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과 거스름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5/02/22 22:02
눈이 내리는 것 같더니 어느새 비로 변합니다. 바람은 무척 세차게 붑니다. 살기가 고달프고 힘이 듭니다. 혁명을 위해 목숨을 거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머리는 혼란스럽고 마음은 무겁습니다. 저 멀리서 반짝거리며 빛나던 샛별은 오늘따라 더 희미해집니다.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어 나는 이리 휩쓸리고 저리 쓸려갑니다. 그저 이대로 쓸쓸히 걷고 싶을 뿐입니다. 아버지가 되고 싶지도 가족을 만들고 싶지도 잘나 보이고 싶지도 멋져 보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멍청해 보인다고 손가락질 받아도 좋고 더러워 보인다고 비웃음을 받아도 좋고 게으르다고 조롱을 당해도 좋고 실력이 없다고 무시 당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쫌생이라고 놀려도 난 그저 우두커니 서있고자 합니다. 아저씨라고 놀려도 난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자 합니다. 사회 부적응자라 해도 난 그저 미소만 머금고 있을 작정입니다. 난 하루하루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매일 다른 옷을 입고, 홈쇼핑에서 새로 나온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은 24시간 유혹을 뿌립니다. 가진자들은 언제나 지시를 내립니다. 당신의 절망에 호소하고 두려움을 부추깁니다. 그러므로 머리 모양을 바꾼다고 해서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낸다고 해서 근사한 저녁을 먹는다고 해서 새로운 후보를 찍는다고 해서 새로워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도 시간은 빛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새로워지는 세상을 거스르지 않고서는 그대로 내동댕이쳐지고 맙니다. 휩쓸려가지 않으려면 거슬러 올라가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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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22:02 2005/02/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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