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투 블로거
디로니카의 이중생활 http://blog.jinbo.net/smfla

 

 

난 얼마전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하다보면 반복되는 해뜨고 지기 하늘과 비와 바람과 풍경이
그냥 내 머리속으로 스며들고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막힌 회색빛 성냥갑아파트에 머물고 있다.

 

이제 이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을 훔쳐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한 블로거가 눈에 들어왔다.


 

띠옹 옹알이... .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일단 띠옹 옹알이 글들을 읽어보자.


...
대두리병(대추리+도두리 병) 초기 증상이네요.
다음 주 쯤에 맑은 날을 잡아 감자도 캘 생각입니다.
(같이 밭을 매요)
할머니는 그 후에도 달팽이가 나오면 콱 죽여야 배추를 안 갉아먹는다 하시고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그랬다.
(농사는 낭만이 아니다)

...


이제 조금 알겠다.
이 블로거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 앞 텃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다.

 

 

5월 9일 모종 심다.  엄지손가락 만한 싸이즈.

(배추, 이래도 되는거니?)

 

 

글의 투와 엄지손톱의 모양으로 보아 이 블로거의 성별은 여성으로 보인다.

김디온은 왜 이 대추리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배추모종을 심게 되었을까?

그녀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

한 마디로 그 당시의 생활 수준에 대해서 더 이상의 발전이나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스콧 니어링이나 귀농한 사람들, 노자, 히피들 같은 현인들이 이미 보여주었던 그런 삶이 내 가슴에 확 꽂혔기 때문이다.

<나의 자립 1>출가선언

나를 내 스스로 이끌고 돕는 자만이
타인에게 기댈 때도 비굴하거나 자존심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그 말들이 구체적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실제로 내 삶이 구체적으로 자립의 체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제 조곤조곤 자립의 기쁨을 누리면서 땅을 밟아볼 차례이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제 그녀가 대추리에서 배추모종을 심게되었는지 알거 같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블로거의 제목인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중생활이란 또 뭔가?

 

첫 번째 옷은 옷감 고르고 사오고 박는 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옷 만들며)

 

좀 느린걸 보니 옷 만드는 일이 생활은 아닌거 같다.~

음 그럼 이건가?

 

...

매달 친구의 통장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춤 학원을 물색해 다녔고, 퍼포먼스 의상을 만들어 입을 생각으로 재봉/옷 수선하는 센터에도 다녔다.
...
어느 순간부터 춤을 추지 않았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며 위로해주는 누군가에 의해
좌절이나 포기, 체념 등의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곧 ‘자립’을 잊은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이 땅에 두 발 딛고 서기의 문제는, 내가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나 하나 정리해나가고 계획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러던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꾼 김디온 대추리 땅으로 와서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의 춤을 블로그에서 대추리에서 계속 만나고 싶다... .
 
 
 

...
상황을 앞두고
더욱 더 추고 싶어진다.
(다시 춤이 땡긴다)
...
주민분들과 마주치면, 그냥 무너져내려요. 저 역시. 가슴빡이 짜안 하죠. 이게, 진짜 힘이에요. 내가 대추리, 도두리에 집착하게 되는 엄청난 활력.
...
솔부엉이 소리의 영빨이 세서 그런지,
공연은 그럭저럭 괜찮게 마무리 되었다.
무엇보다, 집착이 없이 흐르는 대로 만들어진 것이
내 스스로도 편안했다.
(비오는 날은 더욱 좋다)
...
힘이 빠졌다가 솟구쳤다가 그럽니다. 이곳에 있다보면 하루에도 수십가지 생각들, 수백가지 결단들, 수천가지의 느낌들이 다녀가요.
...
이름 값은 하고 살아야지.
감옥에 간 친구가 나오면,
같이 마시려고
두 병 담그었다.
(남들이 뭐라해도,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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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7 11:03 2006/06/27 11:03

  1. 2006/06/27 16:57 Delete Reply Permalink

    7월에 나오는 '네트워커'를 보세요.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2. 아이비
    2006/06/28 10:23 Delete Reply Permalink

    돕/관심이 일치했네요. 잘 알겠습니다.

  3. 자일리톨
    2006/07/02 18:39 Delete Reply Permalink

    돕/네트워커 7월호가 정말 기다리지는구만요.
    아이비/너무 오래도록 여행을 다니셨는지라 오히려 여행후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떠실지가 더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군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꽉 "막힌 회색빛 성냥갑 아파트"가 답답하지는 않으신가요? ^^

  4. aibi
    2006/07/10 16:39 Delete Reply Permalink

    자일리톨/이제 한국에 온지도 4주가 가까워오네요. 그동안 적당히 사람들도 만나고 서점가서 책도 쓰다듬고 호수공원을 자전거타고 돌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아파트 생활도 그럭저럭 적응되는거 같아요. 저도 자일리톨의 신혼생활이 궁금하네요.~


 

1.

여행549일 맑음

 

느지막히 일어나 - 배낭꾸림 - 숙소에 있기로 - 인터넷 - 20세기 세계사 - 파스타떡볶이 - 부엌에서 책보고 - 유학생과 대화 - 나와 역도착 - 차장 침대번호 잘못 알려줌 - 바로 침대에 누움

 

 

2.

- 오늘 밤 붉은 화살호를 타고 모스크바로 간다. 일어나 주는 밥먹고 다시 한잠 자고 일어났다. 배낭을 꾸리는데 일하는 친구가 숙소에 있을거냐고 묻는다. 그러겠다고 하니 전화도 받지말고 문도 열어주지 마라고 신신당부한다. 인터넷을 하고 20세기 세계사 책을 마저 읽었다.

- 5시가 넘어 일하는 친구가 들어오고 그녀의 친구인 유학생도 들어왔다. 일하는 친구가 파스타로 떡볶이를 만든다. 같이 먹잔다. 좀 맛이 없긴하지만 여행나와 떡볶이를 먹어본적이 없어 잘 먹었다. 모스크바에서 놀러온 유학생과 한참을 대화했다.이제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 10시 반쯤 숙소를 나왔다. 아직 해가 남아있다. 복잡한 모스크바역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도착지이름을 역 이름으로 쓴다. 그래서 모스크바에는 뻬째르 역이 있단다. 빼째르와 모스크바를 달리는 붉은 화살호가 왔다. 기차 맨앞에 붉은 별 문양이 보인다. 그러면 차량은 화살대가 된다. 각 열차량마다 차장이 나와 표를 검사하는데 이 차장 내 침대를 잘못 알려줬다. 2등석 침대칸 쿠페는 한방에 2층 침대 둘이다. 결국 옆방으로 옮기고 세 러시아 아줌마들과 한방이 되었다.

- 밤 12시가 되었다. 기차가 출발하고 아줌마들 잘 준비를 한다. 나도 보조를 맞추어 2층 침대에 누웠다. 아침이 되면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3.

30루블 = 1000원

 

이동/뻬째르-모스크바 1820

 

총 60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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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6 09:59 2006/06/26 09:59
  1. 뻐꾸기
    2006/06/26 15:40 Delete Reply Permalink

    잘 지내시죠? 전에 트랙백 건 거 말이예요. 블로그 투 블로그 이어주시어요^^

  2. 아이비
    2006/06/26 19:13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등산 재미있었나요? 제가 부담을 드렸네요. 안그래도 오늘 누구를 할지 결정했답니다.


 

 

어제 저녁 러시아 자누비노 항에서 출발해 오늘 아침 10시에 속초항에 도착했습니다.

어제는 이곳에 비가 왔다는데 오늘 속초 날씨 아주 맑고 하늘도 푸르네요.

지금 한 민박집에서 하루숙박비 2만원으로 깎고 배낭풀고 샤워하고 나오는 길입니다.  

속초도 동해바다에 설악산해서 참으로 멋진데 모텔등 전통 정체불명들의 건물들이 영 거슬리네요.

