매실을 주문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순창과 광양의 매실이 그대로 춘천까지 올라온다. 춘천에서는 매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말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른 봄에 매화가 만발한 남쪽을 가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작년과 그작년에는 여수건설노동자 프로젝트때문에 자주 여수를 갔었는데, 그때는 힘들기만 느껴지더니, 이제 또 가보고 싶으니 어인일인지^^

 

매실은 씨까지도 버릴것이 없다고 한다. 작년에는 거의 끝물에 매실을 사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매실이 노랗게 되어서 도착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생각할 틈도 없이 황설탕을 사서 병에 버무려 담구어놓기 바빴다. 작년가을에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 우연히 한병을 열어보고는 너무나도 황홀했었다. 무심하게 시간이 지나간 사이에 새큼한 매실청이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올해의 목표는 청매실을 산다(이미 주문했다)--> 매실과육을 잘 오려서 (물론 칼로 오려야지 가위로 오릴수는 없겠다) 매실짱아치를 담구고, --> 나머지 씨와 과육이 붙어있는 매실을 황설탕과 버무려서 매실청을 만든다--> 겨울에 매실청을 따로 담고, 거기다 일부에는 술을 부어서 매실주를 만들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서 매실식초를 만들것이다. 일부는 씨를 빼고, 고추장과 버무려서 두면 고기를 재거나 황태구이나 낙지볶음을 할 때 매우 요긴할 것이다.

 

이것이 올해 매실의 목표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음식창조1-김치감자말이

지금부터 음식창조에 글을 올리려고 한다. 가능하면 여기에 올리는 음식은 내가 창조적으로 만들어 본것, 누구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음식을 적어보려고 한다. 항상 부엌에서 일을 하는 엄마의 손은 창조의 손이었다. 지금도 엄마의 추억으로는 항상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시던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가 잘 만들던 음식은 큰 무쇠솥에 끓인 호박범벅, 고구마로 만든 조총, 감자옹심이, 아옥국, 근대국, 버섯찌게, 호박전, 감자볶음이었다.

 

자, 예전에 그렇에 많이 먹고 점심은 감자로 때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건만, 그래도 내게 제일 좋은 음식은 감자이다. 오늘 그 감자를 주제로 창조적인 음식을 만들어보았다. 정말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어제는 김치감자전을 만들어 먹었었다. 그런데 김치감자전은 밀가루가 하나도 안들어가면 모양이 잘 만들어지지 않고, 거기다가 밀가루라도 좀 섞으면 맛이 텁텁해져서 그 알알한 감자맛이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어제밤에 자면서 김치감자말이를 구상하게 되었다.

 

오늘 김치감자말이를 만들어 보았다. 내 머리속에선 우선 김치를 자른다. 이때 김장배추김치가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 마침 엄마가 지난 겨울에 만들어주신 김장김치가 남았지.. 이를 요긴하게 써먹는군.. 하긴 김장김치는 버릴것이 하나도 없다. 김치국물까지 비빔국수를 만들어먹지 않는가?).

 

옳커니 마침 들기름과 감자가 있겠다. 자 이제 요리를 시작한다. 감자 1개나 반개정도를 강판에 갈아서 둔다. 김장 김치는 먹기좋은 크기로 이파리의 부분을 가위로 잘라둔다. 이제 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루고(들기름이 없으면 참기름이나 콩기름도 좋을 것이다.), 김치를 들기름으로 지글거리는 후라이팬위에 한개씩 깐다. 그 위에 감자갈아놓은 것을 한숫갈정도 넣은 후, 김치를 돌돌 말아서 김치감자말이를 만들고, 중불이나 약한불로 익힌다. 한번 만들어 먹어본 사람은 왜 이 음식을 자랑하는 지 알 것이다.

 

오늘 만들어 본 음식은 김치감자말이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아프리카 국제형평성학회 방문소감: 2004.6

 남아프리카 국제형평성학회 방문소감: 2004.6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손미아


안녕하세요? 


그동안 염려해주셔서 무사히 학회를 다녀왔기에 보고를 드립니다. 사실은 한국에서 일을 다 마치지도 못하면서 나돌아다녀서 죄송했습니다.. 이제 돌아왔으니 열심히 해야할텐데...


