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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지방으로 출장갈 때 차안에서 읽으려고 한겨레21을 샀다. 그 한켠에 이 책에 대한 한쪽짜리 서평이 있었다. 출장에서 돌아와 영풍문고에 서서 읽어봤다. 한번 책장을 넘기니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십수년간 전선을 취재한 기자가 자신의 기자觀과 그동안의 취재기록을 엮어 펴낸 책이다. 저자는 자신을 종군기자라 칭하지 않고 전선기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종군기자란 일제가 만들어낸 軍言일체의 치욕적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군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국군의 일방적인 전과를 '실황중계'하는 것은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진정한 전선기자의 역할은 전세계 민중을 대리하여 정치의 연장으로서 전쟁을 취재하며 그 진실을 파헤치고 감시하는 것이다. 그는 "전시언론통제는 전선기자들을 전선에 오르도록 만드는 에너지다. 그곳에 전시언론통제가 있었기 때문에 전선기자들은 사력을 다해 전선에 올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베트남전쟁을 전선기자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전선의 참혹함과 전쟁 뒤에 가려진 권력의 추악함을 파헤쳐 냄으로써 전쟁의 종식을 앞당기는 등 인류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권언유착은 심각해지고, 우리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을 "종군기자"들을 통해 마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보듯 즐기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저자는 참 많은 곳을 다녔다. 16년간 그는 버마 소수민족과 학생반군들의 투쟁, 베트남전 당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벌어진 미국의 더러운 전쟁, 파키스탄과 인도사이의 카슈미르분쟁,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아체와 동티모르의 독립투쟁, 예멘 내전, 아프가니스탄 내전,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스라엘군의 학살, 미국과 나토에 의해 날조된 코소보내전을 취재했다. 그가 전하는 전쟁의 모습은 참혹하며 전선에 들어선 인간이 느끼는 공포감까지도 잘 묘사했다. 그리고 "정치가 없는 전쟁기사는 자위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그인만큼 전쟁의 참상뿐만 아니라 배후에 도사린 정치지형을 해박하게 정리한 것도 훌륭하다.
책의 내용중에 이스라엘군의 조준사격에 팔레스타인 어린아이들과 기자들이 차례로 고꾸라지는 상황에서 학살의 현장을 눈으로라도 보아 기억하기 위해 꿋꿋이 전선을 지켰던 기자들의 모습과, 동티모르의 위급한 상황에서 전선을 떠났다는 자책감으로 저자가 딜리의 바닷가에서 혼자 쪼그려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나도 괜히 콧물을 훌쩍였다. 진정 양심적인 저널리스트의 모습이란 이런 것일까?
*관련글 : http://armarius.net/ex_libris/archives/000220.html (강유원님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docu/?pid=42 (슈아님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kuffs/?pid=124 (뻐꾸기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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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왔군요. 머리 크고 나선 저한텐 영웅이란 없었는데. 정문태씨만은 예외였던 거 같아요. 삶의 치열함이 좋았죠. 그래서 그 영향으로 저도 전선기자가 되려고 했었는데...지금은 꿈이 좀 전이 되서 전쟁에 대한 다큐를 찍어야 한단 생각으로 바뀌었지만...정말 한때 열렬한 팬이었는데..그때 생각은 제 1세계가 아닌 현대사에 전쟁을 겪은 국가의 출신이라는 것이 전쟁에 대해 다르게 이야기 할 수 있다란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얼렁 반전 다큐를 만들어야하는데...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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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해야 하는 데 엉엉..이러고 있음 안되는데..엉엉..그래도 이 책은 꼭 사읽어야겠어요. 얼마에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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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까까까 얼마에요에서 소리내서 웃어버렸습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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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전 정문태기자란 분이 있다는 걸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어요. 참, 그리고 이 책은 제 형이 읽고 있는 중이니 다 읽으면 그냥 드리도록 하지요. 읽으시고 다른 분께 주시거나 하세요. 제 책장에 꽂아만 놓기에는 아까운 책입니다. "널리 돌려 읽혀쓰메 기쁠 따라미니라":)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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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도 '얼마예요?' 하고 물어보려 했는데....ㅋㅋ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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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아깝습니다. ㅎ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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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에서..아마도 어떤 임터뷰를 모아 놓은 책이었던 듯 기억이 나는데..거기서 정문태 기자 인터뷰를 봤는데...왠지 무서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왜였을까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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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전 한겨레21기사 읽을 적에 게재되어 있던 사진을 보고 여성기자인줄 알았어요. 뿔테안경을 낀 얼굴선이 너무 부드러웠거든요. 특히 그 눈가의 주름이요... 남성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기자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가 비로소 남성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어떤 인터뷰였길래 야옹님이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을까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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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좋아라..진짜루 (빌려) 주실 거죠? 근데 아무래도 저한테 빌려주시면 다른 곳으로 안 흐를 것 같아요. 옆에 두고 힘들 때 마다 읽고 싶어 질거 같아요. 허허허..좋아라..^^..그래도 우선 줘 보세요. 어떻게 되나 보게..허허. 감사합니다. 언제 한번 정문태 아저씨와 얼킨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죠. 헤헤..책 주실 보답으로..허허허...이리 좋나..꽁짜가...이럼 안되는데..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