 

그동안 모스크바에서 82시간 타고 이르쿠츠크 내려 하루 바이칼호 마을 리스트비앙카에서 하루는 이르쿠츠크에서 머무르고 다시 기차를 타고 76시간 달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톡에 이틀 묵으면서 배표끊고 배가 출발하는 자누비노로 이동했습니다. 배에서 하루자고 일어나니 속초더군요.

 

아이비의 서쪽여행일기는 어제인 13일부로 마치려고 합니다.

밀린여행일기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블로그 일기는 계속 써볼 생각입니다.

하여튼 이글을 읽는 분들에게 우선 고마웠다는 말 하고 싶네요. 블로그에서의 관심과 격려가 없었다면 아마 여행이 힘들어 중도 포기하고 울면서 돌아왔을거에요.~ 

덕분에 속초에 잘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최소 한번씩은 시간을 내주시길... .

 

 

*

내일 느지막히 밥먹고 서울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터널이 뚫려 좀 빨리 온다고 하니 4시전에는 도착할거 같습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건물을 마주하고 날개처럼 왼쪽으로 길쭉하게 이어진 2층 건물에 터미널레스토랑이 있는걸로 기억하네요. 거기에서 4시부터 7시까지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터미널레스토랑이 없으면 2층 끝쪽 레스토랑 어디에선가 있겠습니다. 저녁은 일산으로가 어머니와 먹어야하니 2차 이후로는 알아서들 하시구요. 가볍게 이름으로 만들었던 블로거들 그리운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아마 오시면 장기여행자 상태 그대로 보실 수 있을거에요. 배낭과 1년2개월동안 함깨한 지팡이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오시기가 멋적은 분들을 위해

둥그런 러시아미술뺏지 레닌뺏지 소비에트 뺏지중 택하나

소비에트사진 러시아 미술엽서중 택하나

각 나라 지폐돈 동전 중 택하나

등 총 세가지 선물을 우선 드립니다. 선물을 탐내주세요.

 

전 좀 있다가 회 한접시와 소주를 혼자 맛나게 먹으러 가야겠네요.

속초에 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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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5 14:07 2006/06/15 14:07
  1. 뻐꾸기
    2006/06/15 14:10 Delete Reply Permalink

    돌아오셨군요^^. 내일 블로거 산행이 있어 그 시간쯤엔 알엠과 함께 영등포역에 있을 것 같네요. 푸욱 쉬세요.

  2. NeoScrum
    2006/06/15 14:17 Delete Reply Permalink

    만세!! 살아 돌아갔구려. 난 또 러시아에서 무슨 일 있는 게 아닐까 혼자 걱정했는데.. 언제 기회되면 봅시다.

  3. aibi
    2006/06/15 14:38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혹시 설악산으로 오면 하루더 묵으면서 함께 할 텐데 아쉽네요.
    네오/러시아 점점 동쪽으로 올수록 사람들도 더 순박해지고 좋더군요. 이르쿠츠크에선 경찰이 나를 보더니 피해가더군요. 님이 한국으로 오는게 빠를거 같네요.

  4. 김남진
    2006/06/15 15:22 Delete Reply Permalink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축하드려요.. ^^
    나중에 신림이나 봉천이나 양재근처 오실일 있으시면 꼭 함 뵈요 ^^

  5. 행인
    2006/06/15 16:19 Delete Reply Permalink

    부럽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던 긴 여정이 끝났군요. 이곳 저곳에서 보셨던 이야기들이 또 기다려 지는군요. 일단 푹 쉬시구요, 맛있게 회 드시기 바랍니다. 또 부러워지는...

  6. 뻐꾸기
    2006/06/15 16:38 Delete Reply Permalink

    그냥 내일 밤에 양평에서 블로거들이랑 하룻밤 자고 낼 용문산 갔다가 집에 들르시지 그래요? 내일 산행 멤버중엔 아는 얼굴도 꽤 있으실 듯.....청량리역으로 저녁 8시40분까지 오시면 된답니다.ㅋㅋㅋ 산오리 게시판에 신청하세요^^

  7. 리우스
    2006/06/15 16:42 Delete Reply Permalink

    오~ 무사귀환 축하! 낼 그시간에 난 못가겠다. 나도 용문산 가니깐 다음 주에나 어떻게 연락을 취해보세

  8. 이슬이
    2006/06/15 16:51 Delete Reply Permalink

    블로그에서의 관심과 격려가 없었다면 아마 여행이 힘들어 중도 포기하고 울면서 돌아왔을거에요.~ ===>그짓말
    전화줘서 고맙슴다. 근데 내일 주왕산 산행이 우찌될지 몰라서...
    나는 미국돈 100달러짜리로.

  9. 라니;
    2006/06/15 17:36 Delete Reply Permalink

    아저씨!!! 오셨군요..음...환영합니다..
    전화하세요...016-349-9140입니다...

  10. 산오리
    2006/06/15 18:27 Delete Reply Permalink

    축하합니다.
    긴 여행 후기도 계속 기대합니다..ㅎㅎ

  11. re
    2006/06/15 18:39 Delete Reply Permalink

    와우! 내일 12시쯤에 강남터미널에 있는데..ㅋㅋ 4시까지 머물다가, 몰래 레스토랑 들려볼까요? 몇년 여행한 폼새가 나는 분을 찾으면 되나? 러시아 여행기도 언능 올려주세요. 여행계획짜기 놀이하다가, 님 블로그 글에 자꾸 행선지가 흔들린다는~ㅎㅎ 핵심 노하우도 정리좀 해주시구요.(주문이 자꾸 많아지네)

    며칠은 푸욱~~ 쉬세요.

  12. daybreak-飛렴_
    2006/06/15 18:50 Delete Reply Permalink

    아, 드디어 오셨군요.+_+ 무사 귀환 축하드려요.!! 내일 뵙고 싶은데 다른 일이 있어 못 가겠네요.ㅠㅠ 진짜 아시워요.ㅠㅠ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ㅠㅠ;; 전 18일날 우선 이스탄불로 갑니다.-0-! 여행 다녀와서 다시 블로그에서 뵙죠.+_+

  13. 수정
    2006/06/15 19:42 Delete Reply Permalink

    축하드려요!! 정말 대단하세요!! 축하 축하!!!

  14. mummy
    2006/06/15 19:44 Delete Reply Permalink

    무사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오시기가 멋적은 분'중에 저도 낄것 같네요...

  15. aibi
    2006/06/15 21:59 Delete Reply Permalink

    김남진/내가 봉천동에 4년반동안 살았지요. 앞으로는 어디 동네에서 활동하는가에 따라 걸어서 30분 거리에 살 생각이랍니다. 그동네 갈일 있겠지요.
    행인/러시아횡단열차는 한번 타볼만한 것이기는 하더군요. 속초대포항에서 만원짜리 광어회한마리 오징어 한마리를 먹었는데 그것도 다 못먹겠더군요. 역시 한국 초장이 자극적이네요.

  16. aibi
    2006/06/15 22:05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이미 오늘 버스타고 설악산 입구가서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둘러보았답니다. 그시간엔 일산에서 어머니 감사기도에 아멘소리도 해주고 밥도 먹고 해야된답니다. 잘 다녀오세요.
    리우스/요즘 펄펄 나시더군요. 에너지가 넘치는 님에게 힘좀 받아야겠어요.
    이슬이/내가 그짓말하는거 봤어요? 주왕산 팀은 또 누군가요. 앞으로 볼일 많을테니 원래 가기싫은걸 나때문에 안갔다고 하지는 마세요. 달러도 1달러 짜리로 준비하고 있답니다.