저는 이번에 국제형평성학회와 GEGA (Global Equity Gauge Alliance) conference 에 참가를 했습니다. 국제형평성학회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연구자및 지역사회의 활동가들에 의해서 고민되어진 빈곤, 불평등, 건강불평등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학회사이트에 들어가시면 내용을 학회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학회 홈페이지: www.iseqh.org


학회:

이 학회에서는 그동안 고민된 여러가지 내용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만, 또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일을 더 많이 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이 학회는 전반적인 건강불평등문제, 정책과제, 사회적(지역적으로)으로 어떻게 (소외와 불평등과 빈곤에 직면한 집단)이 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가? 등에 대한 고민들이 주로 이루어졌던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좀 더 현실에 천착한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을 만들어 내는 것이 향후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학회에서의 주된 흐름은 마치 보건의료전문가나 연구자들이 시작이 되어서 지역사회의 집단을 만들어내고, 이들이 정부에 정책안을 만들고 하는 것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바로 그런 형식으로 규격화된 포멧처럼 많이 보고되었는데, 이러한 틀이 과연 꼭 정답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보아야 하고, 해결방법에 대한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GEGA(Global Equity Gauge Alliance) conference:

GEGA conference는 주된 내용이 전지구에서 [전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흐름]으로 인하여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의 양상을 파악하고,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본학회보다는 오히려 더 다양한 집단들이 참가를 했고(예를들면, 지역사회의 자원활동가등등), 불평등을 어떻게 하면 저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좀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주된 이슈가 WORLD HEALTH REPORT에 반대하여 alternative WORLD HEALTH REPORT를 만들자고 이야기 되었습니다... 물론 이 넷웍보다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빈곤과 불평등의 원인을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시도들, 예를들면, [빈곤과 불안정노동철폐를 위한 공동행동]등이 더욱 더 진보적이긴 하지만, 국제연대의 기초를 만들기 위해서 보다 광범위하기는 하지만, 진보적인 활동의 가능성이 있는 곳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사이트에 가시면 그 내용을 자세하게 아실 수 있습니다. 이 흐름에 참가를 하시고 싶으시면 사이트에 가셔서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7월말까지입니다..==>www.ghwatch.org


국제연대에 대하여:


1. 학회관련 연대모임

현재 제가 명색이 한노보연, 한노정연 등 여러단체에서 암묵적으로!! 보건관련 국제연대를 담당하고 있어서 이번학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다행히도 중국, 타이완, 일본등에서 오신 분들이 10분정도 되어서 이분들과 약 1시간 반정도 같이 모여서 논의를 하고, 아시아지역에서의 문제를 같이 공유하자고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아시아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는 움직임이 보이자마자, 바로 학회 주최측에서는 다음학회를 아시아에서!! 라는 문제를 제기했고, 저희는 내심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준비된 것이 너무 없어서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앞일은 걱정이 안되더만요.. 저희는 학회 책임자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날과 gega 컨퍼런스에 오면서 인디아분들이 많이 참가를 하고 계셨고, 인디아와 브라질등에서 매우 열심히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렇다면, 인디아나 브라질 다음에 한번 모색을 해볼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주최측에서 반드시 한국에서 해야겠다고 하면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해야지요... 무엇을 만들어내지 못하겠습니까?



2. 보건의료관련 국제운동연대


보건의료관련 국제운동연대를 위해서는 GEGA에 참석했던 일부 지역활동가들이 지난번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사회포럼에서 건강부분을 담당했던 인도와 브라질에서 오신 분들이 대거 참가를 하고 있어서, GEGA넷웍에 참가를 한다면, 보건의료관련한 진보적인 활동가들과 국제적인 연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느정도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GEGA넷웍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학회의 대표로 뽑힌 분이 2005년도 브라질에서 열리는 국제사회포럼을 준비한다고 하니, 한번 참가를 해볼만 합니다. 또한 진보적인 연구자나 학자들은 alternative WORLD HEALTH REPORT에 참가를 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스웨덴 볼보공장의 교대근무형태

 

스웨덴 볼보공장의 교대근무형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손미아


지난 4월 볼보공장에서 일하시다가 한국을 방문하신 Peter Wider에 의하면 스웨덴에서는 조립라인의 경우에는 주간근무만 하고, 그 외의 부서에선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한다고 합니다.


