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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5호>[사회주의노동자정당을 함께 만듭시다!] 여성주의와 사회주의는 여전히 불행한 결혼일까?

 

[사회주의노동자정당을 함께 만듭시다!]

 

여성주의와 사회주의는 여전히 불행한 결혼일까?

 
1970년대에서 1980년 초를 관통하는 시기, 시민권운동을 기반으로 한 1세대 여성운동과 달리 1960년대 급진적이고 개인적인 실천을 강조하는 2세대 여성운동이 활발해졌다. 그러면서 기존의 맑스주의가 여성문제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하는 부적합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활발해졌다. 그때 나왔던 ‘불행한 결혼’이라는 수식어는 현재까지도 여성해방과 계급해방의 결합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로 남았다. 사노위는 그 ‘불행한 결혼’을 ‘평등한 동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 또한 과제로 삼으려는 노력으로 투쟁중이다.
 

불행한 결혼

 
하이디 하트만(Heidi Hartman)은 「마르크스와 페미니즘의 불행한 결혼: 더 진보적인 결합을 지향하며」에서 좁은 페미니즘만으로 또한 경제적 마르크스주의만으로 현대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고 썼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각기 체제적 성격으로 현대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본주의 철폐가 가부장제의 철폐로 직결되지 않고, 가부장제의 철폐는 그 자체로만으로는 몰계급적이라는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의 위치를 설명하고 대안을 찾는 길에 계급의식적 관찰과 여성주의의 민감성이 동시에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회주의와 여성주의의 관계는 불평등했다. 계급해방에 종속된 여성해방의 이론과 실천은 계급해방이 되면 여성에 대한 억압은 자연스럽게 폐절될 것이라는 인식하에 여성해방을 부차적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나타나듯이 여러 혁명적 조치와 달리 여성억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평등한 동거

 
지난 5월 세 차례에 걸친 사노위 여성정치강좌에서 여러 여성주의 조류를 살펴보면서 사노위가 가지는 여성해방이론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는 다양한 여성주의 이론들의 각기 다른 인식론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사회주의와 여성주의와의 평등한 동거를 꾀하려고 한다. 여러 여성주의 이론들은 다층적인 억압기제로 착취당하는 여성들을 분석, 설명하는데 중요하고 그러한 이론간의 교차성은 현실에 대한 분석과 실천력을 높인다. 필요한 것은 어렵고 난해한 용어에 대한 설명에 집착하거나 공중에 뜬 공문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부딪히는 여성억압에 대해서 함께 투쟁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듯이 사회주의와 여성주의가 하나의 결합체로 등장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인종적 억압처럼 부르주아 페미니즘이라고 일컬어지는 여성주의 전망으로는 설명하거나 분석할 수 없는 자본의 지배의 측면이 있고, 가정 내 남성폭력처럼 엄청난 해석과 왜곡없이 사회주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성억압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사회주의자이자 여성주의자일 필요성이 있다.
 
여성주의와 사회주의는 여전히 불행한 결혼일까? 그 불행한 결혼을 평등한 동거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지금 해야 할 실천은 사회주의노동자정당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좀더 사회주의로 좀더 여성주의로 한걸음 내딛도록 안팎에서 투쟁하는 일일 것이다.
 
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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