  17. aibi
    2006/06/15 22:12 Delete Reply Permalink

    라니/지금은 한국에 있나보네요. 인도는 지금 우기겠지요. 그 지팡이 한국까지 가지고 왔답니다.
    산오리/감사해요. 조금만 일찍 서둘렀으면 산행 신청하는데 아쉽네요. 일산에 사신다는 얘기는 전에 들었는데 호수공원 산책하다가 만나면 좋겠네요.
    re/영화한편 때리고 오면 되겠네요. 내일 아침엔 머리감지 말고 부시시하게 가야겠어요.^ 이거참 쉬라는 얘기인지 말라는 얘기인지... .^
    비렴/이제 님도 곧 출발이네요. 코스가 겹치니 다녀오면 할 얘기가 많을거에요. 건강히 잘 다녀와요.

  18. aibi
    2006/06/15 22:25 Delete Reply Permalink

    수정/장기여행자가 고향에 돌아와서 어리둥절할때 힘을 불어주는 님의 경험어린 코멘트네요. 호주가는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mummy/3종 선물세트가 아직 덜 끌리시나보네요.^

  19. 노동의길
    2006/06/16 01:28 Delete Reply Permalink

    오! 살아서 돌아왔구나...
    내일 강남쪽에서 집회가 있는데... 시간이 날지 모르것네...
    일찍 끝나면...

  20. Dreamer_
    2006/06/16 03:36 Delete Reply Permalink

    아 근데 질문인데요, 사라예보나 부다페스트 등에서 공연 볼때 꼭 정장을 입어야 하나요.? 여름이라;; 반바지 반팔에 (색깔도 가지각색;;) 앞이 막힌 샌들 비슷한 아쿠아 슈지 하나 신고 갈 예정인데, 그러면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나요.?;; 꼭 정장에 구두가 필요한가요.?;;

  21. 말걸기
    2006/06/16 07:55 Delete Reply Permalink

    건강해 보이시네요. 축하드립니다.

  22. 이슬이
    2006/06/16 10:03 Delete Reply Permalink

    우우. 시러시러.돈 취소!

  23. 뻐꾸기
    2006/06/16 15:28 Delete Reply Permalink

    알엠이랑 저랑 강남 터미날지나서 양평가려고 하는데요, 어디에 계신지 전화를 주세요. 알엠전화번호 아세요? 제 전화번호는 방명록에 남기니 확인하시고 지워주세요

  24. 그로토프
    2006/06/16 15:29 Delete Reply Permalink

    근 일년간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기만 해서 너무 죄송하네요. 무사히 잘 돌아오셨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그동안 꾸미지 않은 간결하고 깔끔한 글들 읽는 재미에 살았는데 쫌 허해지기도 하네요..^^ 건승하십시오

  25. 아이비
    2006/06/17 00:40 Delete Reply Permalink

    노동의길/그래 잘 돌아와서 지금은 일산집으로 왔다. 일산에서 영등포 신촌 광화문으로 나갈 수 있는데 하여튼 내가 상당기간 핸드폰이 없을 예정이니 80년대 식으로 약속을 해야할거 같아. 매모를 다시 남겨주렴.
    비렴/나는 여행복 차림으로 잘보고 다녔는데 비렴은 우아한 드레스를 하나 챙겨가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네요. 그리고 여름 너무 믿지말고 긴팔 긴바지도 하나씩 가져가는게 좋을거 같네요.
    말걸기/감사해요. 님도 조만간 출발하겠네요.

  26. 아이비
    2006/06/17 00:57 Delete Reply Permalink

    이슬이/계속 김치국 마시세요.
    뻐꾸기/님과 알엠님 덕분에 터미널에서 유쾌한 기분으로 일산으로 갈 수 있었답니다. 서울은 혼자 분위기 잡으며 소주먹기는 썰렁한 동네죠.
    그로토프/제가 들은중 최고로 후한평가를 해주시네요.^^ 어떤 한 분이 제 블로그를 보고 재는 왜 맨날 먹는얘기만 쓰냐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오늘 다른 분에게 들었었는데 말이에요.^ 님도 건강하세요.

  27. 노동의길
    2006/06/19 02:11 Delete Reply Permalink

    시간 나면 전화줘 01197183197/ 이번주는 야간이니 낮에 전화하면 받음
    거하게(?) 한잔 하자.

  28. 고양이
    2006/06/19 08:58 Delete Reply Permalink

    우와~ 돌아왔구나... 난 이제사 알았네... 집에 인터넷을 끊은 이후로 보기가 에로워서 그러나... 이제 한국땅에 같이 있는 거네. 나에게 줄 레닌뺏지 하나 남았수? 우왕 나의 new job에 대해서도 얘기해줄겸 함 봅시다. 우와~ 드뎌 왔구만...

  29. 자일리톨
    2006/06/21 16:39 Delete Reply Permalink

    환영한다고 말해야 할지 축하한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암튼 건강하게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안 쓰신 여행기도 계속 써주실꺼죠?~~~:)

  30. aibi
    2006/06/22 08:30 Delete Reply Permalink

    노동의길/3일동안 야간음주수다를 하면서 보냈는데 거하게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하군.
    고양이/괜찮은 뉴잡을 시작하나보네요. 내 직업인 문화백수 이제 슬슬 지겨워지네요.
    자일리톨/어디에서 결혼식 사진을 보았는데 좋아 보이더군요. 빨리 남은 여행기쓰고 블로그 번개 쳐서 만나 서로 축하해주었으면 좋겠네요.

  31. 쿨짹
    2006/06/23 03:38 Delete Reply Permalink

    대단하십니다. ^0^ 푹 쉬세요. 계속 눈팅만하다 덧글 남겨봅니다.

  32. aibi
    2006/06/26 09:05 Delete Reply Permalink

    쿨팩/돌아와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쉬는듯한 느낌이네요. 이제 블로그 해야겠어요.


 

1.

여행548일 맑음

 

일어나 - 밥먹고 쉬다 - 무역상과 대화 - 점심때나와 - 러시아미술관  3시간반보고 - 이삭성당 - 발레극장 찾아 - 저녁 - 대기자 표 삼 - 발레시작 - 앞자리 사진찍는 한국인들 - 걸어 숙소 돌아옴

 

 

2.

- 하루동안 한방에 같이 잤던 무역하는 분과 아침에 대화를 했다. 러시아 경기 푸틴이후로 좋아졌단다. 지금 러시아가 세계1위 석유 수출국이란다. 고유가수출이 푸틴의 높은 인기를 지탱해주고 있는것이다. 무역하는일 통관할때 특히 어렵단다. 이쪽을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단다. 러시아 마피아때문에 여행하기 위험하다고들 하는데 프랑스판 가이드북에서는 러시아마피아는 매우 바빠서 당신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씌어져있단다. 몇만명 된다는 스킨해드들도 실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할 대상은 껄렁해보이는 청년들이다.

- 점심무렵 나왔다. 뿌쉬긴 동상 뒤의 러시아미술관에 들어갔다. 특히 1960년부터 85년까지의 러시아현대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평범한 인물 군상에 대한 느낌좋은 그림들이 즐비하다. 그 소련 정체의 시절에도 예술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나보다. 시장통같이 붐비는 에르미따쥐보다 관람분위기도 좋다. 한귀퉁이에 진짜볼세비키역사라는 짧은 비디오파일이 돌아가고 있다. 70년대 작품인데 편집은 혁명의 순간과 그 이후 중화학공업육성으로 사회주의 성공했다는 스토리다. 이건 별로다.  