스웨덴의 교대근무형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교대일경우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5시

휴일

휴일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휴일

휴일

휴일

3교대일경우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오전6-

오후14시

휴일

휴일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오후1:54-

오후23:12분

휴일

휴일

오후 10시에 일시작-다음날 오전6시에 끝남

오후 23:00

-오전6:06분

오후 23:00

-오전6:06분

오후 23:00

-오전6:06분

오후 23:00

-오전6:06분

휴일

휴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는 정말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가?

 

나는 정말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가?


손미아 


나도 예전에 비정규직으로 일했었다. 인턴을 마치고 일반의로 일할 때였다. 그 당시 어느 직업소개소가 소개시켜주는 병원을 찾아가면,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여자라고 퇴짜를 놓았고, 그나마 아주 저임금의 조건으로 나를 받아주는 곳이 가끔 있었다. 임금은 보통의사의 절반이하였다. 한번에 며칠이고 몇 달이고 일을 하게 되는데, 받은 임금으로 10%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식비, 차비 등등을 지불하고 나면 실제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어느 경우에는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수수료를 고스란히 직업소개소에게 내야 했다. 그때 나는 여자라고 고용을 안하려는 그 병원장도 미웠지만, 그 허름하고 보잘 것 없는 민간직업소개소는 나의 목줄을 쥐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 당시 직업의 불안정성때문에 내가 느꼈던 것은 “이러다가 어디서 죽게된다 하더라도 아무도 모르겠구나!”하는 불안감이었다. 지금에 와서 나는 정말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가?


지난 6월, 영국의 포드공장내의 노동조합 간부와 노동자들과 스웨덴의 금속노동조합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비교해보고 놀랐다. 영국과 스웨덴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은 정규직 노동자의 그것들과 동일하다고 한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동일한 작업장에서 동일한 업종에 일하고 있는 한 무조건 노동조합에 가입되거나 가입할 것이 권고된다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연히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동일한 작업장에서 일을 할 경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자간의 노동계약관계가 불안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노동조건들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다고 했다. 나는 그때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이라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남한의 비정규직의 문제를 나 스스로도 이미 고착화된 상태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하는 자책과 부끄러움이 들었었다. 노동자의 건강에 관한 현장조사 등으로 노동현장을 남들보다는 많이 돌아다닌다고 자처하는 나 스스로 얼마나 정말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가? 혹시 비정규직의 증가경향과 노동조건을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여기게 된것이나 아닐까?


최근에도 나는 자본가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 ‘노동자인정을 반대‘하고, 노동부는 ‘유사근로자’라는 명칭을 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그냥 무심히 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현재의 정부와 자본가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사실은 꼭 마치 10년전 남아프리카에서 백인지주와 자본가들이 흑인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노예로 인정하고 있는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남아프리카에서 불과 10년전까지만해도 백인지주와 흑인노예의 관계(형식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불평등한 관계)만이 인정될 뿐 백인자본가와 흑인노동자의 관계(형식적으로는 평등한 계약관계인것처럼 보이나 실제 내용적으로는 불평등한 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남아프리카에서 흑인이 법적으로 노동자임을 증명하는 노동계약서를 체결할 수 없었듯이, 현재 남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체결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는 그렇게 공장을 돌아다니면서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는가? 남아프리카에서의 백인자본가들이 흑인노동자들에게 노동계약서를 쓰지 못하게 한 이유는 노동자로써 인정하지 않고, 그럼으로써 노동의 댓가로써 굶지 않을 정도의 곡식 몇알을 주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데에 있었듯이, 남한의 정부와 자본가들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동계약서에 의한 임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주면서도 그렇게도 당당한 것이다. 남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의 댓가도 못 받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1/2의 임금을 받고 사니 법적으로 인정된 노동자도 아니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겼는가?


