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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구 - 별따라기.mp3 (5.43 MB) 다운받기]
가끔 일하다보면 15m 벽면 사다리를 올라갈 것을 종용받는다. 그럴땐 보호구도 없이 안간다. 라고 잘라말한다. 학교 건물 대부분은 옥상층을 올라가는 출입로가 없는 건물이 많이 있다. 교육청 공무원 비전문가들이 감리 감독한 까닭이다. 학교 건물은 교육청이 감독 및 허가권자이므로 개선의 여지가 안보인다. 교육하는 건물이라는 핑계로 소방서건 건축과건 관할 부처의 승인은 받지 않는다. 그렇게 학교 시설담당 공무원들은 학교선생들과 마찬가지로 '교육'이라는 탈을 쓰고 무지와 부조리한 행위들을 덮어버린다.
홍수경보에 14억?한다는 춘천의암호 건조물을 걷어내러 갔다 3척의 배가 모두 뒤집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내가 휴직중인 담당자였으면 모든 행위를 중단시켰을까? 거기엔 경찰관도 계약직노동자도 휴직중인 담당 공무원도 있었다. 춘천시 상사는 모르는 일인데 휴직중인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갔다고? 이러한 답변이 바로 공무원 인간들 문화의 전형,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만 아니면 죽어도 좋은 별 상관없는, 개개인에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공무원들의 문화가 한 몫을 하였을 것이다. 물론 모두 이런 쓰레기 같은 공무원만 있는건 아니다.
설령 자발적으로? 개인의 일탈로 갔다한들 유족들께 사과드리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인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경찰들은 자발적으로 가자고 한 휴직중인 담당공무원 말에 순순히 자발적으로 함께 출동하였을까? 함께 갔던 계약직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보트에 몸을 실었을까? 유속이 빨라지면 수영선수도 빠져죽는다는 걸 이들중 아는 이가 없었을까? 무엇이 이들을 구명조끼 입을 시간조차 없이 보트에 오르게 했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대해 옴짝달싹 거부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안전한 노동을 할 노동자 권리를 학교에서 교육받지 못하였다. 노예로 묵묵히 일만 하는게 바른 사회생활이라는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교육받은 컨베이어벨트가 마음 속에 돌아가고 있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다른 사람도 하니 나도 한다는 그냥 튀지 않고 묻어가야한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욕먹을 각오를 해야하는게 현실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모두가 가는 길에 아니라고 말할 용기와 시각이 있어야 목숨은 부지한다.
학교 건물 옥상에 있는 옥탑을 오르기 위해선 5m A자 사다리를 펼치고 혼자 올라야한다. 이는 운이 좋은 경우이고 외벽의 10m 안전난간 사다리를 올라야 옥탑에 진입할 수 있는 이상한 학교 건물이 많이 있다. 물론 나는 오르지 않는다. A자 사다리, 안전난간 대신에 계단참이 달린 철재 계단을 설치해달라고 3년째 교육환경개선사업에 올리고 있다. 그러면 교육청 담당자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올라갈테니 불러달라는 농담같은 답변이 돌아오고 사업은 도무지 진행되지 않는다. 옥탑에 설치된 시로코휀에 구리스도 쳐줘야한다. 옥탑을 오르려는 주된 이유는 옥탑의 배수구가 막혀 건물에 물이 새기 때문이다.
물에 물이 새면 학생들 다니는 복도 석면텍스와 벽면에 검은 곰팡이가 피어오른다. 석면텍스는 몇년째 올려도 교육청서는 예산탓만하고 학교서는 나있을때 하지말라는 (대공사이므로) 압력?으로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요청한 사업들은 교육청 책임자와 학교 관계자의 인맥여부에 따라 선심쓰듯 결정된다. 아니 나는 당신의 줄을 서고 있어서 이렇게 사업을 해드리는 거예요라고 서로들 간에 주고 받는 것도 같다. 피어난 곰팡이는 학생도 마시고 교직원도 마시다가 시설관리 노동자가 석면가루 날리며 곰팡이난 석면텍스를 떼어내고 새걸로 갈아주면 얼마있어 다시 곰팡이가 피어난다. 벽면 곰팡이는 물티슈로 닦은후 락스원액을 뿌려주면 학생도 교직원도 오가며 락스를 들이마신다. 가연성 폐기물에 담긴 석면텍스는 청소노동자도 마시고 폐기물처리장도 마시고 인근 주민도 마신다.
