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줄께

나의 화분 2006/01/16 12:14
지난주 내내 몸이 엉망이었다.
인권활동가 대회 가기 전에 일들을 끝내 놓느라 좀 무리를 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런 상태였지만 자전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몸을 원망했다.
3시간 자고 일어나도 제대로 움직여줘야 할 것 아니냐, 넌 뭐가 그리 나약해빠졌냐, 아무데서라도 잠을 자면 되지 않느냐, 뭐가 그리 까다롭느냐 면서 자책했다.
호된 질책을 가해 내 몸이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
반발인지 내 몸은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충주에서 대추리로 떠나오기 전날 밤 쉰 목으로 몇 시간 채식에 관한 수다를 떨고 나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충주호 리조트의 음식은 고기 위주여서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고, 잠은 자던 방은 너무나 건조했다.
 
방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았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따뜻한 물 속에 온 몸을 담궜다.
그리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내 몸이 내지르고 있는 비명소리를 듣고 싶었다.
왜 이 모양 이 꼴이 되어버렸는지 차근차근 듣고 싶었다.
그리고는 너무나 미안해졌다.
내가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구나.
내가 언제 네 비명을 제대로 들어주기나 했던가.
그랬구나.
그랬구나.
알았다.
돌봐줄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다음날은 한결 나아졌다.
자전거를 타고 하루종일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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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6 12:14 2006/01/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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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ego 2006/01/16 12:18 Modify/Delete Reply

    난 아직 몸이 회복되지 못했어. 토요일 일요일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거의 밤을 지새워 놀았거든. 덕분에 몸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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