- 3시간 반정도 보고 나와 이삭성당으로 걸어갔다. 대표적인 성당이다. 짓는데 40년이 걸렸단다. 이 뻬째르 늪지대에 천여개의 말뚝을 박아 지반공사를 했단다. 그 모형이 성당에 전시되어있다. 성당에 앉아서 지도를 뒤지는데 오늘 백조의 호수 공연하는 곳을 확인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마린스키극장은 암표상이 다 표를 긁어간단다. 걸어서 그 공연장을 찾아가는데 공연은 하는데 표파는데가 없다. 일단 근처 지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하는데 만원넘는돈이 나온다. 이거 참 굶을수도 없고 뭐 살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 시간이 되었다. 공연장 앞에 관광버스들이 줄을서고 서양사람들이 입장을 한다. 들어가 표파는데 없냐고 묻다가 대기자로 줄서 있다가 직원에게 500루블을 주고 표를 받았다. 뒷쪽 자리다. 백조의 호수 공연이 시작된다. 긴 공연이다. 2부에 자기가 백조라는 걸 인식하고 다시 백조로 탈바꿈하는 장을 잘 표현한다. 그런데 앞옆자리 동양인 여행자 발레를 하고 있는데 눈치를 보며 계속 사진을 찍으려고 애를 쓴다. 결국 이를 못견딘 1막끝나고 뒷자리 러시아부부는 가버린다. 두번이나 직원에게 제지를 당했는데도 꾿꾿히 찍는다. 그런데 공연이 다 끝나고 박수칠때는 먼저 가버린다. 나도 신경이 쓰여 백조의 호수 제대로 보질 못했다. 나중에 그들이 서로 말하는데 한국어로 말한다. 볼쇼이 극장인가 어디에선 시작전 핸드폰끄고 사진찍지마라는 맨트를 한국어로도 한단다. 한국인들의 그 무엇이든 찍는 욕구들은 알아줘야한다. 공연자체가 아니라 메모리카드에 집어넣어야 비로소 만족을 느끼는 신인류의 탄생이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입장/ 러시아미술관 150  이삭성당 170  오페라극장백조의호수 500

식사/ 셀러드 고기조림 밥 310 

기타/ 볼펜 5  카드 20

 

총 68300원 = 30달러 1150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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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15:21 2006/06/02 15:21
  1. 행인
    2006/06/02 16:00 Delete Reply Permalink

    메모리카드에 집어넣어야 비로소 만족을 느끼는 신인류의 탄생...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네요...

  2. 고양이
    2006/06/03 10:33 Delete Reply Permalink

    글은 나중에 읽어보고... 러시아에 들어갔네요. 음... 좋겠네... 내 한때 꿈이 발레리나였는데... 신체적, 경제적 조건이 안 되어 꿈을 접었던 그때가 생각나는구먼...ㅋㅋㅋ 이제 한국 들어올 날 카운트다운 들어가는건가? 계속 건강하3~~

  3. aibi
    2006/06/03 17:04 Delete Reply Permalink

    행인/그 여행자는 정도가 심했었지만 저도 디카있을때는 일단 찍고보는 편이지요.
    고양이/그때가 언제인지몰라도 님도 아픈 기억이 있었네요. 오늘 밤 기차로 바이칼도시 이르쿠츠크로 갑니다. 77시간정도가서 새벽 두시에 내리는데 기차역 대합실에서 몇시간 앉아있어야 할 거 같네요.

  4. 뻐꾸기
    2006/06/08 14:42 Delete Reply Permalink

    트랙백 건 거 보이시죠? 블로그 투 블로그 바톤을 아이비에게로 넘깁니다. 일이주일쯤 있다가 이어서 다른 블로거를 소개하는,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일이랍니다.

  5. 한판붙자!!
    2006/06/12 15:55 Delete Reply Permalink

    아~~~악!
    바이칼엘 갔단 말이쥐여!!
    신혼여행 때 가보려고 기를 쓰다가 절대 열흘안에 어찌 해볼 도리가 없어 결국 포기했던 그곳을~
    좋겠다. ... 쳇!!

  6. aibi
    2006/06/15 14:19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아니 한국에 적응할 지 어떻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제가 회를 사주는게 아니라 님에게 종로 김떡순을 얻어먹어야겠어요.-_-
    한판붙자!!/그건 정보의 부족이네요. 하바로브스크 경유해 이르쿠츠크 도착하는 비행기 타고 바이칼보고 열차타고 블라디에서 배타고 충분히 열흘에 올수 있는데 말이에요. 마음을 곱게 쓰셔야 바이칼이 다시 손길을 줄지 모르는데 음... .


 

1.

여행547일 맑음

 

아침식사 - 사람들과대화 - 러시아복지상황 - 나와 - 기차역 - 모스크바행기차 예매 - 비쌈 - 전화카드 - 집에 겨우전화 - 시의 날 퍼레이드 - 위치잡고 - 봄 - 숙소 들어옴 - 감기때문에 쉬기로 - 밤 - 두학생과 같이 야경보러나감 - 택시 - 불꽃축제 - 다리올려짐 - 택시 - 숙소

 

 

2.

- 어제 저녁 숙소에서 보드카를 함께 마셨다. 먹을만한 보드카 한병이 만원정도한단다. 오늘아침식사때는 사업상 이곳에 온 세명과 아침을 먹었다. 내가 일년반 여행했다니까 프리젠테이션 하러온 직원 놀라면서 말한다. 자기 회사에 한명 직원뽑는데 200명이 몰렸단다. 3개월만 비워도 도태될거란다. 그들을 인솔할 가이드가 왔다. 8년을 여기서 살았다는데 러시아여성과 동거 혹은 결혼을 했나보다. 이 가이드에게 몇가지 물어보았다.

- 러시아는 기초복지제도가 아직 탄탄하단다. 탁아소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를 맡길수있단다. 게다가 아버지부재 미혼모 실업등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면 무료란다. 병원도 무료고 대학교도 무료이고 장학금이 나온단다. 이렇기에 살인적인 인플레와 저임금에도 사람들이 살아간단다. 어려워진 점은 사정으로 집을 팔았을경우 임대료가 비싸단다. 보통 뻬째르사람들 월급이 500불정도 하는데 임대료가 300불이란다. 교육부분도 외국인들이 수업료를 내고 많이 들어오면서 현지인도 수업료를 내는 상황이 일부 발생하고 있단다. 그래서 공부를 잘해도 입학을 못하는 경우가 생겨난단다. 여성문제의 경우 수십년동안 사회주의 남녀평등 정책으로 여성이 더 드러나고 실수가 많은 남자는 잔소리를 듣고 이혼을 당한단다. 

- 오늘은 일년에 한번있는 도시의 날이다. 넵스키대로에서 오후에 퍼래이드가 있다. 우선  모스크바가는 기차표를 예매해야한다. 한 기차역 창구에가서 가는 날짜와 시간을 적은 쪽지를 내보이니 그냥 없단다. 옆 창구에가니 여기는 좀 친절하다. 그시간대 전후로 두기차를 적어준다. 하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3등석 플라취카르타 달라고하니 없단다. 할 수 없이 이등석 쿠페를 달라고 하는데 가격이 6만원이 넘는다. 하루밤 가는데 이거 너무 비싸다. 러시아는 배낭여행으로는 적합한 곳이 아니다.

- 집에 전화를 해야한다. 핸드폰 파는곳에서 인터네셔널 폰카드를 판단다. 사서 공중전화에서 수차례 시도끝에 전화를 했다. 퍼레이드는 아직 안하고 있지만 구경나와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넵스키 대로가 미어터진다. 나도 역부근 적당한 장소에 섰다.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저기 연예인 하나 오는지 카메라들이 몰려든다. 행진은 두시간 반 동안 끓임없이 이어진다. 상업 스폰서 후원의 화려한 퍼레이드도 있지만 보통은 발랄한 청소년들과 뻬째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행진도 이어진다. 청소부 환경미화원들의 행진이 인상적이다. 크게 만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행진하고 그뒤에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노래가 나오면서 꽃으로 우거진 쾌적한 도시 조형물이 나오고 작은 청소차들이 뒤따른다. 청소노동자들 당당하게 행진한다. 맨마지막 차가 소방차들인데 차 위에서 불쇼를 하고 물을 뿌린다. 대로변의 사람들 큰 환호와 관심을 보인다. 엄청난 인원이 행진을 한다. 아마 구경하는 사람들도 한번씩은 퍼래이드에 참여했었을거 같다. 자기가 한번 참여해보면 관심이 달라진다.