나는 노동현장에 갈 때마다 자본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중의 착취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라곤 한다. 최근들어 원청과 하청사업주에 의한 이중의 착취구조는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임금계약은 하청업체와 하고, 작업장의 통제는 원청관리자에 의해서 통제를 받는 구조, 이러한 구조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존재근거의 부당성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며칠전 한 금속산업 노동현장에서 노동강도를 측정하기위하여 공장에 들어가서, 어느 곳을 지나려니 갑자기 와르르 사람들이 모여서 비오듯이 흐르는 땀을 씻어내지도 못하고, 정말 쉴틈없이 일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여기에서는 중량물을 옛날 농부들이 쌀자루 지고 나르듯, 거의 80kg에 해당하는 의자철골구조물을 순식간에 노동자 두 세명이 들어서 올리고 있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정말 저러다가 허리가 뿌러지는데...’ 하고 있는 사이, 그들이 일하는 이 부산한 작업현장에는 가끔 아주 말쑥하게 차려입은 00팀장이라는 명찰을 단 원청 관리자들이 나타나서는 “시간내에 다 못끝내면 철야야!”하면서 지나간다. 작업장내에서 보이는 계급구조이다. 차례로 한명씩 나타난다. 원청 관리자가 와서 실제적인 감독과 관리를 하고 있다. 하청업주는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동일한 자본가와 관리자에 의해서 관리감독을 받으면서 도대체 왜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고용이 되었는가?


현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는 왜 잉여노동을 해야하는가?도 정상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매우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이중의 자본가에 의한 이중의 착취를 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더욱 열불나는 상황이다. 도대체 계약은 하청업주와 원청 사업주가 해놓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제적인 통제와 관리는 왜 원청사업주가 하며, 이 작업현장에 노동자의 잉여노동을 원청사업주와 함께 나누어 먹기 위해 등장한 하청사업주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자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규직 노동자도 비정규직 노동자도 모두 자본에 의해서 착취를 당하고 있는데, 자본가들은 끊임없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며, 구별해내려고하고, 경쟁을 시키면서 그들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은 자본가가 원하는대로 서로의 신뢰가 깨져야 하는가? 더 이상 서로의 신뢰가 깨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문제의 근원은 원청∙하청사업주에게 있지 않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어서 공동의 칼날을 자본가계급에게 겨누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적 차원에서 자본의 이중적인 착취구조를 폭로하고 원청∙하청 자본가에 대항해서 공동의 투쟁을 만들어 나가자.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의 조직화가 아닐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동백눈물 떨쳐버리고 우리 같이 갑시다.”

 

“동백눈물 떨쳐버리고 우리 같이 갑시다.”


손미아 


저는 형의 이름을 외우지 못했습니다. 설사 외웠어도 지우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혹시 어디선가 이름을 이야기하다가 형의 신상에 위태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형은 블랙리스트와 항상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제가 자동차공장 교대제 연구조사라는 명목으로 형을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만해도 이렇게 가슴이 저리지는 않았었는데......제가 형과 이야기를 하고 올라오는 차속에서 생각했던 것은 오직 하나 “형, 동백눈물 떨쳐버리고 우리 같이 갑시다.”


형은 실업의 아픔과 함께 한 공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구분으로 인하여, 노동형제들이 결코 갈라질수 없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갈라져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속에서 서 있기에 더욱 서럽습니다. 형이 일하시는 그 자동차 공장은 전체 노동자가 약 4만명에 비정규직이 만오천명...... 형의 가슴속에서 흘리는 붉은 눈물은 마치 작업장 곳곳에서 붉게 떨어져있는 동백꽃잎처럼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형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불안정노동 및 실업의 증가가 만들어낸 사회적 결과는 실로 엄청난 것이더군요.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 노동자화되었는데, 임금수준이 정규직의 50%로 감소되었으니, 결국 불과 몇 년사이에 전체 노동자의 임금이 결국 75%수준으로 감소된 것입니다. 형은 두달간 오직 하루 놀면서, 나머지 모든 시간을 철야, 특근을 하면서 12시간 주야맞교대를 했을 때 받는 한달 임금이 120-150만원이라고 했지요. 최근 건강의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그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형은 일을 시작한지 몸무게가 10kg이 빠지고, 6개월만에 5kg이 빠졌다면서 혹시 내몸에 병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아해하셨지요? 다른 의학적인 소견이 없다면 제 생각에는 노동강도가 그 원인일것입니다. 하루에 12시간 주야간을 일하며 두달동안 하루를 쉬고 일하는데 체중이 안빠지는게 이상하지요......그런데 형은 공장에서 다른 노동자보다도 120%정도 더 많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노동강도란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꺼낼 엄두도 못내고 계시지요...... 오직 고용문제와 저임금문제가 가슴을 옥죄듯이 다가오는 나날들......


