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와 비폭력

평화가 무엇이냐 2006/03/28 23:07
아나키와 비폭력이 흥미로운 논쟁꺼리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을 짧게 밝혀보겠습니다.

저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폭력은 법질서라고 생각합니다.
법이야말로 모든 폭력을 낳는 핵심인 것이지요.
이런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나키스트들이라면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도 '법의 본질은 조직적 폭력이다'라는 유명한 발언을 했지 않습니까?
비폭력이란 그런 법질서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 법질서를 반대한다면서 새로운 법을 들고 나와 기존의 법을 대체해서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법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점점 멀어지는,' 그래서 법과는 영영 만나지 않게 되는 길을 가는 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비폭력입니다.
'비폭력은 비기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고 제가 주장한 적이 있는데, 같은 소리입니다.
적에서 아예 멀어져버리는 것이 비폭력인 것이죠.
적과 가까이 머물면서 적대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럴 때 많은 경우 적과 닮아가게 됩니다)이 아니라 적에서 그냥 점점 멀어지는 것이 바로 진정으로 비기는 싸움을 하는 것이고, 이것이 제게는 비폭력입니다.
그런 점에서 내 아나키는 비폭력적인 것이죠.
뭐, 각자에게는 각자의 아나키가 있으니까요.

현실에서 투쟁을 하면서 아나키스트로 살아가며 비폭력 실천을 하는 것도 결국엔 현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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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8 23:07 2006/03/2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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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2006/03/29 02:11 DELETE

    Subject: 나의 비폭력-그냥 사는 거

    돕헤드님의 [아나키와 비폭력] 에 관련된 글. 조약골의 글과 그 밑의 답글을 보고 나도 한마디 꼭 하고 싶어서 쓴다. 비폭력에 대해 긴글은 쓸 능력도 없고, 자신도 없고, 귀찮기도하여 아주 단
  1. 지나가다 2006/03/29 01:02 Modify/Delete Reply

    당신이 생각하는 폭력은 어떤 모습입니까? 적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 진정으로 비기는 싸움이고 이것이 비폭력이라 할 때, 그건 적들이 쏘는 총알을 맞아 그대로 죽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혹은 그렇게 죽어가는 동지들을 '비폭력'에 갇혀 어쩔수 없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도 '비폭력 실천'에 해당하는 것입니까?'각자에게는 각자의 아나키라? 이렇게 이야기하려면 무엇때문에 아나키란 말을 쓰나요? '아나키'라는 역사를 포함하는 언어가 가능한 공통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2. 조커 2006/03/29 10:01 Modify/Delete Reply

    http://www.hof.pe.kr/wp/archives/1789/

  3. 2006/03/29 13:49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다님, 제게 비폭력은 적들이 쏘는 총알을 맞아 그대로 죽어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게 비폭력은 적들이 아예 총알을 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죽어가는 동지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비폭력이죠.

    아나키라는 역사를 포함하는 언어가 가능한 공통의 본질은 몇 가지들이 있습니다. 보통 아나키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들이라고 하는 것들이죠.
    1. 권위적이지 않은 풀뿌리 저항운동을 만들어 나가는 것
    2.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
    이외에도 여러가지 것들을 더 포함시킬 수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 두가지를 뽑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아나키의 공통의 본질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아나키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더 중요한 문제는 이 공통의 본질을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에요. 그것을 실현시켜 나가는 법을 저는 비폭력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4. 콜드플레이 2006/03/29 22:31 Modify/Delete Reply

    저도 비폭력의 방법에 지지자인데.
    아나키 내에서도 비폭력의 방법은 이상향인듯 말해서,씁쓸하네요.
    그것보다, 비폭력방법에 표면적인 이해만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각자의 아나키가 없다면, 아니키는 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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