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from 우울 2006/12/31 15:42

훗.

연휴다.

개토한테야 뭐 딱히 연휴랄게 없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연휴니 덩달아 연휴.

 

블로깅도 잠시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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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1 15:42 2006/12/31 15:42

쿠폰

from 우울 2006/12/29 14:02

나는 매달 1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김상의 회사에서 "책이나 DVD만 살 수 있는(!)" 5만원짜리 쿠폰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달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쿠폰이라 무조건 사야한다.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한 달 내내 머리를 굴린다.

이번에 무슨 책을 사고 무슨 책을 다음에 살건지...

 

5만원은 많은 돈이기도 하지만, 적은 돈이기도 해서

나는 항상 목이 마른 기분으로 다음달 1일을 기다린다.

참으로 겁도 없이 기다린다.

나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이 그저 숫자에 불과해서

나는 한달동안에 내가 늙는다거나 삶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감각이 없다.

 

대략 일주일정도 새로 받은 책들을 실컷 즐기고 나면

나머지 삼주일 동안에 나는 아주 늦게까지 자고 잠에서 깨도 안일어나고

와우를 12시간씩 하거나 읽었던 책을 또 읽으면서 시간을 없애버리려고 애쓴다.

 

나는 시간이 아주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들 정말 애써서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혹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갔지?'하고 내게 동의를 요구할때마다

나는 왜 시간에 대해서 아깝다는 느낌이 안들까

나는 왜 그 시간들이 어디로 갔다는 느낌이 안들까

혹시, 나중에 갑작스럽게 그 시간들을 느끼게 되어서

남들이 차근차근 느끼는 그 느낌을 고스란히 거대하게 한번에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막연히 겁이 난다.

 

'벌써 한 해가 갔구나!'하고 누군가가 말한다.

흠....그런가 싶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한해였더라?

 

나는 그냥 1월 1일을 기다린다.

쿠폰이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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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9 14:02 2006/12/29 14:02

나만 본다

from 우울 2006/12/29 12:57

내 블로그에는

'나만본다'라는 분류가 있어서, 남들은 못보는 글들이 있다.

요 며칠, 생각이 많아서 나는 그곳에 글을 자주 남긴다.

 

'나만본다'라니, 은밀해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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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9 12:57 2006/12/29 12:57

은밀한

from 우울 2006/12/29 12:24

최근에,

"은밀한"이라는 단어를 종종 썼는데, 쓸때마다 마음에 걸렸다.

적합하지 않다는 느낌...살짝 재수없는 느낌....

은밀한 것따위 싫다는 느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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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9 12:24 2006/12/29 12:24

어떤 욕망

from 우울 2006/12/28 12:47

재미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공감할 때보다

 

거부감을 느낄 때

 

더 뜨겁게 불타오른다는 것이다.

 

누군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고 말하면,

 

나는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말한다거나 그것은 잘못된 앎이라고 말하고 싶은 욕망.

 

상대를 비꼬아서 밟아주고 싶은 욕망.

 

아는척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 욕망.

 

그런 욕망들은 무섭다.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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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8 12:47 2006/12/28 12:47

달콤한 인생

from 영화에 대해 2006/12/28 12:04

내 안에 느와르가 있다.

 

완전히 미친 것들, 나는 그런 것들의 질서를 좋아한다.

 

[달콤한 인생]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감독은 김지운, 주연은 이병헌.

내가 이병헌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병헌이 그렇게 다양한 표정을 가졌을 줄은 정말 몰랐는데

이병헌이 느와르에 어울릴 줄은 정말 정말 몰랐었다.

 

느와르에 대화란 없다.

미친 것들만 있을 뿐이다.

미치는 데는 이유도 없다.

느와르의 주인공은 햄릿처럼 무기력하게 주어진 세계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선택은 없다.

대화와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도 없다.

한번 미치면 끝까지 가는 수 밖에 없다.

 

처절하고 폭력적이고 끔찍할 수록 아름답다.

내 안에 은밀한 그 욕망.

