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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인터뷰

“차라리 다 자르겠다고 해라”

Posted 2009/04/21 17:43
쌍용자동차 사측 회생안 거부, 전면투쟁 준비하겠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인터뷰






4월 8일 경영진의 정상화방안이 발표됐다. 판단이 어떤지? 
한마디로 파산계획서 같다. 쌍용자동차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한 책임문제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양심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 경제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부분이 만만치 않다. 쌍용차가 문을 닫으면 혜택을 보는 것은 상하이 차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실제 공장을 가동할 고민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용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치적으로도 상하이차 경영진이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갈취해 간 것들을 고려한다면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현장상황은 어떤가? 
노조는 예상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다수 조합원들은 많이 놀랐다. 발표되기 전까지는 노사공동의 정상화를 요청하는 등 노조집행부의 ‘투쟁하자’ 기조에 대해 이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수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정도일 줄 몰랐다’ 분위기다. 특히 생산직을 중심으로 사실상 50% 정리해고 하겠다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향후 투쟁방향과 계획에 대해 
답안지가 있으면 좋겠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선 대의원대회에서 확대간부 결의를 모았다. 확대간부가 긴장감을 갖고 투쟁을 조직하는 게 일차 승부처라고 본다. 또 하나는 투쟁수위와 시점에 대한 문제다. 현장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이는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집행부에 위임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4월 13일부터 파업찬반투표에 돌입한다. 집행부는 내부 동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해서 강력한 투쟁을 할 계획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이 이 투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다. 이것을 조직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많이 부족했다. 향후 집행부는 현장조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법원 결정도 남아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이 예상되는데?
경영진의 계획을 보면 법원 결정도 뻔하다. 차라리 다 자르겠다고 해라. 정부도 대놓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고 숨막히게 한다. 강도 높은 안이라는게 뭔가. 노동자 다 자르고 설비, 공장, 부지 남겨서 자본이 먹기 좋게 하는 것 아닌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지역공투본이 구성되고 있다. 금속노조나 민주노총 역할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강한 의지를 보이고 현장을 조직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실천이 담보되면 금속노동자들을 포함해서 지역을 비롯해 민주노총이 합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먼저 투쟁하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금속노동자대회 보면서 ‘금속노동자는 그래도 저력 있다’고 판단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시작하고 금속노조 지도부가 의지를 가지면 투쟁에너지가 폭발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으로도 공황기에 돌입했는데 당장 들고 일어설 수는 없다고 해도 정말 살기 힘들면 국민들도 결단 내리지 않겠나. 이 속에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우리 투쟁이 고립되지 않도록 함께 해주길 바란다.
취재 및 정리 : 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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