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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1호>박원순 뒤에 숨어있는 진보정당 거기에서 뭐하고 있니?

 

박원순 뒤에 숨어있는 진보정당 거기서 뭐하고 있니?

지난 10월 15일, 반 월가 시위로 촉발된 국제행동이 서울 대한문 앞에서 있었다. 그 곳에서 한 시위자는 우비를 입고서 아래와 같은 플랜카드를 들고 서 있었다. “각하, 이번 선거엔 꼬옥 투표하겠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겨냥한 말이다.

 

이처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많은 사람들에게 MB와 한나라당이 대변하는 이윤의 정치, 탐욕의 정치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분명, ‘각하’는 박원순이 서울 시장으로 당선되면 가슴 아파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 아픈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박원순이 당선된다고 해서 바뀔 것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박원순은 어떤 사람인가? 재벌 후원을 받아 만든 아름다운 가게에서 알 수 있듯이 박원순의 비전은 1%가 99%에게 베푸는 것으로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그가 말하는 것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이다. 그는 99%를 대변하지 않는다. 1%와 99%의 갈등을 봉합하려 할 뿐이다. 그러한 점에서 민주당이 그와 후보경선을 하고, 그가 민주당 입당을 생각했다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진정 비판받아야 할 것은 거기에 휩쓸리고 있는 소위 진보세력들이다. 민주노동당은 후보까지 내며 민주당과 박원순의 야권후보단일화에 들러리를 섰다. 진보신당 독자파는 박원순의 선거대책위에 함께 하며 스스로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야합은 반MB의 이름으로 반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박원순의 뒤에 숨어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당신들의 진보가, 반신자유주의가 그런 것이냐고. 한진중공업에서 유성기업에서 노동자민중을 짓눌러 죽이려고 하는 자본이 자신이 착취한 것의 몇 프로도 안 되는 것을 생색내며 다시 노동자민중에게 돌려주는 세상이 당신들이 말하는 반신자유주의의 세계냐고. 만일 그렇다면 당신들의 진보는 민주당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안철수-박원순의 인기에 붙어가려는 진보세력은 이를 대중 앞에 명확히 말해야 한다.


세계 곳곳의 금융위기와 시위가 보여주듯 약자를 배려하기에 자본주의는 너무나 위태롭다. 노동자 ‘따위를’ 배려했다가는 자본주의 자체가 위험해질 상황에 빠져있다. 이 세계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부터 버려야 한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아쉽게도 이러한 사회를 보여줄 세력은 없다. 그러나 비판적 지지로는 노무현을, 정동영을 반복할 뿐이다. 꼭 필요한 일을 하는데 늦은 시기는 없다. 지금이 바로 자본주의를 갈아엎을 세력을 만들어낼 때이다.

 

김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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