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

잡기장
먼저 죽은 사람에게 애도를.

각 신문, 포털, 만평들에 가득한 애도의 분위기.. 그러나 순간 떠오른 생각은,
과연 파병 철회에 반대하는,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우리가"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드러내는 건 아닐까 하는 것.

알려지지 않은 내부 사고사가 있거나 (소문으로는 들리나..)
그곳과 다른 여러 곳에서, 그리고 여기 한국 땅에서
"한국사람"이 "죽인", "죽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분명 있을텐데, 있는데, 적지 않을텐데
과연 그렇게 죽은 "한국사람"과 "한국인이 죽인 사람"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다루고 애도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심지어 이 계기로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생각엔 100% 동의하지만)
과연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있었을 수많은 죽음들에 대해 똑같이 느끼고,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그 반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말하고 싶지도 않고..

직접 죽이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죽음으로 몰고간 경우가 분명 있을 건데, 그런 이야기들은 당최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파병을 통해 미국을 돕고 있는 것 자체가 그 살육에 동참한거고.

더 이상 이런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 말만 하지 말고 그렇게 되게 하자.
괜히 안 슬프면서 슬픈척하고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활용하려는 세력들은 솔직해지지?
내 솔직한 심정? 짜증난다. 다들 오바하고 난리치는게. 그런게 정말 죽은 사람들을 욕보이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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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17:02 2007/03/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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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잡기장
요즘 넘 포스팅을 안하니
삶의 락!을 잃는 분이 혹 있을까하여(누가?)
그냥 요즘 사는 근황이라도 쓰겠음다 ^^

* 지난 주말에는 IT노조 총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노동상담도 많아지고, 홈페이지 가입자도 부쩍 늘고, 조합원 가입도 다시 서서히 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상근자 한명의 활동비를 최저임금과 4대보험 수준으로 줄 정도의 조합비도 안 걷히지만.. 최근 눈에 띄게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 신이 납니다.

주말에도 대부분 일하는 IT 비정규 노동자들이라 많지 않은 조합원들이 모이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작년에는 총회 성사도 안됐는데 올해는 요즘 분위기를 탄 걸까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성사가 되고, 좋은 의견들도 많이 많이 주셨습니다. 아직 힘이 부족하여 얼굴을 드러내기 쉽지 않아 사진 한장도 올리기 어려운게 아쉽군요.

이번엔 빔프로젝터를 빌려 PPT자료로 교육도 하고, 영상도 보고 했습니다. 총회인데다, 모처럼 모인 자리라 할 얘기가 많아 준비해간 영상을 다 보고, 얘기나누진 못했지만 나름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스스로)합니다.

그전날 점검회의 하고는 밤새 마시고, 총회 뒷풀이로 또 밤새 마셨습니다. 그리고 아래 얘기하겠지만 일요일도 자정을 넘겨 술을 마셨습니다. 그 후유증인지 한쪽 머리가 계속 아프고(전엔 왼쪽이 아프더니 이번엔 오른쪽이 계속 아프네요), 잇몸이 더 약해졌는지 욱신욱신합니다. 당분간 술 자제효.. -_-


* 일요일에는 "여수참사 희생자추모,정부 규탄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그동안 무관심했던게 미안합니다. 같은 사무실에 이주노동자가 있어 옆에서 보고 느낀 외로움과 숱한 어려움(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일일히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 밖에 하지 못하는게 부끄럽군요. 그동안 계속 친구들이 잡혀가고,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는 걸 옆에서 보면서도 딱히 해줄 수 있는게 없습니다. 가끔 신문에 나는 짤막한 사건들,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면 이 한국 사회가 얼마나 잔인하고 증오로 차 있는지 몸서리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 입장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싫을 만큼..

