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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1호> 사회주의 당건설! 이제, 출발이다! - 4.30 정치대회 후기 -

 

사회주의 당건설! 이제, 출발이다!

- 4.30 정치대회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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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근저에 각인된 빨갱이에 대한 ‘어린 시절’의 형상이 있었다. 후일담과 개인으로의 침잠이 시대의 트렌드가 되고, 제도에 대항하는 무정형의 일탈만이 이야기되던 ‘20대’를 보냈다. 비정규직의 서러움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체제의 견고함과 우리들의 무기력에 눈물 흘리는 ‘30대’를 보내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왜곡과 패배감, 전망없는 장기투쟁에 괴로워만 할 것인가? 자본의 이윤착취에 정확하게 노출되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서른 몇 살의 어느 해, 우리들이 해방의 주체이고, 그 전망은 명확히 사회주의임을 깨우치게 되었다. 존재에서 오는 분노와 울분을 사회주의적 대안으로 예각화시키고, 더욱 풍부한 투쟁의 전망을 부여잡고자 했다.
 
이번 ‘4·30 사회주의 정치대회’를 통해서, 이런 나의 판단과 결단이 정당하고 올바른 것이었음을 확인했다. 사회주의 당건설이 막연한 지향이 아니라, 우리가 움켜쥘 수 있는 현실임에 가슴이 벅찼다. 자본주의는 수정되고 개량되는 것이 아니라 끝장내야하며, 우리들의 직접적인 전망이 바로 사회주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물론, 한 번의 정치집회로 당건설이 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억수와 같이 쏟아지는 폭우를 버티어내며, 이것이 시작임을 다짐했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대중적·공식적으로 사회주의와 인터내셔널을 외친 정치집회 아니던가! 언제나 마음속으로만 간직해왔던 정치적 전망을 동지들과 함께 목청껏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패배와 슬픔이 아닌 당당한 자부심과 위대한 전망을 함께하는, 감격과 해방의 눈물이었다. 가라, 자본주의! 쟁취하자, 사회주의!
 
심인호
 
 
 
 
올 정월에 우여곡절을 겪고 우리는 정치집회를 결정 했다.
 
당 건설을 결의 후 준비모임 2년, 공동실천위 1년, 추진위 전환까지의 5개월여를 앞둔 시점 이었지만 정파별 그룹시절을 합치면 10여년 세월이고 남한의 변혁운동을 더하면 수십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가름하기가 쉽지 않은 세월이다. 그 시간 속에서 지도부 구성의 파행과 조직 내 정파의 분열 등으로 조직의 난맥상은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었지만 지금껏 이 땅에서 그 누구도 시도해 보지 못 했던 ‘사회주의 대중 정치집회’를 한 줌도 안 되는 남한의 사회주의자들이 수도 한복판에서 당당하게 집회를 개최했다. 정말 여러 가지 열악하고도 어려운 조건에서의 결정과 결단 이었다. 
 
하지만 집회는 성공이었고 감동이었다. 심장은 요동치고 살결은 떨렸다. 역사의 소용돌이를 스스로 창조해냈다는 전율과 이것이 시작이라는 자각이 이어져 왔다. 이 땅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스스로를 드러낼 무대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도 우리에게 우리의 주장을 전달해 주지 않는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무대이고 무대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회주의의 대중화’, ‘당 건설의 전면화’, 더 이상 망설일 이유도 주저할 이유도 없다. 이 땅의 변혁은 일하는 자들, 고통 받는 자들이 스스로 이룩해야 하고 우리의 준비는 이제 전면적으로 대중을 향해야 함을 이번 집회는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왕종필
 
 
 
 
 
사노위 지지 서울대모임이 출범하면서 내건 과제는 ‘학생 사회에서 사회주의 정치를 전면화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조직에서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나 개인의 생각으로만 보자면 이 목적에 비추어 스스로의 활동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내가 이해하는 ’전면화‘란 사회주의의 노선이 무효화되지 않았음을,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음을, 그들이 여기저기 무력하게 흩어져 말과 글만 띄엄띄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으로 결집하여 행동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대중 앞에 드러내는 것인데, 사실 내가 해온 활동이란 주변에 그나마 말이 좀 통할 만한 사람에게 사회주의적인 내용을 단계적으로 설득해내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 선전을 계속 해왔고 정세가 있을 때마다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오늘날 제정신이 박힌 사람치고 사회주의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은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다수의 학우들이 사회주의를 소수 괴짜들의 의견 이상으로 취급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4월 30일 저녁은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힘차게 이어진 발언들에 가슴이 뜨거웠고, 집체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숨도 크게 쉴 수가 없었고,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새삼스레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정치대회 이후 ‘전면화’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단기적 행동으로서는, 내가 이해하는 ‘전면화’의 의미에 430 정치대회 이상으로 부합하는 것을 찾기 어렵다.
 
발언자들이 거듭거듭 ‘이제는 당당하게 사회주의를 이야기하자’고 강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자리 자체가 사회주의 정치를 ‘전면화’하는 움직임의 일부였고, 그렇기 때문에 학생 사회에서도 그 움직임을 이어가는 하나의 계기였다. 사회 일반적인 인식과 학우대중의 인식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전자가 후자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430에서 이야기한 말들이 공허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자리에 모인 남한 사회주의자들 모두에게, 이론으로, 선전으로, 실천으로, 대중에게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각인시키기를, 그리하여 사회주의가 소수 사변가들의 공론이 아니라 하나의 유력한 정치 노선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물론, 나도 포함해서 말이다.
 
유수진
- 4.30 정치대회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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