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Out 2011

from 영화+독립영화 2011/06/15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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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www.insideout.ca/21/

Screening  http://www.insideout.ca/21/schedule/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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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한 분이 자원활동가 티셔츠를 입고 극장 안으로 입장하는 관객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당신 덕분에 이 영화제도, 당신이 지금처럼 친절하게 안내했던 사회학 수업도 조금 더 좋아질 거 같네요.

작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한, 인사이드 아웃 영화제, 5월 19일에서 29일.

 

 

 

날짜 상관없이 기억나는 대로 대충 나열한, 상영작 초간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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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hne

표절공방과 연애담 사이로 의미를 잃은 결혼생활에 지칠대로 지친 한 작가의 내면이 얼핏 다가오기도 하고, 2차 대전 이후 유럽과 미국의 출판계와 연극계를 살짝 엿볼 수 있겠으나 . 대저택과 이제 막 전쟁터에서 돌아와 슬픈 표정을 한 채 묘한 태도를 보이는 남편과 지나치게 천진난만해서 어쩐지 현실감이 조금 부족해보이는 아이들로 인해 폭넓은 공감을 얻기는 좀 어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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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ening Dress

선생님이 좋다, 선생님이 정말 좋다, 그래서 그만 미워졌다, 그녀가 지나치게 예뻐하는 내 친구도 그녀도... 이런 복잡한 마음을 담은 제 심장소리를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무섭고, 툭하면 바닥에 굴러떨어졌다가 펑 터져버릴 것만 같은 심장을 어째야 할 지 몰라, 혼자 방에 숨어 스스로 뺨을 때리기도 하는 그런 아이, 그런 나이의 애틋한 마음을 제대로 잘 그렸다. 거짓말만 하는 것처럼 보였던 선생님도, 먹고 사는 일에 치여 다정한 대화따위 할 겨를도 없다는 듯  아이들 앞에서 화만 내는 엄마도, 언젠가는 그런 아이였을텐데 말이다.

 

 

Animat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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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lia

     YouTube ; http://www.youtube.com/watch?v=fu5m1fY4cg8

같이 상영한 11편의 단편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관객들 호응이 가장 컸던 작품.

객석에서 여자들은 모두 박수를 치거나 깔깔대고 남자들은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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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ntreal Girl

다큐멘터리처럼 찍은 극영화, 혹은 극영화를 가장한 실화.

감독의 사연과 배우의 소품, 그리고 몇 가지 그럴듯한 에피소드를 버무려, 25년간 살아온 아파트를 떠나야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보여준다. 극 중에서 한 친구가 주인공에게 느닷없이 던진 한 마디는 내 가슴에도 잠시 무겁게 머물다 갔다. '넌 변두리로 좀 나가서 살아봐도 돼. 다운타운에서 살만큼 살아봤잖아. 우리가 힘들게 노동하는 동안, 너는 감독이랍시고 느긋하게 특권을 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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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ocate for Fagdom

존 카메론 미첼보다 훨씬 먼저 이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 훨씬 더 매력적이었으며 훨씬 더 도발적인 작업을 했다고 평가받는 한 캐나다 퀴어영화 감독의 다큐멘터리.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인터뷰이 중 한 사람으로 등장해 친구이자 동료로 오랫동안 바라본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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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Diaries of Miss Anne Lister

친구와 연인의 경계는 자주 명확하지 않다. 다만, 누군가 그쪽에서 이쪽으로 넘어오려 할 때, 도저히 그걸 받아들일 수 없는 순간이 가끔 있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신분질서가 엄격하고, 이웃과 친인척이란 그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존재로 여겨지며,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부모의 집과 재산을 물려받아 관리할 수 있다는 걸 납득하지 못하던 시대에도, '내가 비록 남자랑 결혼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너도 잘 알잖아, 네가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배우자라는 거...'라는 고백을 받는 여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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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Watch

가장 가까왔던 두 사람 사이의 비극은 대부분 질투에서 온다. 독점욕보다 질투가 더 크다. 날마다 폭격으로 허물어지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헤치고 사람을 구하다가 사랑을 만나지만... 이미 정리한 지 오래라고 여겼던 예전 관계가 상대방에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때, 당신이 이미 잃은 건 뭔가. 곧 끝날 것처럼 파국으로 치닫다가 조금 더 과거로, 다시 조금 더 그 이전으로 되밟아가는 구성이 긴장감을 더하는 영화.

사라 워터즈(스?) 의 소설이 원작.

 

 

 

 

 

 

photo by n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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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ening Dress

마이크를 쥔 분이 감독. 옆에 있는 분은 프로그래머. 감독이 썼던 원안에는  남학생 캐릭터가 없었는데, 시나리오 작가와 같이 작업하는 동안 좀 더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 넣었다고. 주인공 선생님 엄마,  외로운 세 여자가  서로 어딘가 조금씩 어긋나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이 세심하게 그려져 좋았다고 한 관객이 말하자 몹시 기뻐했다. 누군가 그걸 느껴주길 바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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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ntreal Girl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운데) 가 관객의 불어질문을 영어로 통역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유도하기도 하면서 정말 유쾌하게 관객과의 대화를 이끌었다. 감독(초록색 셔츠, 오른쪽) 의 실제 파트너가 주인공의 파트너로 데뷔한 사연을 들었다. 예전에 홈비디오로 찍었던 장면이며 그 분은 자기 얼굴이 이렇게 온세상에 공개되는 걸 전혀 원치 않았단다. 어떻게 설득했는지 모르겠지만 편집하기엔 너무 아까운 장면 중 하나. 원씬 원컷으로 담은 엔딩에 관해(이제 끝나겠지 하고 일어서던 사람들, 나가려던 사람들이 어정쩡하게 계속 지켜보다가 기다려도 기다려도 계속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급기야 폭소가 터졌었다),  후원금을 조금씩 모아서 제작하다 보니 후원자 이름이 너무 많아서 엔딩이 그만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죄송하다는데 그 말에  다시 폭소가 터졌다. 영화 속에서나 밖에서나 제작진과 관객들이 같이 농담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

 

 

 

 

2011/06/15 05:38 2011/06/15 0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