* 다음날 신문을 보고, 포털을 들어가 봅니다. 좀 알려졌는지, 이슈화가 되는지..
.. 참 너무합니다. 어떻게 이렇게들 무심한건지. 그런데 무심한게 오히려 나을뻔 했습니다.
어느 포털에 한 블로거가 올린 뉴스에 달린 덧글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무조건 불법은 나쁘답니다. 싸그리 잡아 쫓아보내야한답니다. 죽은 사람을 욕합니다. 심지어 쏴죽여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일자리, 재산을 빼았는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여성들을 강간한다고 합니다. 민주노동당과 NGO들도 욕합니다.
온통 "다른 이"에 대한 증오로 가득차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관심한것도 부끄럽고 미안한데 이런 덧글이 계속, 반복되어 올라오는 걸 보니 참 어이가 없고, 화가 나고,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어려워서 그럴겁니다. 사는게 어려우니 불만에 차있고, 어디에 풀 수는 없고.. 누군가에게 화풀이 하고 싶을겁니다. 누구나 그럴겁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한국"이 구조적으로 불러들인 사람들이고, "한국"이 고된 일을 시키고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계속 상처를,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 번이라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겁니다. 나찌가 연상됩니다. 한국에 정말로 파시즘이 창궐하는 것 같아 섬뜩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정말로 자신들의 어려움이 자연히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건 아닐겁니다. 사람들의 이성을 상실하게끔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고, 분개합니다.


* 그날 집회때 인상깊었던 것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ScanPlease 님이 말했던 그 구호, 간명하게 한방에 와 닿는.. :)
두번째는 당시 보호소 화재시 살아남은 중국동포의 당시 상황 증언인데, 그때 통역을 맡으신 아주머니의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외침.. 그 순간 서울역 전체가 일시에 정적에 잠긴 듯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그 때만큼은 집중이 되더군요. 늘 "선수"들의 발언만 듣다가 정말 모처럼 "와 닿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니 저절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듯합니다. 지난 몇년간 모든 집회는 아니지만 꾸준히 여러 집회에 참석을 해왔는데 "시민발언" 을 들은 적이 얼마 안되는 것 같습니다. 소위 전문가들의 "성찬"에 질려 있었는데 모처럼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 어슐러 르귄의 "어스시" 시리즈를 2권까지 읽었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와 "아투안의 무덤". 어슐러 르귄의 책을 읽을때 느끼게 되는 것은, 일단 "짜증"나는 것들이 없습니다. 판타지,SF를 많이 본 편은 아니겠지만 보통 그런 걸 보다 보면 많은 경우 "왕 짜증"나게 하는 것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지나친 폭력, 힘의 추구, 숱한 정당화, 여러 우월주의 등.. 르귄의 소설엔 이런게 없습니다(눈에 안띕니다). 그리고 묘사와 스토리가 훌륭합니다. 정말 "빨아들이는", "손을 못 놓게" 합니다. 며칠동안 밤에 잠을 안자고 아침에 자게 만들더군요. 세번째는 직설적이지 않으면서도 교훈적이고, 또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이제 퇴근하며 서점을 들러 3권을 살생각입니다. 돈 없어 큰일이지만 그나마 살 수 있을때 사보렵니다.


이제.. 집에 들어가 쉬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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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20:35 2007/02/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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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7/03/02 00:50 URL EDIT REPLY
어, 어스시 3권 내가 선물한다니까 -ㅅ-); 벌써 산겨?
지각생 2007/03/02 16:42 URL EDIT REPLY
너무 늦었음. 신나게 보고 있삼. 업무 마비 상태.. ㅎㅎ
빨리 일 마치고 마저 읽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일이 또 계속 번져가는 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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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잡기장
맘먹고 밤새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평소보다 더 졸린다. 끊다시피 한 커피를 마셔도 전혀 효험이 없다.

미문동 방에 오자마자 나를 부르는 부드러운 두 목소리. 하나는 쥔집에서 회비가 이체될 계좌번호를 적어주라는 것이고, 하나는 새로나온 따끈따끈한 CD를 사라는 것. 이 얼마나 따뜻한 분위기인가.

돕헤드의 CD를 듣는다.
어? 점점 잘 부르네? 조약골의 노래를 처음 들은건 아나클랜 게시판. 몇년전이지? 모르겠다. 시간개념이 없다. 참.. 노래 좋고, 그 자체로 감동인데, 아무래도 역시 "조금만 더 잘 부르면 더 좋을텐데.. 흠흠 -_-" 하고 중얼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참 부럽다. 조약골이 노래 부르는 걸 보고 듣다 보면
쓸데 없는 생각만 하느라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잘하려다 정작 해얄 것을 놓치고 잘 못하는 건 말로 때우는 내 자신이 답답해질 때가 많았다. 하고 싶은 걸 하는게 아니라 잘하는거, 정확히는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거를 우선해서 하고 산다.

