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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3/08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의 서정시(1)
    무화과
  2. 2006/03/07
    복잡난감한 상황(3)
    무화과
  3. 2006/03/07
    경찰조사 날짜 나오다.
    무화과
  4. 2006/03/06
    일희일비
    무화과
  5. 2006/03/01
    술보다 좋은 친구
    무화과
  6. 2006/02/24
    2006년 3월에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들(2)
    무화과
  7. 2006/02/24
    답이 없는 과제들(6)
    무화과
  8. 2006/02/24
    슬픔은 나의 힘(3)
    무화과
  9. 2006/02/22
    앞으로 몇 가지씩이나 남았을까?(2)
    무화과
  10. 2006/02/20
    무서운 시간(1)
    무화과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의 서정시

브레히트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시대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이야기했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브레히트

 

나도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례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우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이 눈에 띌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193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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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스웨덴과 덴마크 사이의 해협

엉터리 화가-히틀러를 지칭  

 

 

나 또한 이 시대가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많이 좋아졌겠지만, 국가의 폭력은 훨씬 세련되어가고 있지만,

사람들 밥먹고 살기는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인 것은 확실하다.

 

물과 햇볕을 먹고 벼가 자랄 평택 땅에서

피와 기름을 먹는 무기가 자랄것이고,

인간세상의 온갖 지저분한 것들을 낮은곳으로 모아서 정화하던 새만금 갯벌은

인간들의 더 많은 쓰레기 배출장으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

 

서정시란 모름지기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음에서 나올진대,

이 세상 어디를 봐도 아름답고 평화로울 수 없는 이 땅에서

이 세상 어디를 봐도 슬프고 아프고  분노스러운 이 땅에서

서정시를 쓰는 것은 사치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정시를 쓰고, 읽고, 노래하고 싶다.

서정시는 아마도 인간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마음이다.

시대가 그 마음을 억누르게 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그 마음을 기억해낼수 있다면

우리모두는 서정시를 쓰는 시인이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에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전혀 서정시가 아니지만

우리네들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김남주의 성난 시와도 닮아 있지만,

김남주의 시가 담고 있는 내면의 서정성처럼 ,

슬프고 아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서정시의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그리고 나는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시인의 일이고

그 아름다움을 살아가는 것이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름다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탕발림이 아니라

세상의 고통을 없애고 은폐하고 왜곡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슬픔과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농촌의 고된삶을 외면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는 서정시가 아니라

농사꾼들의 가늘게 휜 허리를 보며 그 삶의 아픔을 그저 가만히 어루만지고

함께 울면서 미소짓는 것이다.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는 싸움의 와중에서,

다치고 아프고 죽어가는 거대한 폭력과의 싸움의 와중에서,

그래서 나는 서정시를 읽고 쓰고 노래하고 싶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적에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서 나는 나의 운동이 서정시였으면 좋겠다.

지금 눈앞의 적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모습이 나는 더욱 궁금하고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더욱 재미있고 그 모습을 지금 살아가는 것이 더욱 흥미롭기 때문이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의 서정시는 아프고 슬프고 아름다운 우리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런 시가 바로 내가 쓰고 읽고 노래하고 싶은 서정시가 아닐까 한다.

 

 

 



물 따라 나도 가면서                            -김남주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 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건듯건듯 동풍이 불어 새봄을 맞이했으니

졸졸졸 시내로 흘러 조약돌을 적시고

겨우내 낀 개구쟁이의 발때를 벗기러 가지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 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오뉴월 뙤약볕에 가뭄의 농부를 만났으니

돌돌돌 도랑으로 흘러 농부의 애간장을 녹이고

타는 들녘 벼포기를 적시러 가지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 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동산에 반달이 떳으니 낼 모레가 추석이라

넘실넘실 개여울로 흘러 달빛을 머금고

물레방아를 돌려 떡방아를 찧으러 가지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 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봄 따라 여름 가고 가을도 깊었으니

나도 이제 깊은 강 잔잔하게 흘러

어디 따듯한 포구로 겨울잠을 자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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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난감한 상황

유정민석씨의 병역거부 기자회견 이후 경찰서에서 같이 있던 중

평택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함에 보라돌이에게 전화를 했다.

한바탕 싸움은 있었는데 다친사람은 없냐는 물음에 없다는 대답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집에와서 이제야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오늘 평택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게되었다.

그리고 보라돌이가 다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러가지로 복잡난감한 머릿속이다.

