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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70. 코로나 확진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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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박골 심마니 아저씨가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사람에 따라 증상과 진행이 다르다 합니다만 아저씨는 별다른 큰 증상은 없었으며 집에서 자가검사를 해보기 3~4일 전부터 청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가서 귀가 멍한 것처럼요. 출근전 목이 좀 마른다는 느낌에 편의점서 사온 키트로 신속항원 검사를 하니 2줄 나와서 다시 동네병원에 가서 3,500원 내고 의사선생님께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친절한 의사선생님은 감기약 3일치와 열이 내리지 않을때 추가로 먹으라고 해열제 3일치를 처방해 줬습니다.  약국서 다시 3,500원을 내고 약을 한보따리 받아온 심마니 아저씨는 병원서 알려준대로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아 걸었습니다. 

 

 

  일단 전화로 동거중인 어머니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병원검진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어머니를 가까운 친척 집으로 일주일간 대피시켰습니다.  요즘은 어디서 걸려도 이상할게 없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일주일전 아픈 누나를 입원시키려 하루종일 종종거리다 간신히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시킨 날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저녁도 못먹고 응급실에 도착하여 대기실에서 새벽2시까지 기다리는 동안 먹었던 초코렛이 문제였습니다.  함께 응급실 대기실서 초코렛을 먹었던 이도 동시에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지쳐서 면역력이 떨어진대다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오가는 곳에서 뭘 먹다가 바이러스도 함께 먹어버린 것으로 같습니다.  응급실 2층은 중환자실인데..  짐봇다리가 많은 이들이 중환자실 보호자입니다.  전화받고 후다닥 뛰어올라가는가 하면 다급히 짐을 챙기기도 하고 갑자기 들어와 대성통곡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병원서 심마니 아저씨 몸에 들어온 코로나 비루스는 아저씨 몸속에서 며칠간 증식을 하였습니다.  이때 마침 하늘에서 구녁이라도 뚫린듯이 억수같이 비를 퍼부어댔죠.  심마니 아저씨는 핵교가 침수될까봐 비온다는 예보를 듣고는 수시로 학교 바깥의 빗물받이를 망태아저씨가 되어 청소하였습니다.  왜냐면 심마니 아저씨내 학교는 최근에 지었는데 가장 저지대에 장애없는 건물이랍시고 완만한 단조차도 높이질 않고 지어놓아 작은 비에도 턱밑까지 물이 차오르곤 했습니다. 아무런 배수시설이 없는 인근 산과 밭, 고속도로의 빗물들이 도로를 물길삼아 모두 심마니 아저씨네 핵교로 모여들었습니다.  도로가 빗물받이를 수시로 청소하시는 까닭에 하룻밤 200mm 이상의 폭우에도 흙탕물 하나 얼씬하지 않도록 학교를 지켜냈습니다.  그러나 몸속에서 서서히 증식하고 있던 코로나 비루스는 막지 못했습니다.  세를 어느정도 불린 코로나 비루스는 아저씨 일상 생활에 불편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가 검사서 2줄이 나오기까지는 힘들어서 근육통이 있으려니, 힘들어 피로감이 있으려니 하고 지나갔었죠. 

 

 

  동네병원서 양성판정 약 1시간후에 보건소에 역학조사할테니 링크 접속해 작성해달라며 격리기간과 이런저런 안내문자가 왔습니다. 증상은 귀가 좀 멍하고 목에 가래가 좀 있고 코도 약간 막히고 였는데 저녁이 되자 극한의 무기력감이 찾아왔습니다.  어디가 딱히 아픈건 아닌데 무기력한 느낌. 그리고는 코막힘과 귀가 멍한 느낌과 코맹맹이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며 식은땀이 나고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하고.  수시로 체온을 재봤지만 감기약 때문인지 고열은 없었습니다.  37.5도를 넘지 않았습니다. 심마니 아저씨는 평소 즐겨 마시던 우엉과 쑥을 우린 물을 무슨 보약처럼 두세컵 들이켰습니다. 

 

 

  너무 축처져 있어 더 아픈것 같다는 생각에 2일차 아침에는 평소대로 가벼운 몸풀기 운동을 하고 땀에 절은 몸을 씻었습니다.  개운하니 힘도 생기고 진짜로 덜 아픈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운동량이 없으니 밥은 평소의 1/3을 줄이고 조금씩 매끼 챙겨 먹습니다.  전에 사다놓은 풋고추와 생마늘 4~5톨을 고추장에 찍어 매끼 열심히 챙겨먹습니다.  비타민C도 혹시 도움이 될까하여 약 3시간 간격으로 한 톨씩 먹습니다. 먹던 된장찌게를 점심까지 먹고 저녁에는 동네 가게서 모듬버섯 요리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혹시 배달도 해주시나요?"

  "어딘데 그래요?"

  "ㅇㅇㅇ 인데요"

  "가까우니 그냥 와서 가져가세요. 배달도 부르기 힘들고 늦어요."

  "지금 격리 중이라 그래유. 집에서 끓여먹을라구유."

  "아예..  그럼 계좌보낼테니 입금허시구 6시 넘어 갈수도 있어유" 

  배달된 이런저런 야채와 버섯을 부르스타에 얹어 끓여서 뜨거운 국물을 떠먹으니 땀이 많이 나며 몸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주머니가 많이 주셔서 내일도 한냄비 끓여먹을 수 있습니다.  밤이 되니 귀가 멍한게 조금 나아졌습니다.  처음에는 테레비 탓만 하였는데..  심마니 아저씨는 테레비 볼륨을 이제 예전처럼 해놓아도 괜찮게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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