형, 제가 왜 정규직시험을 안쳤었냐고 물었을 때 형은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냐면서 27세이하에서 1년경력이상, 27-32세사이에서 3년경력, 이 사이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이 그나마 정규직에 지원을 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노동자들이라고 할 때 저는 형의 눈에 눈물이 핑도는 것을 보았습니다. 형의 친구들과 함께 형도 지원을 했었는데, 형은 떨어지고, 나중에 알고보니 이전에 재해로 산재보상을 받은 것이 죄인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죠.


형, 형의 공장의 자본가가 세계화 때문에 경쟁을 해야되니까 임금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면서요? “형 더 이상 참지 말고 같이 일어섭시다. 형의 어깨에 제 어깨를 같이 걸고 나갑시다.” 인간의 정도를 벗어나 자본가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뽄대를 보여줍시다. 형이 나서야만 ‘자본주의 생산과정에서 산업예비군의 양성과 실업과 반실업의 반복’ 고리가 끊길 것 같습니다. 형이 그렇게 배우고싶고, 하고싶어하던 것들...... 지금 당장은 못하더라도 우리 반드시 할 수 있는 날들이 올 것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불안전노동, 빈곤, 계급불평등, 건강불평등의 심화현상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불안전노동, 빈곤, 계급불평등, 건강불평등의 심화현상

강원대학교 손미아


1998년 경제위기직후 사회에 그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를 놀라게 한 절대빈곤층의 저변확대현상과 계급불평등격차의 심화현상은 이제는 우리의 우려와 걱정거리의 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약 800만이 절대적 빈곤상태에 있으며, 1996년에는 전체인구의 5.91%에서 2000년도에는 11.46%로 증가되었다. 또한 하위의 40%는 소득이 줄어들고, 상위의 10%의 사람들은 소득증가율이 높게 나타나 사회계급간 소득격차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김명록, 현장에서 미래를, 2004.3). 


전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가장 많은 인구집단이 빈곤층이 형성되어 있는 아프리카지역은 다른 지역보다도 절대가난의 상태에 있는 인구집단이 1999년에 비해서 2015년에 가서 늘어날 전망을 하고 있다 (World Bank 2003.4). 또한 전세계의 불평등현상을 보면, 가장 부유한 1%의 사람들 (5천만)의 소득이 가장 가난한 60%의 사람들 (27억)의 소득과 같다 (BBC, 2002.6). 지난 10년동안 전세계에서 소득의 증가분은 가장 부유한 20%의 사람들에게 돌아갔고, 실제 50%의 사람들은 소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conomic Journal, 2002.1). 


이렇듯 급증하는 절대빈곤층의 증대와 계급불평등의 확대는 결국 건강불평등의 심화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낮은 사회계급일수록 총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95-1998년사이에 비육체적 노동자에 대한 육체적 노동자의 사망률은 남자의 경우 1.65배, 여자의 경우 1.48배 더 높았다. 교육수준의 경우 대학수준이상에 비해서 국민학교이하의 교육수준인 집단의 사망률이 남자의 경우  5.11배, 여자의 경우 3.42배 더  높았다. 지역별  물질적결핍과 사망률의 관계도 역상관의 선형관계를 보이고 있어서 물질적 결핍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망률이 2배이상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또한 시군구 우리나라 시군구 지역별 물질적 결핍 지표와 인구 일인당 평균조기사망 손실년수와의 연관성을 보면, 물질적 결핍지표(남자실업률, 과잉밀집도, 낮은 사회계급의 가장, 무가옥소유, 거주시설의 부족지수의 z-score를 합한 점수)가 큰 지역일수록 평균조기사망손실년수가 컸다.