평택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도 편치 않고,

내가 그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것도 찝찝하고,

오늘 병역거부한 민석씨가 잘 견딜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갑자기 날아온 경찰조사날짜가 어지럽고,

그 소식접한 울 엄마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날 울리고,

 

내가 머리와 마음의 용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난감한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보같은 상황.

그지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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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 날짜 나오다.

혹시 누락된 것이 아닐까 약간의 농담섞인 걱정이 역시나 외람된 걱정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다.

아침에 기다리지 않았던(예상치 못했던) 날 행복하게 하는 연락이 오더니

저녁엔 원치 않았지만 기다리던 전화가 불쑥 찾아오다니.

 

13일 1시 30분 부천경찰서.

 

점차 실감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동요하지 말자. 감옥에 가든 가지않든 나는 병역거부자다.

감옥에 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내 몸이 조금 불편하고

내 마음이 조금 불안할 뿐이다.

 

제한된 시간.

앞으로 남는 짧도고 짧은 이 시간이

내 인생의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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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

요새 장난 아니다. 감정의 동요가 극심하다.

어제밤 늦게 잠들기 바로 전,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으로 달려와 혹시나 평택에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찾아본다.

평택에 가있지 못하니 맘이 편하지 않다.

그러던 와중 반가운 사람에게서 반가운 안부문자가 날라왔다.

그 사람에게 안부문자를 보낼까? 생각하고 있던 중에

먼저 문자를 받으니 기분이 문자보다 멀리 날라갈듯 하다.

경칩기념인사라나... 경칩이구나.

다시 생각은 평택으로 간다. 평택의 논밭에서 올해도 개구리가

개굴개굴,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울 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 갑자기 내 오른무릎이 신경쓰인다. 완치까지는 아니어도

지리산종주도 하고 강화도도 자전거타고가고 해서 이제 거의 낳았다 싶었는데

요새 들어서 통증이 다시 생긴다. 상처는 쉽사리 소멸되지 않는 모양이다.

몸에난 상처도 이럴진대, 마음에 난 상처는 얼마나 오래 갈것인가.

상처받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괴로운 것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이다.

 

어느덧 3월도 훌쩍 6일이다.

마음이 불안한 나는 내 주위의 갖가지 일들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울고 웃고, 하루에도 몇 번 씩 미친놈 마냥, 속으로 울다가 겉으로 웃는다.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또 어떤 감정이 나를 엄습할까?

기분좋은 문자만큼이나 기분좋은 일들만, 아주 이기적이게 적어도 내가 아는

세상에서만큼만이라도 좋은 일들만, 아주 이기적이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이라도 좋은 일들만 일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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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보다 좋은 친구

내리는 듯 마는 듯 하던 물방울은

버스에서 내릴 즈음에는 크고 하얀 눈송이로 변해있었다.

춥기는 했지만 하늘은 맑았던 날이었기때문에

밤공기는 더욱 상쾌했다.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밤공기와

3월과 함께 찾아온 한 박자 늦은 눈송이가

나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이 좋은 기분으로 집에 있는 울엄마가 담은

포도주나 한 잔해야 하겠다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은 경산에 내려가 있는 그 친구와 50분이나 통화를 했다.

술보다 좋은 친구와의 대화가 나의 기분을 더욱 좋게 한다.

 

생각해보면 그 친구에게 나는 참 미안한 일도 많다.

비단 그 친구뿐이겠냐. 술보다 좋은 친구가.

비단 그 친구뿐이겠냐. 미안한 일이 참 많은 친구가.

 

시원하고 상쾌한 밤공기와 계절의 끝자락을 적시며 내리는 눈송이와 친구의 음성이

기분좋은 밤이다. 기분좋은 날이다. 기분좋은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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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에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들

따뜻한 3월에 수감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쨋든 2월에는 안갈것같다.

아무생각없이 있었는데 불완전하게나마 3월엔

무엇을 할것인지, 해야하는지, 하고 싶은지 정리해봐야겠다.

 

치과치료

너무 싫지만 그리고 이미 많은 돈이 들고 있지만 나중에 돈 덜들이기 위해서

치과치료를 마무리하고 가야한다. 의사가 나보고 "늙어서 이때문에 고생하겠네요"

"오징어처럼 질긴거나 딱딱한거 먹지마세요. 잘못하다간 이빨이 깨질수가 있었요"

난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치아만은 이미 늙었다보나ㅠㅠ

 

섬진강여행

토리의 도보여행기를 보면서 완전 필받았다.

