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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5
    노동문화가 무엇입니까?
    PP

노동문화가 무엇입니까?

[인터뷰] 최기수
인천노동문화제 조직위원회 상임활동가


문화가 뭐냐? 어려운 질문이다. 노동문화가 뭐냐? 가을 서리같은 무서운 질문이다. 이 어려운 장르를 붙들고 사는 최기수씨에게 이 질문을 약간 돌려서 던졌다.

오래전부터 활동을 했지만, 노동문화라는 것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 같다. 노동문화가 뭐냐, 노동자 문화가 뭐냐, 민중 문화가 뭐냐는 질문이 추상적으로 떠 다니지만, 구체적인 근거들이나 물질성에 대한 확인을 못했기 때문에 그 질문 주위를 항상 맴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보고 싶다. 노동문화가 뭔지, 그 속에서 우리가 긍정할 수 있는 현상은 뭔지, 또는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은 뭔지 이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인천노동문화제이기도 하다. 올해 무대를 세우지 않았고, 행사장도 좁혔고, 문화패가 아닌 아마추어 동아리들을 출연시킨 이유가 모두 노동문화가 뭔지 찾으려는 목적이다. 이틀 공연하고 보여주는 것 보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다.

이 문화를 노동문화라 해얄지 노동자문화라 해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중문화와는 다른 점이 있을텐데, 가장 중요한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자발성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만들어내고 스스로 향유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 본다. 스타시스템과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대중문화를 잡고 있는 현실에서는 문화적으로 대상화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촬영현장을 찾아가 의견을 피력한다는 게 불가능하진 않지만,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어제 왔던 색소폰 연주자의 경우, 자기가 좋아서 동아리를 스스로 만들고 즐기고 그것을 통해 활동을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예전 노동자 문화패들 같은 경우엔 너무 의식적이었다. 자신에게 맞고 안맞고를 떠나 의식적으로 했기 때문에 돌아보면 남는 게 없다. 예전 표현으로는 건강성, 연대성을 노동문화의 성격으로 이야기했는데, 자발성은 건강성과 비슷한 말이다. 내가 정말 스스로 원해서 하느냐? 그게 내 생활과 어우러지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이런 문화적 양식들을 만들어가고, 문화적 비전들을 제시하는 것들에서 기업에 비해 많이 위축돼 있다. 문화적 인식이나 조직 관리 방식 같은 건 기업이 더 앞서 있다. 아쉽다.

노동문화 말고 다른 이름을 찾아본다면? 그런 논의도 있었다고 들었다.

나는 이름을 바꾸기 보다는 노동문화의 해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쪽이다. 어쨌든 ‘공동체문화’란 표현이 자주 언급된다. 삶의 관계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공동체 아닌가? 관계도 생겨나고 공간도 재배치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생기기도 한다. 서로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그 삶의 내면들을 함께 통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공동체다. 그러나 경제적 조건이라든지 여러 가지 교란 요인들이 많다. 우리는 아직 교란 요인들을 회피하거나 감내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것이 별로 없다. 그 방법을 잘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공동체문화 운동도 좋다. 그러나 나는 노동문화의 해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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