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나의 화분 2011/01/24 12:46

나는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내가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노벨상이 어떻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이 어떻고, 그래미상이 어떻고, 모두 개소리다.

 

단 만에 하나, 박래군이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나는 노벨평화상의 권위를 인정해줄 것이다.

송경동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나는 충분히 그 권위를 인정할 용의가 있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만약 이강서 신부가 교황이 된다면 나는 그의 즉위식이 열리는 날 천주교도가 될 것을 이 자리에서 맹세해도 좋다.

노컨트롤의 '사장님 개새끼'가 올해 그래미상을 받는다면 난 그 권위를 인정해줄 참이다.

오두희 감독의 '남일당 이야기'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늗나면 난 한번도 품지 않았던 아카데미 상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될 것이다.

다산인권센터의 박진이 국가인권위원장이 된다면 나는 생전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의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며, 두리반의 유채림 선생님이 2012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어 당장 한반도에 거주하는 모든 인간들에게 시민권이 있든 없든 매달 100만원씩 배당해주는 기본소득 제도가 실시된다면 나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활동을 멈출 용의가 있다.

도둑괭이 혜원이 전교조 위원장이 된다면 나는 매달 전교조를 후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잔반이 사회당 대표가 된다면 사회당에 가입할 것이며, 청와대와 미국대사관, 정부종합청사, 법원, 경찰서, 감옥 등 모든 정부기관 건물을 포함해 서울의 20층 이상 모든 고층 빌딩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유기농 텃밭을 만드는 재개발이 이뤄진다면 그 재개발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요량이다.

또한 2백만 마리 이상의 동물을 살처분해야 하는 지금의 이윤중심의 공장형 축산제도가 완전히 사라지고, 소농을 위주로 한 마을 공동체가 곳곳에 복원되어 사람들이 각자 먹을 소와 돼지와 닭을 키우게 된다면, 나도 조심스레 육식으로 전환을 고려해봄직 하겠다.

마지막으로 뎡야핑이 네이버 운영자가 되면 나는 어쩌면 네이버에 회원가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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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4 12:46 2011/01/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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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련한소 2011/01/24 15:44 Modify/Delete Reply

    참말로 통쾌한 글입니다.

  2. 나비 2011/02/01 09:25 Modify/Delete Reply

    마지막 줄 빵터짐;;;

    • 돌~ 2011/02/01 12:17 Modify/Delete

      다 좋지만...
      나도 마지막에서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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