나도 도보여행을 할까 하다가 내 자전거가 서운해할 것 같아서,

자전거에게 섬진강과 동백꽃과 매화를 보여주려고,

사실은 내가 보려고 여행을 가야겠다.

 

새만금자전거투어

돕과 상용과 사람들이 기획하고 있는 새만금까지 자전거로 가기.

3월 18일이 행동의날이라고 한다. 자전거도 타고 싶고 새만금도 가고싶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지대고개를 꼭 넘고 싶다.

 

평택평화촌입주

평택의 빈집에서도 살아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활동가들이 가있고

아랫집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추리에서 빈집하나를 우리가 살자고 하고 있다.

 

사람들 만나기

유난떨고싶지는 않지만, 수감과 관계 없이 만나고싶은 사람들은 꼭 만나야한다

 

 

확실히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끼니까 하고싶고 해야할 일은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2006년 3월 봄, 꽃놀이도 가야할 것인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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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는 과제들

요사이 심한 무기력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고

의미없는 시간들속에 의미없는 행위들만이 반복되고 있다.

아... 이렇게 사는건 나로서는 견디기 힘들다.

빨리 탈피해야 한다.

 

그래서 좀 더 차분히 직시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 무기력증과 불안감은 곧 감옥에 간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렇담 수감의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운되어 있을까.

짧은 생각과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두가지의 원인을 찾아내었다.

 

첫번째로 감옥내 생활의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감옥생활이 두려운 것도

그곳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먼저 경험해본 병역거부자들 덕분에 짧게나마

감옥생활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알게된 생활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총만 안든 군대라고 할 정도로 위계질서나 권력관계가 잡혀있는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난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야한다는 것이 두렵다.

그런 부당하다고 느끼는 관계들에 적응을 못할까봐서가 아니다.

아마도 난 적응하려고하면 엄청 잘 적응 할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것은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두렵다. 내가 그 불합리하고

납득할 수 없는 구조에 적응하거나 너무나 잘 맞춰서 살아가게 될까봐.

그 구조에 맞춰살지 않으려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만이라도 맺으려면, 방법은 그 구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는건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갖고 판단하자면 불가능하다.

 

두번째로 출소 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다.

이미 여러명의 병역거부자들이 출소를 했고 각자가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난 출소후에도 병역거부운동과 평화운동을 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도통 자신이 없다. 언제 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살아왔냐만은 이상하게

감옥갔다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이 없다.

나의 위치와 나의 일과 이런 것들을 잘 찾을 수 있을지...

때로는 단절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원치않는 단절후에

어떻게 단절된 시공간들을 다시 메꿔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차라리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 지나칠정도로 별 생각없이 어떻게든 굶어죽진

않겠지 하며 있다. 오히려 실제 출소 후에는 이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수도 있는데...

뭐 이런 고민들은 지나치게 때 이른 것들일 수도 있지만,

 

무언가 문제를 직시하는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시작이다.

근데 제대로 직시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답이 도통 안보인다.

안보인다. 정말로 답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못찾는 것인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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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나의 힘

태고적부터 사람들의 힘의 근원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자고 반박한다면 그냥 한발짝 물러서서

슬픔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하겠다.

 

나를 생각하고 느끼고 움직이게 한 것은 언제나 슬픔이었다.

 

해피엔딩의 핑크빛 사랑보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이

더 무언가 본연의 아름다움에 근접해 있다고 믿는다.

이럴 경우 슬픔은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다.

나는 그 한계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 슬픔은 나를 좌절과 절망으로 빠뜨리기보다는

상처와 치유를 통한 성숙을 가져다준다.

 

철거촌에 처음 가서 느낀 감정도 슬픔이었다.

내가 학생운동을 계속 했던것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보다는

어떠한 상황에 대한 슬픈 감정때문이었다.

확실히 난 철거촌의 용역깡패들의 폭력에 분노하기보다는

절대빈곤의 현실이 너무 슬펐다.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에 대한 분노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철거민들과 함께 싸우게 되었고, 전쟁을 반대하게 되었다.

 

난 여전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여전히 세상이 슬프고, 내 사랑이 슬프고, 나와 사람들의 삶이 슬프다.

그 슬픔속에서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아파하고 기뻐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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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가지씩이나 남았을까?

경심 鏡沈님의 [오오오오~ 이 얼마만의 의사소통인가.. ㅠ ㅠ] 에 관련된 글.