사회계급의 불평등은 그 자손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낮은 사회계급의 집단에서 출생아 조기사망률이 증가하고 있고 저체중아 출산률이 증가하고 있다. 아버지의 교육수준이 대학이상의 교육수준에 비해, 무학의 경우에 비해서 아버지의 경우 4.64배, 어머니의 경우 5.18배 더 높은 출생아 조기사망률을 보였다. 또한 직업계급이 비육체적 노동자에 비해서 육체적 노동자인 경우 아버지의 경우 1.57배, 어머니의 경우 1.33배 더 놓은 출생아 조기사망률을 보였다. 한편, 부모의 사회계급의 차이에 따라 저체중아 출산률의 차이가 존재하며, 출생체중의 사회계급적 차이가 1995년에서 2001년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1998년도 경제위기이후에 아버지의 교육수준과 직업수준의 차이에 따른 출생아의 저체중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최근 빈곤 및 사회적 불평등심화가 급증하게 된 이유는 1998년 경제위기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불안정노동의 증가, 실업의 증대 및 저임금의 확산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대안은 국가의 시혜차원의 정책에서 구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업, 불안정 노동과 사회적빈곤에 처한 집단이 스스로 문제해결의 의지를 가지고, 단결과 조직화를 통해서만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야간노동철폐를 위하여

 

야간노동철폐를 위하여


손미아


우리나라 대부분의 제조업체 및 심지어 철도, 소방서등 다수의 국가기관에서 조차 12시간 주야맞교대 내지는 24시간 격일맞교대를 하고 있다.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제의 문제는 마치 자본주의사회에서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끊임없이 굴러가는 쳇바퀴”처럼 보인다. 문제는 마치 태초에 야간노동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자본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자들조차 교대제, 특히 주야맞교대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해결불가능하다고 보는 데에 있다.


야간노동을 포함한 본격적인 교대제의 역사는 산업혁명초기의 기계의 도입과 함께 시작되었다1). 자본의 “기계를 놀릴수 없다”는 것, 불변자본을 절약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러한 야간노동과 노동시간과 관련해서는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사이의 끊임없는 투쟁이 있어왔다. “최근 역사의 시계바퀴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일가?” 최근 유럽에서는 변형근로제를 도입해서 100년전 영국에서 10시간노동을 위한 공장법투쟁이후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의해 쟁취한 8시간노동을 10-12시간으로 늘려나가고 있어 마치 역사에서 퇴행현상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노동시간의 연장에 사용되는 압축주(Compressed work week)는 노동자들에게, 휴일을 몰아서 쉴 수 있는 당근도 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야간노동시간과 노동시간의 증대로 인한 건강장해가 악화될 위험이 있는, 양날의 칼이다. 유럽 자본가들은 이러한 변형근로제를 도입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 노동자에게 하루동안에 더 많은 노동시간을 일을 시킬까?” “어떻게 하면 기계를 24시간 쉬지 않고 기계를 돌릴까?, ”노동시간의 파격적인 변화, 정규직/비정규직의 도입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자본에게는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50시간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제 서서히 후진국쪽으로 흘러들어오고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유럽자본들은 이러한 유럽의 변형근로제에다가 자본주의 발전도상국들의 특징인 장시간의 노동시간을 그대로 가미하여 최악의 근무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의 자본이 한국의 자본에게 배운 것이 고작 이런 종류의 것이다! 이제 교대제의 해결은 이 쳇바퀴에서 과감한 탈출을 시도해보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야간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주야교대제로 인한 장시간의 야간노동은 노동자의 생체주기의 파괴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교대제, 야간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건강장해들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수면의 질의 변화 (수면 박탈과 수면 질의 저하, 불면증, 수면장해)에서부터 시작하여 장기적으로는 교대 부적응 증후군 (Shiftwork maladaption syndrome)으로 나타난다. 교대 부적응 증후군 증상들은 수면 장애와 만성적인 피로감, 작열감, 변비,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질환, 불면증 자가치료와 관련된 알코올과 약의 남용, 사고와 실수의 높은 빈도 수, 우울증, 피로, 감정 장애, 권태감, 인격 변화,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이다. 또한 교대제로 인한 24시간주기 리듬의 변화는 여러 의학적인 질환의 악화, 즉 천식, 당뇨, 간질 등의 악화를 가져온다. 이렇게 해서 교대제 부적응 증후군들이 심화되면서 여러 가지형태의 건강장해 증상들이 발현된다. 예를들면, 작업현장에서는 수행능력감소와 작업중의 손상과 사고증대2)이다. 또한 정신건강 및 사회생활의 장애이다. 수면부족이 지속되면 복잡한 사회적 정신적 상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교대근무 노동자들은 교대근무로 인한 심리 신체적인 불만과 긴장과 경직문제로 막연한 불안감, 무기력 등으로 인한 효율성의 감소, 사회적 삶의 방해 받음, 결혼성립의 어려움, 높은 이혼율로 고통받고 있고, 배우자와의 시간, 아이들과의 시간. 친구들과의 만남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질환들로는 소화기질환, 흉통, 천명, 신경질, 추위 그리고 피로등이 있다. 교대제와 관련한 가장 명백한 관련 건강상의 문제는 위궤양을 포함한 위장관질환, 심혈관질환, 저체중아(2500g 혹은 미만)나 조산(재태 기간 37주 미만)아의 출산, 자연유산의 증대 등이다. 마지막으로 장시간의 야간노동의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야간교대근무로 인하여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생명력의 자유로운 활동을 저해받고, 지적, 정신적 발달과 사회적, 정치적 활동의 가능성이 모두 차단된다는 데에 있다. 