잘하려는거.. 그게 문제다. 잘하려다 안하는게 문제다. 왜 사람들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사는 걸까. 내가 하는 말, 행동, 심지어 꺼내지 않은 생각까지 왜 늘 외부의 평가에 끌려다니고 사는 걸까. 왜 이리 자신이 없는 걸까? 가끔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 안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러는게 오히려 멋있어 보이겠다고 미리 그려 본 경우가 많다.

블로그를 요즘 잘 안보고, 안쓰는 이유는
몸을 더 움직이고 오프라인 활동을 더 열심히 해보려는 건데, 별 상관은 없었던 듯 싶다. 괜히 핑계를 댄게지. 불편하니까. 도망치고 싶었고, 감추고 싶었으니까. 그렇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선지 최근에 쓰려고 했고, 실제로 써진 글에는 "잘 써야지"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잘 쓸 수 있겠다 싶은 글이 아니면 아예 안쓰려고 하나부다.

약해서 강해지려 하고, 외로워서 사랑받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 약해지고, 더 외로워진다. 그렇게 생각한 지 오래됐지만 좀처럼 그런 걸 바꿀 수 없다.

뭔가 끄적거리고 있다 보니 졸음이 좀 가신다.
지금까지 하고 있던 거는 "미디어위키"의 사용법을 더 익히고 확장기능을 설치해보는 거였다. 얼마전에 미디어문화행동 홈페이지가 죽었는데, 엄청난 스팸 탓이었던 듯하다. 대개 이런 것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무언가가 불을 당겨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참에 다른 것도 살펴보니 미문동 위키도 스팸에 엄청 시달리는 것 같아서.. 뭔가 방법이 있나 들여다 봤다.

StrongBerry 님이 언젠가 채팅하다 얘기해준 Confluence 도 찾아보고, 또 다른 위키는 어떤가 들여다 보다 보니 미디어위키에도 생각한 것 보다 많은 기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확장 기능들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재밌는, 유용한 기능들에 눈이 휙휙 돌아가 딴 거를 써보는중이다. 이를테면 미디어위키에 게시판을 달 수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다.

잘 하는 걸 잘하는 줄 알고 그렇다고 말하고 행동하고, 잘 못하는걸 잘 못하는 줄 알고 그렇게 말하고 해보고 하면서 살면 참 좋을텐데.. 언제부터 시작된 자기 방어인지 모르지만 말로 정치로 때워가며 하루하루 때워가며 산다.

오픈웹 운동, 전자정부 사이트의 웹 표준 문제가 불거진 지 꽤 됐건만, 여전히 나는 소극적으로 추이나 살피고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건 거의 안하고 있다. 전에 썼던 것만큼 간단히 기사 하나 써보라고 하는데 그러겠노라 해놓고 계속 안하고 있고, 부끄런 칼럼 써주는 곳에 그 주제로 쓰려고 맘먹었는데 역시 기한을 넘겨 세월아 하고, 그나마 이슈를 제기하려고 했던 것은 그것 외에는 별로 할 말도 없고 내 존재 가치가 약해진다고 느껴지는 자리.. 그리고 내가 그런 말을 할때 관심가져 줄 것 같다고 미리 판단한 자리.. 이런 좋은 기회가 사실 많지 않은 건데, 정부와 MS가 이렇게 물러설 수 없는 입장 차이에 있고,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문제이며, (ActiveX 가 안되면 인터넷 뱅킹도 거의 안될테니) 엮으려면 정책적 이슈들과도 얼마든지 엮을 수 있고..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도 있고.. 함께하는 시민행동만 거의 유일하게 그 문제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

아... 하(려)고 하나 못하고 있는 것들, 그 이유 나열하다가는 밤 새겠다.
잘 하려다 삑사리 내는건 추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정확히 그건 몰라도 그 시초랄까.. 어디서부터 그렇게 됐는지는 알것도 같다. 애정 결핍인게야 ..-_-;
그렇다해도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겠지. 이제 곧 슬럼프는 끝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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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1 02:45 2007/02/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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