- 행진이 끝났다. 근처 큰 서점에 들어가는데 한쪽 카페공간에서 포토샵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행진에 상관없이 교육에 열중한 모양이다. 기침때문에 작은 꿀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감기가 게속 되고 있어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유학생 둘이 밤 불꽃축제와 다리 올려지는 거 구경하는데 같이 나가자고 한다. 같이 나왔다. 러시아에는사설택시들이 많단다. 모스크바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 100루블에 흥정을 한다. 겨울궁전 앞 강둑에 도착했다. 12시가 되었는데 이미 불꽃을 쏘아올리고 있다. 불꽃이 규모는 작은데 다양한 모양을 연출한다. 1시반부터 이 네바강의 다리들이 큰 배가 지나가기위해 10분간격으로 차례로 열린단다. 이게 유명하단다.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중간의 다리가 들려진다. 뭔가 닫힌것이 열린다는 것은 기분좋은 느낌이다. 다음 다리는 끝쪽부분이 묘하게 들려진다. 다리위에 있단 가로등도 기울어진다. 괜찮은 볼거리다.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간식/ 주스 35  티3잔 45  위스키215 캐밥센드위치 50  꿀 맛살 70

기타/ 전화카드 100

 

총 44000원 = 30달러 515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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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14:40 2006/06/02 14:40
  1. 뻐꾸기
    2006/06/05 18:04 Delete Reply Permalink

    보드카.... 맛있겠다. 저도 어디로 가고 싶어져요. 저는 도태되는 것보다 돌보아야 할 아이들때문에 못 떠난답니다. 떠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이 자라면 제 몸과 마음이 한참 줄어들어있겠지요.

  2. aibi
    2006/06/15 14:12 Delete Reply Permalink

    뻐꾸기/아이들이야 남편이 돌보면 되죠. 가고 싶으면 남편에게 육아의 기회도 좀더 줄 겸 계획을 짜보세요. 이러는게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도 훨씬 교육적이지 않을까요. 비육아경험자의 용감한 한마디였습니다.~


 

 

1.

여행526일 맑음

 

감기걸림 - 약빌려먹고 - 밥먹고 샤워 - 넵스키대로 - 물사고 - 슈퍼 - 스킨헤드만남 - 페리타는곳 - 여름궁전도착 - 날씨좋음 - 아랫정원 - 궁전앞 분수대 - 금떡칠 - 분수들 - 화장실 - 궁전입장 - 화려한 방들 - 다시 정원 분수들 - 배타고 돌아옴 - 에르미따쥐 - 한시간보고 - 넵스키대로 - 5인조 소매치기단 - 볼쇼이잘 - 새로운시도 - 숙소 돌아옴 - 모스크바교환학생 - 직장인들

 

 

2.

- 아침에 일어나는데 완전히 감기에 걸렸다. 감기 한번걸리면 최소 일주일은 가는데 걱정이다. 일하는분에게 감기약있냐고 물어 타이레놀 두알을 받았다. 오늘 날씨가 좋다. 여기서 30키로 떨어진 여름궁전에 다녀와야겠다. 여름궁전가는 패리는 겨울궁전 뒤편 강둑에서 출발한다. 숙소를 나와 냅스키대로를 따라 걸었다. 궁전광장을 접어드는데 검은옷 차림의 두남자가 앞에서 걸어온다. 선그라스를 꼈는데 보아하니 스킨헤드다. 정수리부근만 일자로 머리를 남긴 스킨헤드다. 나를 보더니 차이나 스트러글 투쟁이라고 영어로 말한다. 그냥 지나쳤다. 스킨헤드들은 한둘일때는 덤비지 않는단다. 

- 페리를 타고 30분을 달려 여름궁전에 도착했다. 이것은 표도르1세가 별장으로 세운곳이다. 왕이 건축에 관심있으면 백성이 피곤한데 내가 한때 열광했던 이종격투기 러시아탑팀 소속 효도르와 비슷한 이름의 이 왕 각 건물의 위치까지 지시했단다. 걸어 궁전으로 들어가는데 앞 분수가 멋지기는 하다. 볼쉬오이 분수라는데 스웨덴과 싸워 승리한 기념분수다. 이 분수 맨중앙에 사자입을 찢는 삼손상이 있다. 그런데 이 삼손상 머리가 나보다 짧다. 머리가 짧으면 힘이 안생긴다는데 그래도 사자 입정도 찢을 수준은 되나보다.  이 사자입에서 20미터 높이의 물줄기가 뿜어져나온다. 이 분수들 어디서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상류에서 물의 낙차를 이용한 무동력 분수란다. 이 상들은 다 번쩍이는 금으로 떡칠을 했다. 종로에 김떡순이 있다면 빼째르에는 금떡칠이 있다.

- 넓은 정원에 각종 분수를 보고 화장실 찾아 헤매고 나니 궁전입장하는 줄이 줄어들어있다. 비싼 외국인 입장료를 내고 궁전안으로 들어갔다. 여기도 방마다 금떡칠이다. 다시 궁전을 나와 걷는데 옆에 한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소년이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머라고 하는데 아마나에게 욕을 하는거 같다.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흘끔흘끔보면서 욕을 한다.  이곳에 많은 수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보인다. 중국말이 원래 시끄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중국인들 거리낌없는 특유의 중화사상도 느껴진다. 중국도 한중심하고 러시아도 한중심하니 이게 마찰이 생길수 밖에 없다. 한편으로 중국상품들이 러시아에 진출하면서 실업문제를 겪는 러시아청년들에게는 공격적인 감정표출로 드러나는거같다. 물론 이 러시아 청년들이 중국인과 한국인을 구분하지는 못한다.

- 남은 분수들을 돌아보았다. 이 여름궁전의 하이라이트는 정원 속의 분수들인거 같다. 표도르때 이곳에서 몇칠간 계속 파티가 이어지곤 했단다. 백야시기 와인한잔 들고 멈추지않는 분수들을 둘러보면 좋을거 같다. 이제 돌아가야한다. 패리를 타고 돌아와 에르미따쥐 미술관에 입장했다. 한 시간 동안 3층을 둘러보았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미술들이다. 객관적인 미술보다는 자신의 인상을 표현하려고 했던 모네 르노와르등의 인상파작품들 그 이후 고호 고갱등의 후기 인상파 작품들 야수파 입체파로 불리는 마티스 피카소의 작품들이 널려있다. 마티스의 5명이 손 붙잡고 원을 만들고 있는 그림은 미술교과서에 나왔었던거 같다.

- 미술관을 나와 다시 넵스키대로로 접어들었다. 혼잡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옆에서 따라붙 느낌이 심상치않아 건널목에서 뒤의 가방을 확인하니 지퍼가 열려있다. 옆을 보니 다섯명의 남자다. 이들의 얼굴을 째려보고 있으니 한 남자가 원래 수법인지 일본어 가이드북 사지않겠냐고 너스레를 떤다. 내 가방에 있던 그냥 나눠주는 미술관지도를 돌려받았다. 이 오인조 소매치기단 얼굴에 여유들이 넘친다. 이 넵스키 대로를 3일째 왔다갔다 하는데 경찰 한명이 없다. 혼잡하겠다 넵스키대로 소매치기의 천국대로다. 이 5인조 가다가 다른 백인여행자커플에게 가이드 북 사라고 혼을 빼놓으면서 또 디카나 지갑을 노린다. 여기 현지사람들 보고도 그냥 지냐쳐간다. 관광지 뻬째르다.

- 어제 예매해둔 표를들고 연주회장으로 들어갔다. 큰 상들리제가 불을 밝히는 고풍스러운 연주회장이다. 사람들이 들어차고 연주가 시작된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먼저하고 클레식 드럼 솔로와 협연이 이어진다. 그다음 첼로 솔로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 협연이다. 느낌으로는 동유럽과 같이 베토벤 몇번 뭐 몇번 같은 기본 레퍼토리가 아니라 실험적인 시도가 많이엿보여서 새롭고 더 나은 느낌이다. 그건 다른말로 청중들이 그걸 요구한다는 말이기도 한거 같다. 이 뻬째르 러시아 문화예술을 느끼기에는 적합한 도시다. 그러니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고 소매치기들도 모인다.

