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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보이는 것들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주는 공부법] 코로나로 보이는 것들

 

 

 

[맑고 향기롭게.mp3 (6.81 MB) 다운받기]

 

 

 

 

  좀비처럼 살다가 우울해 죽을거 같아서 큰맘먹고 시립수영장에 다녀왔습니다.  한 5년했던 수영을 못한지 2년이 다되어갑니다.  동네 시립수영장은 2시간하고 2시간 방역하면서 인원제한을 두고 근근히 운영중이라는 친구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2년만에 찾은 수영장은 들어가는 입구를 찾는데도 낮설었습니다. 아저씨가 수영전후 혈압을 재곤 했던 건강관리실은 폐쇄되었고 샤워시설도 1개 건너 1개씩 물이 나옵니다.  5년을 다닌 곳이지만 모든게 낮설었습니다.  샤워실 앞에서 집안 구석에 쑤셔박아놓았던 수영도구들을 꺼내 보니 물안경줄은 바랬고 수건은 돌덩이같이 굳어있습니다. 다행히 성애가 끼지 않게 물약병에 식초와 주방세제를 섞어 맨들어 놓은 물약과 비닐봉다리에 쩜매놓은 세숫비누는 굳지 않았습니다.  몸을 씻고 수영빤스를 입고 수영장엘 들어갔습니다. 

 

  50m 레인이 펼쳐집니다.  잠시 감동.  인원제한 때문인지 한 레인에 서너명 정도가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입수.  고요한 물속에 물을 느끼며 한참을 잠수합니다.  어머니 뱃속처럼 물속은 고요하고 편안합니다.  몸으로 익힌거라 수영 하는 법은 기억하지 않아도 다행히 몸이 알아서 비슷하게 따라 합니다.  물에 뜨는걸 까먹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에 하던대로 열바쿠 1km 를 헐떡거리며 갱신히 돌고 왔습니다.  주변사람과 숨수는게 겹치지 않게 신경을 배싹 썼고요. 어떤분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걷는 레인을 왔다갔다 하시며 운동하시는 분도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아저씨가 잘가는 꽃집서 사다 심은 천사의 눈물이란 식물입니다.   요즘 아저씨가 조그만 거에도 불같이 화내는 분노조절장애 같은게 다시 도진 것 같아 맘에 드는 식물을 하나 사다 심었습니다.  노조활동하다가 출석통지서가 대문 앞에 붙어있어 잠을 못자다 공안검사실 불려가서 조사받고는 분노조절장애 초기증상이 생겨버렸었죠.  그런데 조사받고 나와 우연히 길가다 꽃집앞에 조그만 화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물을 바라보니 무척이나 마음이 편해졌고 그 이후로 식물들을 키우며, 수영을 배우며 마음이 평상심을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어요.   천사의 눈물 화분을 바라보며 매직아이처럼 눈 촛점을 멀중가중하며 노안도 치료하고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2학기 전면등교"  "수능후 전면등교"  "내년 교육 정상화" ...  수없는 기사들이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등교나 수업은 코로나확산의 종속변수 인데 교육부 관계자가 마치 점집이라도 다녀온 듯 여전히 떠벌립니다. 지금도 원격이다 뭐다하는 학교가 많이 있는데요.  내년엔 수련회도 가능하답니다.  그저 우리 모두의 바램이고 저도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교육부의 이런 모습이 스스로 국민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 봅니다.  등교나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은 방역상황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다는 건 우리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코로나로 분명하게 보이는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학교의 역할이예요.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지식전달을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만나서 선생님 눈을 피해 시시닥거리며 '노는 곳'이라는 사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가며 서로 상호작용하며 수다를 떨거나 '놀면서' 성장하며 건강히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  코로나로 못하고 있는 일상생활들 모두, 하다못해 마스크 벗고 깊은 숨을 수는 일들이 우리가 살아가며 꼭 필요한 정서의 근간이 되는 소중한 일상들이었다는 사실.   

  빈부의 격차는 더 많이 더 빨리 벌어지고 있고요. 

 

  

  가을입니다.  낙엽하나 주워 책 속에 넣어보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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