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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3호> 뻥 파업으로 그치면 어떡해? 단 며칠이라도 노동자들의 분노가 분출되는 대중파업을 만들자

 

총파업은 선언됐다. 하지만.....
5월 1일 122주년 세계노동절 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의 핵심구호는 총파업이었다. 민주노총 위원장뿐만 아니라 각 산별노조의 위원장이 모두 단상위에 올라가 총파업을 결의하고 선언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번엔 진정 총파업이 실현되는 것 같은 분위기로 투쟁의 기운을 올렸다. 그러나 현장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산별 지도부들이 선언한 파업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왜? 야권연대에 매몰돼 6월 경고파업과 8월 전국총파업을 위한 그 어떤 계획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현장노동자들의 다수는 총파업 선언을 믿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지금도!

5~6월, 파업투쟁 준비는 시작됐다 
그런데 현장의 요구와 투쟁의지는 살아 있었다.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은 초유의 장기파업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투쟁은 더 단단해 지고 있다. 5월 12일 부산역에는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화물노동자 6천 명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쌍용차 투쟁 역시 평택과 대한문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진당 사태로 보수언론들은 물론이고 진보를 자처하는 신문들까지 ‘진보는 죽었다’, ‘진보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며 자본에 저항하는 모든 운동세력의 위기와 몰락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의 기운은 이렇듯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6월 노동자 파업 투쟁의 첫 신호탄은 화물노동자들이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원하청 투쟁도, KTX민영화 반대-임단협을 준비하는 철도노동자들의 투쟁도 ‘파업’을 향해 가고 있다.

선언했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야권연대에 의존하여 노동자정치를 파탄내고 노동자투쟁을 방기하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부랴부랴 투쟁계획을 수정하고 총파업을 선언할 수밖에 만든 것은 현장에서부터 형성되고 있는 투쟁에 대한 요구이다.
야권연대를 통한 '여소야대 창출과 정권교체로 총파업의 수고를 덜어주겠다’는 말에 환호했던 지도부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다시 총파업을 외치고 있으니 신뢰할 수 없고 또 하나의 꼼수로 인식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누워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듯이 파업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파업을 조직하지 않으면 파업은 뻥 파업이 될 수밖에 없다. 상층관료들에게 파업 결의를 믿고 있다가는 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현장에서 파업을 조직해나가야 한다.
물론 어렵다. 그러나 현장을 장악해 버린 자본의 무자비한 노동탄압, 끊임없는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위협, 비정규직으로 넘쳐나는 사업장 등 지옥 같은 현장에서 버텨내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 상황을 바꿔내야만 노동자들이 산다.
그렇기에 몇 년 만에 선언된 이 총파업을 물 건너가게 해서는 안된다.

왜 총파업이 이뤄져야 하는가
지난 수년간 반복되어 온 노동자투쟁의 무기력과 투쟁전선 해체는 노동운동을 우경화 시키고 현장활동가들은 자신감을 잃고 운동에 대한 회의감을 낳았다. 조합원대중은 더 이상 투쟁을 믿지 않고 패배감에 내몰리고 있다.
이번 6·7·8월 노동자투쟁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를 형성해야 한다. 이미 현장의 많은 노동자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가 6·7월 총파업 동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민주노총과 산별노조 지도부가 내놓은 지침과 공문으로도 성사되는 총파업 일수도 있다. 이미 총파업이 선언되었고 이는 몇 차례 파업 아닌 파업과 대규모집회 투쟁으로 끝날 수 있다. 굳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조직하지 않아도 시간 맞춰 집회하고 지침에 따라 하면 총파업이 성사되었다고 떠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현장의 만연한 무기력을 떨쳐낼 수 없다. 이번 총파업을 통해 현장에 자신감과 더 큰 가능성을 갖게 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총파업은 현장에서 조직되고 자본에 타격을 가하는 실질적인 파업으로 조직돼야 한다. 단 며칠이라도 현장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터져 나오는 파업을 준비하자.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조직할 시간은 충분하다.

 

전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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