- 숙소로 돌아왔다. 모스크바 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와 대화를 했다. 인터넷정보보안관련해서 프리젠테이션 한다는 두 회사원과도 인사를 했다. 온김에 관광도 한단다. 한국인 가이드가 오기로 했단다. 타이레놀을 한알더 먹었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이동/ 여름궁전 패리왕복 400

입장/ 여름궁전 공원 150  여름궁전안 220  볼쇼이필하모니 티켓 180

식사/ KFC치킨 두조각 80

간식/ 물 23  빵 셀러드 과자 초코바 72

 

총 67800원 = 30달러 1125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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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18:04 2006/06/01 18:04
  1. 사막은
    2006/06/02 01:40 Delete Reply Permalink

    10년전쯤 제가 갔을 때도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중국인 나빠라며 혐오스런 표정으로 한 아주머니가 지나가더군요. 어찌나 민망하던지..

  2. aibi
    2006/06/02 04:47 Delete Reply Permalink

    사막은/10년전이면 러시아여행 초창기 세대군요. 그때는 모르겠지만 뻬째르는 이제 완전한 관광지가 된거 같아요. 여기 모스크바가 훨씬 사람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으네요.


 

1.

여행545일 흐림 비

 

일어나 아침먹고 - 몸 축늘어짐 - 한잠더자고 - 점심무렵 나와 - 넵스키대로 - 우산사고 - 뿌쉬킨동상 - 볼쇼이잘 예매 - 피의사원 - 네바강건너 - 순양함 오로라호 - 베드로 사원 성체 - 벳머리모양 등대 - 맥주한잔 - 카레이리 만남 - 대화 - 헤어져 돌아옴 - 넵스키대로 - 역근처 식당 - 슈퍼 도시락면 - 숙소 - 감기기운

 

 

2.

- 아침 9시에 밥먹으라고 깨워서 일어나는데 몸이 축축 늘어진다. 같은 방 유학생도 같은 증상이다. 이 뻬째르스부르크라는 도시 이름이 늪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이곳 뻬째르는 표도르1세의 야심찬 지시에 의해 세워진 계획도시란다. 1703년부터 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는데 전국 각지에서 건축노동자들이 소집되었고 돌등 건축재료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도 도입했단다. 18세기 러시아작가 뿌쉬긴은 이곳을 배경으로 소설이나 산문을 썼는데 이 뻬째르를 빗대어 뼈위에 건설된 도시라는 표현을 썼단다. 실제 이 습한 늪지대 땅과 혹독한 기후조건 속에서 수천의 건설노동자들이 이질이나 콜레라로 죽어나가면서 세운 도시가 이곳이란다. 2차세계대전시 독일나찌군의 봉쇄시기에도 100만명의 병사와시민이 죽었단다. 이 하루에도 세번이 바뀌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늪지대가 인간 내면의 심리를 포착하는 뿌쉬긴이나 도스트에프스키의 소설에 영향을 주었나보다. 이 두 작가의 책은 가지고는 있다. 

- 밥 먹고 한잠 더자고 점심무렵 일어났다. 이제 나가보자. 다시 넵스키대로로 접어들었다. 우산을 사야겠다. 지하도 작은 잡화가게에 가서 쟈드라 스부이쩨라고 인사하고 우산을 손으로 가리켰다. 제일싼게 250루블 한국 돈으로 8천원이 넘는다. 사야지 별수없다. 이 우산 튼튼하게 만들기는 했다. 대로 중간에 골목길로 들어서 걸으니 러시아미술관이 나오고 그 앞에 뿌쉬긴 동상이 있다. 저쪽으로 가면 뿌쉬긴 박물관이 있고 대로쪽에는 뿌쉬긴이 부인의 연적과의 결투뒤 총맞아 죽던날 아침에 레모네이드를 먹었다는 카페가 있단다. 그 카페 지금은 레모네이드 안판단다. 옆의 볼쇼이잘이라는 연주회장이 있다. 들어가 공연일정을 확인하는데 영어는 없다. 줄을 서서 겨우 내일 저녁하는 표를 예매했다.   

- 지도을 보면서 걸어 피의성당에 입장했다. 1881년 혁명그룹 인민의 의지파에 의해 폭탄테러로 그당시 황제가 이곳에서 중상을 입고 결국 사망했단다. 이 황제의 뜻을 기리는 성당이란다. 건물안 전체가 모자이크화로 덮여있다. 한쪽편에 푹 파인곳이 황제가 당한곳이다. 러시아는 외국인은 내국인의 몇배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비싼 입장료가 아까워 한참을 구경하고 나왔다. 강가로 나왔다. 네바강이 흐른다. 다리를 건넜다. 오른쪽 강가를 걸으니 러시아혁명의 신호탄을 쏘았던 순양함 오로라호가 보인다. 수천톤급의 야무진 배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죽 그곳에 정박해있다.

- 다시 걸어 베드로성당과 성체쪽으로 왔다. 표도르1세때 처음으로 세운게 이곳인데 지금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하고있다. 베드로성당 맞은편에 현대조각인데 표도르1세의 앉은자세 동상이 있다. 이 동상 위엄있고 근엄한 스타일이 아니라 표도르1세가 세상을 관조하는듯 앉아있는 모습니다. 한 아줌마가 이 동상 무릎에 앉아 사진포즈를 취한다. 몇 분 계속 봤는데 아줌마들만 이 동상 무릎에 앉는다. 저 뒤쪽 성체는 만들자마자 정치감옥으로 쓰였단다. 고리끼 젊었을적 도스트에프스키 트로츠키등이 각각 다른시기에 이곳에서 감옥살이를 했단다.

- 다시 작은 다리를 건너 독특한 모양의 등대앞에서 비싼 생맥주 한잔을 마시고 걸어가는데 한 동양얼굴의 여성이 나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나도 인사를 하는데 자기 모스크바산다고 한국에 5개월 갔었다고 떠듬떠듬 한국말로 말한다. 러일전쟁시기에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카레이스키의 후손인가 보다. 여자가 자기는 카레이리라고 하는거 같다. 한 노천카페 의자에 같이 앉았다. 맥주 한캔을 사서 주고 대화를 하는데 이 여성 나무젓가락 두개를 머리뒤에 비녀처럼 꼽고 있다. 계속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인상을 보인다.

- 이 카레이리 나이가 스물일곱인데 얼마전 40대 초반 한국농민과 결혼에 한국으로 왔단다. 강원도 모 지역에서 5개월을 사는데 남편과 같이 오토바이타다가 사고가 나서 남편이 크게 다쳤단다. 하여튼 다시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데 그게 잘 안되나보다. 이 카레이리 한국농민 과 결혼하기전에 59살 러시아남자와 결혼했었단다. 그러다 헤어지고 한국농민 만나면서 이 얘기를 했는데 강원도농촌총각 상관없다고 말했단다. 계속 나에게 같이 다니자 내일 만나자고 도와달라는 뜻을 품어 말하는데 내가 그럴 처지가 아니다.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 다시 넵스키 대로를 따라 숙소쪽으로 걸었다. 먹는 문제가 스트레스다. 역근처에 가니 대중적인 식당하나가 보인다. 맨위의 90루블짜리 매뉴를 손으로 가리키니 고기빵에 밥을 떠서 전자랜지 돌리고 거기에 샐러드 추가해서 준다. 맛은 없는데 그나마 든든하기는 하다. 식당을 나와 걷는데 작은 상점에 팔도도시락사발면과 술안주용 멸치를 판다. 칼슘의 왕 멸치를 먹어봐야겠다. 숙소로 돌아왔다. 이 축축한 도시에 리듬이 깨졌는지 목이 잠기고 감기기운이 몰려온다. 요르단에서 여행자에게 받은 하나남은 조제한감기약을 입에 털어넣었다. 여기 책꽃이에 있는 20세기 세계사책을 펼쳐들었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입장/ 피의성당 170

식사/ 고기빵 밥 셀러드 세트 90

간식/ 맥주 120  도시락사발면3개 58  멸치 22

기타/ 우산 250

 

총 53700원 = 30달러 710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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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16:42 2006/06/01 16:42

1.

