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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사회주의자 4호>법인화 투쟁의 목표는 법인화법 '폐기'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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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어 오르고 있는 대학생들의 분노, 그리고 법인화
 

  대학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금 사회에서 자본의 논리에 맞춰 교육이 상품화 되어가고, 대학이 기업화 되는 모습은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에 더불어 학교의 대학생들이 그러한 질서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순응하며 오히려 스펙 키우기에 몰두하는 모습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그 불만을 표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미 많은 학교에서 등록금과 같은 교육의제가 문제제기 되고있다. 이화여대, 동국대 등 몇 년, 십몇년 만에 수천규모의 학생총회가 성사되는 모습도 우리는 볼 수 있다.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불만이 폭발하는 것은 대학생들만이 아니다. 학내 구조조정에 억눌려 왔던 시설노동자, 대학노동자들의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있었던 서울대 노동자들의 본부 점거가 그러하다.
 

대학노동자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3월 31일, 서울대 본부는“(직원, 학생의 참여 없는) 법인 설립준비위원회 위원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기자회견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대의 양대 직원노조(대학노조, 공무원노조)는 “직원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는 설립준비위원회 구성은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의방문을 조직했다. 조합원들의 항의방문이 예상되자 본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없이 보도 자료만을 배포하고 자리를 떴고, 조합원들은 총장에 대한 항의와 해명요구를 위해 본부 4층 복도에 머물렀다.

 

  이 “점거”의 책임은 날치기로 처리된 법인화를 강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또다시 날치기로 법인 설립준비위원회 구성을 시도한 본부에 있다.  본부가 “총장을 감금했다”는 식의 언론플레이를 시도하는 것은 법인화에 의해 생계를 위협당할 노동자들과 등록금 폭등을 눈앞에 둔 학생들을 외면하고 법인화를 밀어붙이려는 기만적인술책이다.
 

  노동자들은 이미 너무 많이 참았다. 지난 몇 년간 서울대 본부는 법인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왔다. 노동자들이 반대하고, 학생들이 09년 총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반대의견을 전하였어도 본부는 묵묵부답이었다. 의견 전달이나마 하려고 해도 총장님 존안 한번 보기가 왜 그리도 어렵던지! 이미 법인화는 건설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단계까지 와 있다. 많은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법인화는 학생의 등록금 인상과 학제개편 문제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자신의 목숨줄이 달린 고용문제를 말하고자 하는데도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온 대학본부에 대한 노동자 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대학노조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점거투쟁까지 이루어낸 대학노조와 공무원노조의 이번 투쟁 슬로건(‘법인 설립준비위원회 직원 참여 보장’)은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올바른 방향성도 아닐뿐더러 투쟁의 성과 역시 거둘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양 노조의 지도부는 법인건설위에 참여해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법인화의 본질에 대한 안일한 반응이며, 법인화 반대 투쟁의 역량을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점거 와중에 노동조합에서 본부에 교섭안으로 내놓았던 안, 즉 현재의 법인설립준비위원회를 해체하고 직원의 참여를 보장하여 새로이 구성하라는 것과,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요구수준을 낮추어 내놓은 안, 즉 설립준비위원회 소속의 분과위원회 중 일부에 직원의 참여를 보장하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법인화 폐기 투쟁의 기조와 상충되는 것이다. 노조의 교섭안은 법인화 폐기가 아니라 법인화 자체를 일단 인정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술하였듯이 법인화의 본질은 대학의 기업화이며,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노동유연화 정책이 수반된다.‘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사립대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떠올리면 이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공문구에 지나지 않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법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대학기업화 자체, 법인화 자체에 반대하는 투쟁을 통해서만 노동자들의 안정된 고용은 쟁취할 수 있다. 이미 언론들과 학생들, 직원 조합원들이 ‘법인화 설립기구에 참여하자는 요구를 내건다면,  지금껏 해 온 법인화법 폐기운동은 뭐가 되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인화법은 ‘폐기’되어야 할 대상이다 

 

  학생들도 이번 점거를 계기로 명확해져야 한다. 일부 학우들은 이번 농성으로 ‘노조측의 힘을 직시해야 하며, 앞으로의 연대와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입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힘은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법인화 추진기구 인정, 참여권 요구’ 는 법인화 반대투쟁의 요구가 아니며 그 방향으로의 힘으로는 법인화 하의 생활조건조차 지킬 수 없다. 법인화 폐기 투쟁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학내의 3주체, 즉 교수, 학생, 노동자가 함께 하는 공동투쟁이다. 법인화로 인해 야기될 폐해들로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3주체가 힘을 모아 법인화 폐기 투쟁으로 달려가야 한다. “법인화법 폐기, 법인 설립준비위원회 전면 해체”의 슬로건으로 투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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