Four Jobs I’ve had in my life(일생에 가졌던 네 개의 직업)

전쟁없는세상책임활동가 (돈못번다구 울엄마가 구박한다)

삼성카드 구내식당 주방보조 (1주일만에 짤렸다. "용석씨는 이 일과 안어울리는 것 같아요"

나아쁜 삼성ㅠㅠ)

초암논술학원 첨삭선생님 (가장많은 돈을 벌고 가장 떳떳하지 못했지만 떠나지 못한 일)

네트로 아르바이트 (우리학교앞에 있던 게임방)

 

I can watch over and over(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는 네 가지 영화)

봄날은 간다 (이 시나리오보면서 강의실 스피치 연습도 했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일포스티노 (나에겐 시가 잘 안온다ㅠㅠ)

하나와 앨리스 (아오이 유우를 다시 볼 수 있다면ㅋㅋ)

708호-이등병의 편지 (강철민과 함께 했던 농성의 기록. 잊을수 없다. 이미 여러번 봤다)


Four places I have lived(살았던 적이 있는 네 곳의 장소)

서울 쌍문동 (나와 내 동생이 태어난 곳)

광주 화정동 (이곳에서 초등학교 4,5,6학년을 다녔다.)

광주 운암동 (초등학교의 마지막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보냈다.)

부천 괴안동 (대학 3학년부터 지금까지

- 사실 이사를 많이 다녀서 딱 4곳만 추리기 어렵다...

 

Four TV shows I love to watch(좋아하는 네 가지 TV 프로그램)

프로야구 중계 (내가 응원하는 기아가 작년에 꼴찌여서 거의 중계를 안했다)

네멋대로해라 (사실 TV로 못보고 나중에 씨디로 구워서 봤다)

김윤아, 김동률, 윤도현의 심야 음악프로그램 (게스트 별로면 안본다)

상상플러스 (동생이 틀어놓으면 우리집 식구들 다같이 본다. 동생이 안틀면 아무도 안본다)

- TV를 거의 안보고 살기때문에...

 


Four places I have been on vacation(휴가 중 갔었던 네 곳의 장소)

해남, 강진, 보성, 벌교 환상의 맛기행 (얼마전에 다녀왔다)

경주 남산 (경주답사의 진수는 불국사 석굴암 뿐만이 아니다)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자전거타고 다녔던 강화도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지리산 종주 (고상하고 아름답고 고요하고 고마웠던 지리산)

 

Four websites I visit daily(매일 방문하는 네 개의 웹싸이트)

진보넷 (주로 내블로그)

싸이월드 (주로 남의 미니홈피)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안본다)

네이버 (안들어가려고 노력해도 어찌어지 한 번은 들어가게 된다)


Four of my favorite foods(가장 좋아하는 네 가지 음식)

치킨에 맥주 (이제는 먹을 수 없는 환상의 복식조)

비오는 날 순대국밥 (역시나 불가능한 옛 기억들)

한여름에 셔꼬부라진 김장김치 (입에 침이 마구 돈다)

찰밥 (일년 내내 찹쌀로만 밥 해먹을 수도 있다)


Four places I would rather be right now(지금 있고 싶은 네 곳의 장소)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잊을 수 없는 기억은 오히려 더욱 또렷하게 담아두자)

낙산공원 (낙산공원에 올라가면 왠지 서울이 다정하게 느껴진다)

지리산 화엄사 (감동의 각황전을 보고싶다)

겨울바다 (아무곳이나.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바다와 소중한 사람을 함께 보고싶다)

 

Four bloggers I’m tagging(태그를 넘기는 네 명의 블로거)

아침

오리

나동

영은

-웬만한 사람들은 이미 했네... 인기블로거인 돕도 이미 받았을것이고 해서, 결국 아랫집식구들에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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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시간

거기 아무도 없나요?

날 찾아오는이 아무도 없나요?

날 닮은 그 누군가, 아무도 없나요?

 

무섭게 날 짖누르는 이 시간에

나처럼 생각하고

나처럼 숨쉬고

나처럼 울고 웃고 하는 이

날찾아오지 않은가요?

 

이토록 무섭게 돌아가는 시계바늘소리.

날 닮은 그대는 언제 오나요?

그대가 나를 찾아오지 못하더라도

이 무서운 시간을 혼자 견뎌내더라도

 

안심하세요.

이 무서운 시간속에

당신 홀로 두려워하지 않도록 제가 찾아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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