공무원들은 고용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돌면 죽고 우편 배달하다 과로사로 죽는다. 일년에 10명 가까운 공무원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사고들은 다 달라도 신기한 것은 모두 똑같이 개인의 책임으로 처리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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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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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조직일수록 쉽게 변하지 않으니...학교현장에서의 답답함은 오죽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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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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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조직의 장점은 표준화된 업무로 인해 누가 일을 맡아도 조직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교육행정조직은 그렇지 않고 개인의 역량으로 치부되며 각자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교육부이하 행정조직은 관료제도 뭐도 아니고 그냥 개판인 조직입니다. 이들은 여타 공무원들처럼 '책임'이란 단어를 가장 두려워합니다.더군다나 대부분의 교사와 특히 교장교감은 제가볼때 심리상담이 절실한 환자들입니다. 곰팡이가 끼면 닦아내고 환기시킬 생각은 안하고 창문을 닫아걸라고 지시하고 담임들은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교실을 옮겨버립니다. 그리고는 단한번의 상의도 없이 새책걸상을 사라 제습기 설치하라고 통보합니다. 습기제거를 위해 빈교실에 에어컨 제습모드를 눌러놓는 교사는 다행히 20명중 1명 정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학원강사와 같이 교사의 역할은 지식의 '가르침'에 있지 학생들에 관한 '관리'는 교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 관련된 '관리' 업무는 교사가 해서는 안되는 몸으로 하는 '천한 노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와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게 지식입니다.
우리 모두는 처음인 54일 장마와 처음인 코로나19를 격고있습니다. 제가 미리 살폈다면 심야난방이라도 교실에 넣었을텐데 경험부족과 제 실수로 이제서야 난방을 넣어 곰팡이가 심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인인 제가 볼때 곰팡이는 바닥 단열불량으로 인한 결로현상에서 비롯됩니다. 교실내 에어컨 응결수 드레인 불량에서 바닥으로 흐른 물기에서 비롯됩니다. 습기가 찬다면 닦아내고 당연히 창문을 열어야지요. 물론 이런 제 의견은 묻지도 반영되지도 않습니다. 학교서 교장교감은 누구에게 의견을 물을 필요가 없는 전지전능한 존재니까요. 이들은 언제나 말로만 떠듭니다. 직접 몸으로 해보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다 가짜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학교가 학교로 유지되는 이유는 끼리끼리 신나고 조용한 친구가 뒤섞여 낄낄거리고 있는 학생들 때문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
ps. 4대강사업은 홍수를 막았을까 키웠을까요? 기술인으로서 보자면 물질의 흐름을 서양과학에선 INPUT 과 OUTPUT 이란 잣대로 바라봅니다. 비가와서 쌓이는 물을 INPUT 강이 흘려보내는 물을 OUTPUT. INPUT=OUTPUT 이 되는 거지요.
단순합니다. 4대강사업에서 보를 세웠다는데 홍수조절 능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담수능력이 늘어났나'를 (INPUT>OUTPUT 이 되는 공사였냐)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담수공간을 늘리지 않고 단순히 강을 막아서는 물을 담을 수 있는 공간(능력)이 늘어나지 않는다는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4대강 공사가 물을 가둘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공사였냐 아니냐를 보면 되는데, 물을 가둘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공사가 아니었다고 양심있는 기술인들은 계속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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