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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3호>"백 마디 말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대한문 분향소가 설치되고 사람들은 모두 대한문이나 평택을 찾았다. 그런데 대한문과 평택이 아닌 부산에서 지역 분향소를 설치해 지역투쟁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부산에서 지역분향소가 차려지자 다른 지역 분향소도 하나 둘씩 늘어갔다. 부산반자본투쟁연대를 비롯한 부산지역노동자들은 한진중공업 투쟁을 경험했기에 그 누구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에, 살아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분노에 더 깊고 넓은 공감을 하고 있었던 게다. 부산 분향소 붙박이 지킴이를 하고 있는 정승철 동지를 만났다. 그는 부산 분향소 운영위 소집권자를 맡고 있고 사노위 회원이기도 하다.

대한문 분향소 이후 지역에서 처음으로 분향소를 차렸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9번째 죽음 이후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된다며 시작한 쌍차 희망텐트, 서울 시청 희망광장투쟁을 진행했는데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분노가 치솟아 올라  오더군요. 대한문 분향소에서 경찰의 천막침탈이 있는데 그것을 온 몸으로 막아내는 동지들의 처절한 모습과 결연한 의지가 부산지역 노동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 같습니다. 한번은 분향하고 가던 한 시민이 '분향소로 되겠냐‘며 호통을 치더라고요. 사실 분향소를 세우고 나서 유지하기에 급급한 우리의 모습을 보면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더 큰 실천을 만들어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지역 노동자들의 힘을 모아내려고 합니다.

분향소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을텐데요. 분향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부산에는 반자본주의투쟁연대라는 연대체가 있는데 분향소를 세우자는 이야기 나왔지요. 한진 정투위 동지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 지역본부, 금속노조 부양지부를 비롯하여 지역의 단체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분향소 지킴이가 없는 날이 생겨서 걱정도 많았는데 지금은 비는 날이 없어요. 목요일마다 추모문화제도 진행합니다. 지난 12일에는 울산, 거제, 창원동지들과 함께 영남권 추모대회를 진행하기도 했죠.

범국민추모위원회는 5월 19일 추모대회 이후 범국민대책위원회로 전환해 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부산지역에서 이후 어떤 활동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역에서 부산 분향소 운영위를 구성했어요. 매주 추모제를 하고나서 일주일동안 있었던 일들도 공유하고 다음 주 계획을 세웠지요. 그 단위에서 논의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분향소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단위들이 투쟁사업장인 풍산마이크로텍, 한진등과 연대해 ‘정리해고철폐, 비정규직철폐 투쟁위’로 전환해 지역에서 공동실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향위 운영단위에 결합하고 있는 단위들과 논의해봐야겠지요.

지역연대 강화를 고민하고 있는 다른 지역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을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잖아요. 이제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걸고 광범위한 연대투쟁전선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비관하지 말고 비판만 하지 말고 생각한 사람들이 먼저 나섰으면 합니다. 민주노총 총파업도 결국은 상층을 쳐다볼게 아니라 현장에서 조직해야 하잖아요. 부산에서도 지역연대를 총파업까지 확대해내기 위해 많은 동지들이 노력할 겁니다. 각 지역들이 투쟁의 기운을 서로 보태면 좋겠습니다.

정리 : 남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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