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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기사]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3자 통합! 그러려니 넘어갈 것인가? 배타적 지지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다!

 

참으로 끈질김에 눈물겹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가 ‘원샷’ 통합에 합의하였다. 지난 10여 년 이상의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실물인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 자유주의 분파와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았음으로써 야권연대에서 좀 더 큰 지분을 챙길 자리를 마련하였고, 국민참여당은 그동안의 원죄를 깔끔히 씻어내며,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징검다리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노심조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는 숟가락을 올려놓음으로써 의회진출의 가느다란 실마리를 부여잡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대한 자신의 견해 “진보정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은 진보정치 소멸로 가는 과정이 될 것”(10월 조승수),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과정에서 참여당 문제는 고려할 바가 아니다”(7월 노회찬), “진보정당 간의 통합을 통해 진보정치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자유주의 세력과의 연합은 차후에 고려할 사항”(7월 심상정) 모두 깡그리 없었던 걸로 하는 참으로 대담한 고뇌에 찬 결단이니 더욱 더 눈물겹다. 당 대회의 거부에도 굽힘 없는 민주노동당 당권파, 당대회 결정이 성이 차지 않으면 탈당하면 그만인 노심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 그림은 참으로 끈질긴 노력으로 성사되었으니, 당사자들은 어찌 감격스럽고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과거 90년 김영삼-노태우-김종필의 3당 합당 이상의 기이한 조합, 그러나 알고 보면 당사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조합, 그러나 노동자는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의 조합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노위는 정치신문을 통해 수차례 진보정당 운동의 우경화를 비판하고 경계하였다. 3자의 결합이 노동자계급정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누차 언급했다. “진보정당은 강화되는 야권통합 압박 속에서, 생존과 몸집 부풀리기를 위해, 허울 좋은 진보라는 이름 아래, 국민참여당같은 자유주의 자본가정당과 합당까지 감행하는 행태로까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정치를 실종시킨 진보정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통합진보정당이 결코 노동자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정치신문 사노위 22호],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선거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와의 공공연한 연합이 “계급투표”로 포장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사실상 정치진로가 민주연립정부로 귀결되면서, 독자적인 계급정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 표현하듯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통합진보당의 흐름은 계급적으로 더욱 후퇴된 양상으로 전환된 것이다.”[정치신문 사노위 20호], “민노당이 국참당을 진보대통합당 참가대상으로 결정한다면, 이는 노동자정치(진보정치)를 자본가정치에게 팔아먹는 짓에 다름 아니다. 자본가계급의 정치와 노동자계급의 정치가 그 지향과 이념에서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자본가 정당인 국참당과 함께 당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바로 진보정치에 대한 공공연한 포기선언이다.”[정치신문 사노위 19호], “모든 친구는 친해질 만 한 이유가 있어서 친해진다.... 이정희와 유시민은 전태일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익 열사가 크레인에서 목을 매고 이해남, 이용석 열사가 분신한 2003년, 분신으로 투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 노무현의 정신과 전태일의 정신이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리케이트를 사이에 두고 투쟁하는 적과 적의 관계로서일 것이다.”[정치신문 사노위 16호] 이러함에도 3자는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렸다.
 
배타적 지지, 마침표를 찍어야
 
이제 3자 통합에 대한 비판은 가능한 자제하고 싶다. 3자 통합이 옳아서가 아니라 노동자계급 정치가 아닌 정치세력에게 큰 공력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현실에서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받는 대상이기에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노동대중에게 후원금을 받아내고, 그들의 선거 일꾼으로 부리고, 이를 근거로 필요할 때면 노동자의 정당임을 자처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들이 그렇지 몰랐느냐”고, “원래 그런 것들인데 핏대를 세우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러려니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분리하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노총의 방침은 살아있다. 3자 통합당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가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방침은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3자 통합당에 대한 지지로 전한되어 질 수 있다. 혹자는 “민주당 후보도 지지하는 마당에 그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그만큼 노동자 정치는 후퇴하였다. 그러나 선거에서 누구를 찍느냐가 아니라 당 자체를 배타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모든 활동가들은 조합원에게 “자본주의 자유주의 분파와의 같이 하는 당은 노동자의 당의 될 수 없다”고 사활을 걸고 선전 선동해야 한다. 지금 즉각 현장을 조직하고, 지역별, 산업별 문제제기를 조직하고, 민주노총의 공식적인 지지철회를 성사시켜야 한다.               
 
사회주의당은 모두의 과제다
 
3자 통합으로 인해 그간 시도되었던 ‘진보’정당 운동은 종착역에 이르렀다. 적어도 그간 실험되었던 ‘진보정치’는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고, 자본주의에 맞서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국민정당을 표명하는 것을 넘어 자본주의 자유주의 분파와 함께하는 것을 ‘진보정치’라 호명할 수 없다. 만일 이것을 ‘진보정치’라 호명한다면 노동자계급에게 ‘진보정치’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배반하는 ‘반노동자계급정치’다. 더 이상 노동자계급이 취해야할 용어가 아닌 것이다. 
 
‘진보정당’운동이 종착역에 이른 이유는 자신의 지향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았거나, 폐기하였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맞서는 지향은 사회주의다. 이것과 다른 무엇으로 용어와 방향을 대치할 수 없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으로 인해 이를 잠시 접어두고나, 은근슬쩍 폐기한다면 오늘과 같은 ‘진보정치’의 종말을 보게 되는 것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상과 역사적 사회주의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고,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으로 가는 길에 있어 유일한 길인가 좀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연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본주의를 조금 더 보완하고, 수정하는 것으로 귀결 될 수는 없다. 사회주의당 건설은 우리 노동자계급의 과제다. 지금 시기야 말로 더욱 더 절실한 자기 과제다. 사노위는 사회주의정당을 만드는 것을 자신의 정치목표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노위가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는데 넘치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또한 사노위만 사회주의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자계급 모두의 역량을 모아 자신의 지향을 명확히 하는 노동자계급의 당, ‘진보정당’의 전철을 밟지 않는 당, 해방의 무기 사회주의 노동자정당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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