여행544일 흐림비

 

새벽3시국경도착 - 짐검사 - 러시아입국수속 - 다시출발 - 이른아침 뻬째르 도착 - 환전 - 전화카드 - 일본인 - 걸어 역쪽으로 - 출근시간 - 한인민박 전화 - 그냥 가기로 - 찾아감 - 아침먹고 - 화가주인 180년된집 - 넓은 침대 - 한잠 - 12시반 - 나아 냅스키대로 - 바람 비 - 우산 망가짐 - 겨울궁전광장으로 - 뼈위에 세운도시 - 궁전광장 도착 - 피의일요일 혁명의 광장 - 에르미따쥬 미술관 - 입장 - 300만점 - 지도체크하며 2층 - 유명한 미술가들 - 돌아나옴 - 냅스키대로 - 카잔스키사원 - 시비의 몸짓 - 숙소 돌아옴 - 사발면 냄새 - 한국청년들

 

 

2.

- 새벽3시쯤 되었나. 러시아국경에 도착했나보다. 경찰과 개가 버스로 들어오더니 훝고 지나간다. 그다음에 승객들 다 내려서 입국심사건물에 들어갔다. 입국은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빼째르 모스크바 간다고 한마디 했다. 영어는 안통한다. 도장을 받고 배낭을 다시 버스에 집어넣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3시반쯤부터 동이 트기 시작한다. 창으로 안개에 싸인 러시아 새벽풍경을 감상했다.

- 이른 아침 뻬째르에 도착했다. 일단 10달러를 루블화로 바꿨다. 어디나 그렇지만 터미널환전소라 환율도 안좋고 커미션도 많이 붙인다. 유료화장실에 갔다가 전화카드를 샀다. 저기 한 일본인이 보인다. 이친구 모스크바에서 안자고 밤차로 여기와서 다시 오늘 밤차로 탈린간단다. 돈을 아끼는건지 몰라도 초스피드 러시아여행이다. 뻬째르 변두리의 한 싼 숙소를 알려준다. 그런데 전철을 타야하고 내려 10분은 걸어야한단다. 어떻게 하나 중심가 한인민박을 갈까 이 싼 숙소를 찾아가 볼까. 일단 터미널을 나와 역쪽으로 걸어갔다. 아침 출근시간이다.

- 지하철역까지 왔다. 한인민박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몇번 시도끝에 전화 연결이된다. 그런데 하루에 30달러란다. 25달러로 알고 있었는데 올랐다. 알려준데로 찾아갔다. 건물밖은 허름한데 안은 미술액자들로 가득찬 집이다. 이집 주인은 화가인데 한국에가고 없단다. 이집 180년된 목조건물이라는데 제정러시아시절에는 한 장군이 건물전체 주인이었다가 러시아혁명이 일어나면서 분할되어 10명의 주인이 생겼단다. 땅은 정부소유인데 집은 매매를 할수있단다. 건물외관을 고칠려면 시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그게 어렵단다. 여기 대부분집들이 외관은 시가 투자를 안해 지저분한데 안은 각자가 고쳐 깔끔하단다. 두 한국학생들과 아침을 먹었다.

- 한잠자고 거리로 내려왔다. 넵스키대로로 접어들었다. 서울의 종로와 같은 중심거리다. 비가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그러다 우산살 하나가 더 삐져나온다. 결국 우산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커브를 도는데 저기 중앙에 기둥이 있는 넓은 광장이 보인다. 여기가 궁전광장인가 보다. 이 광장에서 1905년 1월 짜르군대에 의해 많은 민중이 학살되었던 피의일요일 사건이 있었다. 또한 이곳은 1917년 2월 배급을 기다리다 더 이상 줄 빵이 없다는 말에 분노한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켜 짜르체제를 붕괴시킨 2월 혁명의 광장이었고 1917년 9월 근처 스몰늬 대학에 뻬째르 노동자병사 소비에트 본부가 구성되고 볼세비키 무장봉기 노선이 체택되면서 순양함 오로라호의 발포를 시작으로 혁명군이 이 광장을 달려 겨울궁전을 접수했단다. 소비에트의 역사를 상징하는 광장이다. 오늘은 비바람세차게 몰아치는 한적한 광장의 풍경이다.

- 추워서 궁전으로 들어가야겠다. 이 궁전과 부속건물에 에르미따쥐 미술관이 있다. 광적인 미술수집가였던 여제 예까째리나2세가 사들인 300만점의 미술품이 전시되어있단다. 300만점이면 한 점당 1초씩만 봐도 5년이 걸리는 양이란다. 1941년부터 44년 걸친 독일군의 이곳 뻬째르 900일 봉쇄시에 이곳의 민중들은 굶어죽어가면서도 이 미술품들을 보호했고 탈출로가 만들어졌을때 미술작품들부터 도시밖으로 옮겼단다. 이 작품들을 팔면 러시아전체가 몇년은 먹고 산다는데 실제 혁명정부 초기에 재정확보를 위해 조금 팔았단다. 오늘은 19세기 작품이 전시된 2층만 보기로 했다.

- 여길 그냥 돌아다녔다가는 길을 잃고 헤맬수가 있다. 지도를 달라고해서 방번호를 확인하며 돌아보았다. 그동안 그림책으로만 알던 유명한 화가들의 진품들이 즐비하다. 램브란트의 세밀화들이 특별전시되고 있고 루벤스와 다빈치의 작품들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이 궁전건물 인테리어 자체가 미술품이다. 2층 대충 훝어보는데 3시간이 걸린다. 1층은 이집트등 고대유물들이다. 국제학생증을 제시하면 공짜다. 오늘은 그만보자.

- 다시 냅스키대로를 따라 돌아오다가 로마유적같은 까잔스키 사원에 들어갔다. 날씨는 어느새 해가 살짝 비추고 있다. 사원을 보고 공원 옆문으로 나오는데 두 청년 중의 한 청년 시비의 몸짓을 보인다. 못본척하고 그냥 지나쳤다. 숙소로 돌아오다 슈퍼에서 러시아사발면 두개를 샀다. 숙소 근처 한 지하식당에서 쉬아르마인가 꼬치구이와 빵 맥주한잔 먹는데 7천원이 넘는 돈이 나온다. 여기 식당에선 못사먹겠다. 숙소는 아침만주고 부엌은 쓸수 없단다. 먹는문제가 여행하는데도 중요한데 이거 고민이다.

- 숙소에는 노보라는 러시아도시에서 유학하는 한학생과 역시 러시아어과인데 20일예정으로 여행온 학생이 묵고 있다.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친구들 말로는 스킨헤드족들 열댓명씩 몰려다니는데 멀리서도 눈에 띄인단다. 그러면 상점같은데서 살짝 피해주는게 좋단다. 스킨헤드들은 남녀 가리지 않고 때린단다. 내가 묵는 도미토리방 침대는 킹사이즈 규격이다. 탈린 3층침대에서 안락한 1층 침대로 바뀌었다. 저쪽벽에는 병풍같은 동양화가 걸려있다. 오늘 잠이 잘 오겠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식사/ 쉬아르마 꼬치구이 빵 맥주 220

간식/ 주스 빵 55  사발면 두개 20

기타/ 거주등록증대행 30달러

 

총 69800원 = 60달러 295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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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15:18 2006/06/01 15:18

 

1.

여행543일 흐림 비

 

8시반일어나 - 샤워 - 라면먹고 - 냄비 부엌에 놓아두고 - 전기곤로 아줌마 주고 - 인터넷 - 배낭매고 나옴 - 버스터미널 - 배낭맡기고 - 쇼핑상가 인터넷 - 여행사 비자받고 - 남은돈 유로로 역환전 - 극장 한국식당 - 피씨방 - 검색 - 터미널로 - 대합실 - 버스탐 - 러시아어 입국카드

 

 

2.