교대제로 인한 건강장해의 근원은 인체의 내부시계, 즉 생체주기가 파괴된다는 데 있다. 밤에 일하는 노동자는 그들의 24시간 주기가 밤 시간의 시간표에 맞춰지기 전에 밤에 일할 것을 요구받는다. 즉, 정상적으로 잠자고 있어야 할 밤 시간에 노동자들을 깨어있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노동자들은 낮에 매우 높은 신체적 각성상태 하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자야만 한다! 이와 같은 뒤집어진 수면활동으로 인하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주기의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다. 2002년도 우리나라의 한 자동차공장 연구결과에 서 나타난 가장 현저한 생체주기 파괴현상을 보면, 야간근무가 끝난 후 낮에 수면을 취할 때, (수면시 높아져 있어야 할) 부교감신경기능이 덜 작동됨으로써, 최소한의 노동력재생산을 위한 회복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슴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야간작업의 시기에는 (신체가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 증가하는) 교감신경기능이 항진되어있어서 신체가 안정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자야할 밤시간에 노동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육체를 소진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 신체에 반영되어 있다. 이렇게 야간근무 노동자들은 야간에 일을 할 때와 주간에 잠을 자야할 때의 이중의 고로 인하여 체력의 급격한 소모와 노동력의 재생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3).


이러한 장시간의 주야 교대제의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야간노동을 철폐하는 것이다. 노동자계급과 민중은 주야교대제가 결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하리라는 신념을 갖고,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주도적으로 야간노동을 철폐하고, 그들의 요구도에 따른 근무체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비젼을 향해 나아가자4). 그렇다면 야간교대를 없애고, 야간노동을 철폐하기 위한 방법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노동시간이 절대적으로 총량적으로 감소되어야 하고 야간노동시간을 폐지해야 한다. 우선 현재 실질적인 10-12시간의 노동시간을 철폐하고 노동일의 법률상의 한도인 8노동시간을 지켜나가고, 이 8노동시간에 속하게 될 하루의 기간이 명확하게 명시되도록 한다. 하루의 기간을 명확하게 명시함으로써 야간노동시간을 폐지해나가야 한다. 또한 최소한의 노동력을 재생산할 수 있는 휴식시간의 확보, 주말 휴일의 보장, 교대근무 사이에 회복을 위한 휴식시간 등 총 노동시간의 감소가 필요하다. 이렇게 하여, 주야간노동으로 인하여 매일 매일의 노동력이 재생산이 안되어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한 주말에 수면으로 보낼 수 밖에 없는 교대근무 노동자의 고통은 이제 없어져야한다.


