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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요구와 투쟁으로 나가자!
- 계급적 주간2교대 쟁취를 위해
자본의 무한 이윤창출 프로젝트 ‘교대제 개편’
주간연속2교대가 한국사회 내 주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둘러싼 자본과 노동의 대응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작년 유성기업 투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여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주간연속2교대 문제가, 올해 초 정부와 자본이 적극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천명하면서 그 주도권을 틀어쥐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실노동시간 단축을 강력한 행정조치와 제도화를 통해 추진하고자 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도 교대제 개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간연속2교대 실행방안이 정부의 개입의지(?)로, 자본이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듯한 ‘착시현상’도 벌어지게 되었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동상이몽’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자본의 부응으로 본격화된 주간 2교대 논의가 노동자들의 요구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정권과 자동차산업 자본가들은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심야노동’문제는 건드리지 않는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과 노동강도 문제는 더더욱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즉, 자본가들은 시급체계와 주간맞교대 체계에 기초한 노동착취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는 노사가 서로 윈윈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자본이 주간연속 2교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더 많은 일자리 만들기를 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주장과 이들의 주장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본질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날로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은 장시간노동과 실업의 문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교대제 개편을 통해서 신규채용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한편, 자신들의 이윤을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정부와 자본이 협력해서 추진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실체다. 한마디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면 그만큼 노동시간이 단축될 터이니, 기존 임금을 받고 싶거든 강화된 노동강도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자본의 생산량 보전 논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여기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줄기차게 제기되었던 ‘생활임금 확보와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 실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게 된다. 실제 현대자동차 사측이 주장하듯이, 기존 10+10(오전조 10시간, 오후조 10시간)으로 생산한 물량을 8+9로 개편시, UPH(시간당 표준 생산량) 상승은 물론이거니와, 조회, 안전교육을 정취 근무시간 외로 돌리며, 휴일 및 휴게시간을 축소하는 등, 노동강도 강화 및 노동조건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공장을 새로 짓고 설비를 확충하는 등,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신규인력을 충원하라고 자본에 요구해야 한다. 만약 자본이 이를 거부한다면, 다시 말해 설비라인의 증설, 신규인력 충원이 없이 UPH 상승을 시도한다면, 노동시간을 애써 단축한 의미는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결국, 자본은 돈 한 푼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관건인 물량(생산량) 유지를 성공적으로 보장받는 것이다. 반대로, 노동자는 심야노동 철폐라는 부분적 요구만 가져갈 뿐, 건강권 확보와 신규고용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놓치고 만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주간연속 2교대 요구는 여러 차례 혼란을 거듭하다가 노동강도, 노동시간, 야간노동 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대안을 내놨다. 이제는 저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키는 것이 남아 있다.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절실하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과 정부의 공조가 가시화된 가운데, 이에 맞선 민주노조운동진영의 대응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원하청 공동투쟁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진행중인 현대차 지부와 3지회는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6대 요구안을 확정하고, 원하청 공동투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는, 현대․기아의 원하청 노동자들과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함께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순회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러한 원하청 연대의 기운이 사측의 탄압과 방해에도 굽힘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주간연속2교대를 자신의 투쟁의제로 설정하지 못했던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이 투쟁이 부품사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으로까지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노조 일부 지역지부들은 3년 전 지부 집단교섭에서 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동시에 부품사 주간2교대 실행방안을 협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부품사 노동자들 역시 본격화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 투쟁에 완성차노동자들과 함께 단일한 투쟁전선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최근 2-3년동안 부품사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공격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용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켜왔다. 이 때문에 꽤나 조직력이 있다고 했던 부품사 노조들이 파괴되고 노동3권을 잃어버린 채 노조를 지키기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장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과제를 뒤로 미뤄두었다가는 주간연속 2교대가 노동자들의 제도개선을 이뤄내는 계기가 아니라 오히려 구조조정의 칼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은 어용노조를 앞세워 민주노조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교대제 개편과 맞물리는 구조조정을 기획하고 있다. 외주화를 비롯한 배치전환과 인력재조정 등의 작업이 벌써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사 노동자들에게 주간2교대가 구조조정의 칼날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는 이 싸움을 미루지 말고 완성차 노동자들과 함께 조직해나가야 한다.
‘주간2교대’ 자본과 노동,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
올해 주간연속2교대 투쟁은 완성차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이들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래야만 건강권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계급적 주간2교대를 실현할 수 있다.
정권과 자본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분명한 지금, 원하청 노동자투쟁, 완성차-부품사 노동자투쟁은 한 몸처럼 움직여나가야 한다. 현대차자본이 유성기업노사관계에 지배개입까지 하면서 유성기업의 주간2교대를 막았던 이유를 되새겨보자. 그것은 결국 자동차 자본의 입맛대로 주간2교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의 단일한 투쟁전선 구축을 막아야 한다는 것, 동시에 부품사에 대한 완성차 자본의 지배력을 높여 이윤을 더욱 높여내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파열구를 내는 것, 그것이 주간연속2교대 투쟁 승리의 출발점이다. 바로 지금부터,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총단결로 ‘계급적 주간연속2교대’ 쟁취하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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