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1호> 현대자동차 지부 장기근속자 자녀우선채용 단협안이 주는 교훈

 

현대자동차 지부 

장기근속자 자녀우선채용 단협안이 주는 교훈

-단체협약 투쟁은 노동자들의 현장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본에 의해 파기되고 있는 단체협약, 그리고 2011년 ‘자녀우선채용’ 요구안

지난 3월, 울산 현대자동차 1공장에서는 사측의 충분한 안전조치, 시설 및 환경개선, 인원배치 등의 협의 없는 신차강제투입에 대해 단체협약의 파기로 규정하고 라인정지 투쟁을 전개했다.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전개한 1공장 대의원들의 투쟁에 대해 이경훈 지부장은 비정규직 점거농성 투쟁에 대해서 그러했듯이 투쟁을 정리하고 협의할 것을 종용했던 바 있다. 이경훈 지부장은 ‘25년간 장기근속자와 정년퇴직자 자녀우선채용’ 조항에 대해서 장기 근속자 사기 진작차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자본의 관리 통제에 맞선 조합원들의 투쟁을 강화하고 현장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에는 무관심했다. 현장에 대한 자본의 통제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 노사간의 합의서가 휴지조각이 되고 있는 현실, 그리고 단체협약이 자본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눈감은 채 교섭단의 교섭력과 교섭기간에만 한정되는 투쟁이 결과적으로 실리주의를 조장하고, ‘자녀우선채용’과 같은 단체협약 안을 만들게 되는 배경인 것이다. 인센티브제, 성과급제 등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분열과 경쟁을 유도하여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는 자본의 프로그램과 이경훈 집행부의 사기 진작을 위한 ‘자녀우선채용’ 요구안은 너무나 닮아 있다.
 

단체협약 투쟁은 현장통제력에 대한 노자간의 투쟁이다

자본가들은 플랫폼 단일화와 부품 모듈화 등을 통해서 노동과정을 재편하고 작업방식을 기계화하여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작업장 통제력을 높여왔다. 노동자들은 ‘신차종 양산 맨아워 및 UPH(시간당 생산대수) 조정시 조합과 사전의 혹은 협의’등의 단체협약 조항을 쟁취함을 통해 현장통제권을 확보하려 했다. 임단협 투쟁만이 아니라 일상적 시기 자본의 단협파기∙무력화 시도에 맞서 투쟁을 전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한국GM에서의 단협 상의 작업중지권을 현실화하기 위한 투쟁 또한 그러한 투쟁의 일환이다.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쟁취한 단체협약에 대해 자본은 파기∙무력화하기 위한 공세를 일상화 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능동적 대처를 가로막는다며 단체교섭을 후퇴시킬 것을 요구한다.
 
이번 ‘자녀우선채용’에 대해 경영계는 ‘구직자의 평등권을 저해하고 청년 취업자의 박탈감을 조장, 강경한 노조로 인한 고용유연성의 문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음’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년 취업자들의 박탈감은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 사회가 만들어 내고 있고, 십수년간 고용 유연화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강화한 것이 바로 자본가들이며,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억압해왔던 것이 바로 이 나라 자본가들 아닌가? 이경훈 집행부가 지탄받아야 할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처해있는 조합원들의 위축된 심리를 반영한 요구안으로 단체교섭을, 현장통제력을 무력화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의 전망을 자본의 테두리에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노동자투쟁의 역사는 노동자들이 단결과 투쟁력이 있다면 모든 것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한 때 드높이 외쳐졌던 현장권력쟁취는 생산과 경영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가두고자 했던 자본에 맞선 투쟁의 구호였다.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노동자 권력을 향한 투쟁의 전망을 가짐으로써 현장권력을 자본으로부터 빼앗기 위한 투쟁으로 단체교섭 투쟁은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남영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