둘째: 전세계 자본가계급의 “변형근로제도입”과 “비정규직의 확산등 불안정노동의 도입”에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의 강화와 노동시간유연화정책을 통한 자본의 노동정책은 더욱 더 치밀해지고 있다. 자본은 더 유연적인 노동시간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많다. 예를들면, 서구유럽에서 최근에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주말교대근무시간이나 야간노동시간, 장시간의 노동기간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투입하고 있어, 열악한 고용조건과 노동조건에 처한 노동자집단이 양산되고, 이는 노동자끼리의 경쟁의 심화로 될 우려가 있다.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는 노동유연화과정에서 비정규직이 야간노동시간에 대거 투입되는 형태는 노동자들의 단결로 막아져야하고, 향후 제3세계등으로 파급될 효과가 막아져야 한다. 이는 노동자의 힘에 의해서 막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 야간노동시간의 감소가 되었을 때 임금을 감소시키려는 자본의 의도에 의연하게 대처할 방법을 마련해야한다. 원칙적으로는 노동시간단축과 임금보전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야간노동시간의 단축과 월급제의 도입등이 동시에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한편, 임금보전이 문제인가? 노동시간단축이 먼저인가? 라는 질문에는 “노동시간단축이 먼저이다!!” 라는 것이 답이 되어야 한다. 현재 임금이 상대절하되고 있고, 야간잔업을 위한 임금보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적 임금상승효과가 있다 (한노정연 콜로키움 참조, 2003).


넷째: 야간작업시에 노동강도강화저지 방안이다. 이 교대제가 노동강도를 증대시키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이다. 교대제는 본질적으로 야간노동시간을 증대시키므로 절대적 노동일을 증대시켜서 절대적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는 교대제로 인하여 야간노동시간에 주간과 동일한 업무의 하중을 가지거나 또는 더 많은 하중이 주어지게 됨으로써 상대적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교대제는 노동과정에서 절대적 상대적 잉여가치의 증대경향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야간작업시에는 육체적 하중이 심한 작업이나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작업을 막아, 야간작업과 노동강도로 인한 이중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노동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야간작업시의 노동강도강화저지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여성과 18세이하의 미성년자의 야간노동은 금지되어야 하고, 고령의 노동자의 건강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고령의 노동자는 노동시장에서 조기퇴출될 위험에 처해있는 집단이기도 하며, 또한 야간노동에 투입될 때 건강장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 고령 노동자의 고용위기를 막고, 노동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주야 교대제로 인한 건강장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은 야간노동의 철폐이며, 노동현장에서 민중과 노동자의 단결을 통하여 장시간의 야간 노동시간을 줄이고, 절대적 노동일의 연장을 없애고, 노동강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개별적인 결정으로는 달성될 수 없었다. 오직 필요한 것은 총자본에 대한 전체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지속적인 압력과 정치행동을 강화해 나가는 일이다.



1) 노동일을 무제한적으로 또 무자비하게 연장시키려는 자본의 충동은 우선 수력증기와 기계에 의하여 처음 혁명이 일어난 산업부분들에서 먼저 충족되었다(맑스, 자본론, 비봉출판사, 1976).


2) 교대제는 수행능력의 감소, 안전과 작업에의 악 영향, 밤 시간 동안의 수행능력의 질 저하, 밤 근무시 심각한 사고율의 증가, 산업재해의 증가를 가져온다. 특히 사고와 손상의 결과는 밤에 기계를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더 빈번하다. 밤에 높은 손상율을 보이는 이유는 밤교대에 충분히 적응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각 개인의 수행 능력과 각성도는 24시간 리듬의 파괴정도에 영향받기 때문이다.


3) ‘그리하여 본질적으로 잉여가치의 생산이고 잉여노동의 흡수인 자본주의적 생산은, 노동일의 연장에 의하여 노동력으로부터 그 정상적인 도덕적 및 육체적 발전조건과 활동조건을 탈취함으로써 비단 인간노동력의 위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노동력 그 자체의 조기소모와 사망을 가져온다 (마르크스, 자본론, 비봉출판사)’



4) ‘노동일의 제한은 노동자 계급, 즉 각 국민의 다수의 건강과 육체적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 나아가 그들에게 지적 발전과 사교와 사회적 및 정치적 활동 등의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맑스, 맑스엥겔스 저작선집, 186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