- 오늘 아침 먹거리 남은게 라면두개다. 그걸 터키에서 산 코팅냄비에 마지막으로 끓여먹었다. 그리고 이 냄비를 이 부엌 싱크대 밑 다른 냄비들과 함께 두었다. 근 세달동안 나의 입을 만족시켜준 냄비다. 특히 밥지을때 바삭한 누룽지가 만들어지는게 일품이었다. 처음 여행 몇달하면서 인생에서 필요한것이 65리터 배낭안에 다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 코팅냄비는 이 냄비하나로 먹는 것도 별 부족함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한국까지 가져가서 상징물로 간직하자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짐을 가볍게 할 때다. 냄비를 가열시켰던 무거운 전기곤로판 그동안 매일 마주친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가방과 함께 드렸다. 이제 이동할때 손 하나가 자유로워졌다.

- 일단 버스터미널 짐보관소로 가서 배낭과 지팡이를 맡겼다. 피씨방에서 한시간 검색하고 비자 받으러 여행사에 갔다. 드디어 러시아비자를 받았다. 이 한달짜리 러시아 관광비자 스티커 받는데 일주일을 기다린 셈이다. 에스토니아 돈이 좀 남는다. 환전소에 갔는데 러시아 루블로는 안된단다. 45유로를 만들고 오늘 쓸 몇천원 돈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화장실 갈 잔돈은 남기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관 한국식당에 가서 다른 종류의 김밥을 손으로 가리켰다. 나오는데 이건 소고기김밥이다. 이집에서 야체 생참치 소고기김밥을 먹어보았는데 생참치김밥이 그중 최고였다.

- 다시 쇼핑센터 지하 피씨방 가서 3시간 동안 검색을 했다. 이제 배낭찾을 시간이 되었다. 터미널로 가서 배낭을 찾고 대합실에 앉았다. 10시가 넘었는데도 밖은 아직 환하다. 6월말부터 8월까지 이 지역의 백야기간에는 저녁노을이 바로 아침 여명으로 바뀐단다. 생각만해도 신비스럽다. 버스 탈 시간이 되었다. 승객들이 많다. 운전사 러시아입국카드를 쓰라고 주는데 좌석에 앉아서 보니 다 러시아 씨릴 알파벳뿐이다. 영어가 없다. 러시아의 그 어떤 거만함이 느껴진다. 들어올려면 배워서 오라는 얘기다. 운전사에게 가서 영어로 된거 있냐고 물으니 없단다. 이 친절한 운전사 바쁜와중에도 항목 하나하나 뭔지 설명해준다. 집중해서 듣고 있다가 앉아서 바로 기입했다.

- 버스가 출발한다. 한 아줌마하고 같이 앉다가 순발력있게 뒤의 빈자리에 앉았다. 창밖을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다.

 

 

3.

1리투아니아크론 = 80원

 

이동/ 탈린-뻬째르 315

식사/ 김밥 40

기타/ 배낭보관 25  인터넷 45  화장실 8

 

총 34800원 = 435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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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1 04:18 2006/05/31 04:18
  1. 김철호
    2006/05/31 15:05 Delete Reply Permalink

    언제 오셔? 아니 4월달에 온다구선... 눈빠지겄네...

  2. aibi
    2006/05/31 22:06 Delete Reply Permalink

    김철호/내가 언제 4월에 간다고 했나요. 4 5 6월에 간다고 했죠. 요즘 님이 육아와가사에 집중하는지 별 소식 안들려오데요. 이제 보름남짓이면 갑니다.


 

1.

여행542일 맑음

 

8시반 일어나 샤워 - 감자국 밥 - 남은밥 담아두고 - 배낭꾸리고 - 화창한 날 - 버스터미널 찾아 - 뻬째르행 예매 - 돌아와 - 성외곽 - 국립도서관 - 물어 - 성찾음 - 전망대 - 내려와 - 역 - 재래시장 - 피씨방 - 걸어 - 극장 - 매치포인트 - 한국식당 생참치김밥 - 숙소

 

 

2.

- 탈린와서 계속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었는데 오늘 모처럼 화창하다. 여행자에게는 화창한 날씨가 필수적이다. 날씨에 따라 기분도 달라진다. 밥을 해먹고 자전거여행 떠나는 미국남매와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도착했던 버스터미널을 찾아 걸어갔다. 탈린에서 빼째르크부르크행 버스는 하루에 여러차례 버스가 있다. 기차도 있는데 지금은 운행을 안한단다. 밤 11시 40분 버스가 이른바 직통버스다. 내일밤 버스티켓을 예매했다.

- 구시가지 외곽도로를 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지도에 나온 성을 찾아헤매다 비슷한 곳에 들어가 물으니 여기는 국립도서관이란다. 으리으리하게 해놓았다. 결국 찾았는데 그제 갔었던 곳이다. 좁은 동네다. 전망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기차역으로 내려갔다. 역뒤 쪽에 재래시장이 형성되어있다.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불가리아 소피아 시장의 느낌이다. 여기를 진작알았으면 대형슈퍼에서 안사고 이곳에 왔을텐데 아쉽다. 봉천동 살때도 낙성대 가는 쪽의 작은시장이 내 산책코스였었다. 재래시장쪽 슈퍼와 대형슈퍼의 상품가격을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싼 곳에서 물건을 샀었는데 이건 굳이 돈때문만이 아니다. 이런 생활의 묘미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 구시가지를 밖으로 한바퀴 돌아 극장으로 왔다. 미션임퍼셔블3과 매치포인트 둘중 견주다가 매치포인트를 보기로 했다. 우디알랜 감독영화인데 포스터는 그전 영화들과는 달리 젊은 두남녀 주인공이 분위기를 잡고있다. 낮시간이고 잘팔리는 영화가 아니라 그런지 관객은 거의 없다. 영화는 주인공 남자의 아슬아슬한 애정행각을 다루며 우리의 가슴속에있는 죄를 들추어낸다. 애로스적인 사랑은 결국 총에 의해 박살나버린다. 그동안 봐왔던 우디알랜이 직접 출연하는 코믹풍자적인 영화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다. 자막없이도 그런데로 잘봤다.

- 영화가 끝났다. 극장 안에 있는 한국식당으로 갔다. 매뉴에서 조금더 비싼 김밥을 손으로 찍었다. 조금뒤에 가져오는데 이거 생참치김밥이다. 냉동참치를 해동시킨건지 몰라도 맛이있다.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3.

1에스토니아 크론 = 80원

 

잠/ 돔 215

입장/ 영화 매치포인트 60

식사/ 김밥 40

간식/ 빵 주스 22  빵 7

기타/ 인터넷 25

 

총 29600원 = 370 에스토니아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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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0 14:59 2006/05/30 14:59
  1. 수정
    2006/05/30 15:13 Delete Reply Permalink

    중간에 바이칼 호수 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사진을 보니 아주 멋있더라구요. 그리구 7~8일 기차만 타고 가는것도 영.. 멀미날거 같아요 ㅠㅠ 마지막 여행지인데 그래도 볼수 있는건 다 보고 오는게 좋지 않겠어요? ^^ 한국 들어오면 아시죠? 보고 싶어도 보러 가기 힘들거든요~

  2. aibi
    2006/05/31 00:22 Delete Reply Permalink

    수정/안그래도 오늘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일이 바이칼 근처 도시 이르쿠츠크가는 기차표예매였답니다. 3등석 윗층침대라는데 기차표사는게 아주 힘들더군요. 비오는 붉은광장 가볍게 보고왔답니다. 3일밤에 열차타니 7일 낮쯤에는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겠네요. 한국 돌아가면 가끔씩 도서관이나 대형서점가서 가끔씩 호화양장본 여행책들을 우아하게 넘겨볼 생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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