 

마지막 장면까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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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8 12:04 2006/12/28 12:04

광기 혹은

from 우울 2006/12/27 11:18

지극히 개토적인 시선에서,

프랑스 지식인들의 책은 모두 예술가가 되기 위한 작가의 몸부림이며

이에 따라 "예술가"란, 혹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정의내림이다.

그들은 모두 그러한 자신을 숨겨보려 애쓰지만

은밀하고도 자랑스럽게 결국은 스스로를 드러내고 만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역자의 서문이나 해설 등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항상 쏙 빠져있다.

저서의 사회적 의미가 가득 담긴 그 해설들 속에는

저자가 평생에 걸쳐 벼랑끝까지 몰아넣은 

저자 개인의 삶에 대한 처절한 객관화, 혹은 주관화 부분이

완전히 빠져있어서

사실,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일이 대부분이다.

예술은 사회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가, 혹은 나는 사회와 어떻게 관계맺을 것인가

그들은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예술을 통해 인간성을 독점하려 한다"는 통렬한 자기 고백.

자신을 발기 발기 찢어내보려는 시지프스적 몸짓.

 

나는 통계와 역사적 고찰, 연역을 통해 아주 합리적으로, 정확하게 쓰여진 그들의 문장 속에서

아주 미세한 떨림, 스스로에 대한 부정과 모든 체계에 대한 의심,

판게아의 이동에 대한 두려움을 읽을 수 있다.

 

그 떨림을 읽는 것이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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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11:18 2006/12/27 11:18

죽음과 그녀와 나

from 책에 대해 2006/12/27 01:18

카와구치씨는 정말 멋지구나...하고 후기를 읽으면서 생각한다.

 

예전에,

새벽에 술먹고

길거리에서 늘어놓고 파는 만화책들 틈에서

우연히 발견해가지고 지갑을 탈탈 털어 샀던 [죽음과 그녀와 나]

 

있는 돈 다 털었더니 16권쯤 살 수 있어서

죽음과 그녀와 나 10권이랑 같이 6권의 다른 책도 구입해서,

16권을 들고 낑낑대며 히죽거리며 완전 취해서 집에 들어왔더랬다.

 

쿡쿡...6권은 집에 있던 책이었다지...그나마 완결도 되지 않은...

 

이런 느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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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01:18 2006/12/27 01:18

오해

from 책에 대해 2006/12/26 22:09

부르디외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

결국 그렇게 써버린 내가 문제라서...

그게 계속 걸린다.

 

 

"즉 패러디, 광대극, 희화처럼 대상을 깎아 내리거나, 혹은 속어에서처럼 질을 저하시키는

전략으로 승화의 전략에 대응하고,

지배집단이 그들의 숭고성을 투사하고 인식하는 모든 '가치관'을

뒤죽박죽 뒤섞어 놓으려고 외설과 분뇨담을 사용하면서,

민중의 상상력은 차이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구별짓기를 비웃으며

카니발의 놀이처럼 타자와의 구별을 낳는 영혼의 쾌락을,

누구에게나 공통된 식욕과 성욕의 만족으로 환원시킨다."

 

-구별짓기 중에서 -

 

 

본질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읽었다.

정말로 개인적인 반성이었다.

 

한 바퀴를 빙 돌아서 기껏...

 

이렇게 말이 꼬이고 안나올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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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22:09 2006/12/26 22:09

이른 새해 소망

from 우울 2006/12/26 21:37

소망

 

1. 밥 잘 챙겨먹기

 

2. 담배 완전 끊기

 

3.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해야할 일

 

1. 돈 벌기

 

2. 학교 다니기

 

 

담배가 좋지만, 피우고 나면 너무 힘드니까 끊어야 한다.

밥먹기는 귀찮지만, 잘 챙겨먹고 나면 힘이 생기니까 잘 챙겨먹어야 한다.

한자리에 오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한번도 그런 사람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만큼은 제대로 하고 싶다. 블로그에 계속 들어와서, 부끄러운 나지만 살아보자.

 

6월부터, 돈을 거의 벌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지 말고 경제적으로 자립해라.

학교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열심히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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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21:37 2006/12/26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