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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4호> 성소수자의 커밍아웃, 연대가 필요하다

성소수자의 커밍아웃,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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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의 현실이 커밍아웃을 부른다


인권은 사회적 권리다. 그러나 성소수자의 권리는 인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동성애를 죄로 보는 보수적 기독교인들만의 태도가 아니다. 이들에 대한 일상적 혐오와 차별은 우리의 삶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얼마 전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메트릭스의 감독인 리나 워쇼스키가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했던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홍석천, 김조광수에 이어 대중매체에 등장한 유명인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과 삶을 다룬 방송은 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겼다. 마치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 권리에 대해 관용적인 사회로 변화하는 느낌까지 받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여기 함께 살고 있다, 투쟁하고 있다


18대 대통령 선거 직후 성소수자 투쟁에 함께 연대해왔던 김소연선거투쟁본부(선투본)는 마포구에 낙선사례 현수막 16개를 게시했다. 마포구에 사는 성적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모임인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가 구청에 성소수자 관련 현수막 게시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해 인권위에 진정을 넣고 투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투본은 마포구에 현수막을 걸 계획이 없었지만 연대를 위해 “지지와 성원에 노동자계급정당 건설로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낙선 사례와 함께 “LGBT, 우리가 여기 살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소수자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
그러나 마포구청 도시경관과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 “문구가 과장되어 불법이다”, “문구가 혐오스러워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이유를 들어 공직선거법상에 보장되어 있는 낙선사례 현수막을 고지도 없이 불법 철거했다. 이에 선투본은 강력 항의하고 현수막을 마포구에 다시 게시했다. 마포구를 넘어 서울시의 다른 구에는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의 현수막 투쟁을 지지하는 현수막들이 게시되고 있다. 지금도 마포구청 앞에선 성소수자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한 1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


성소수자들은 거리로도 나오고 있다.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한국사회가 차별적인 사회이기에 개별적, 사회적 커밍아웃은 늘어나고 있다.
수많은 투쟁현장에서 성소수자단체의 무지개 깃발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억압·차별받는 자들의 문제는 곧 성소수자의 문제이고, 따라서 함께 싸울 수밖에 없기에 함께 했다고. 이는 또 다른 의미의 사회적 커밍아웃이다.
이제 이들의 커밍아웃을 지지하고 연대해야 한다. 다름이 차별이 아닌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차별을 통해 유지되는 자본주의 사회관계를 끊어내는 연대를 만들어가자.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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