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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인님의 이름은 로즈, 어색하지만 '장미'라고 불러봤다.

올 연말에도 카드를 줄 수 있게 된다면, 꼭 한글 이름을 적어줘야지.

카드를 쓰기 전에는 생각하고 있다가 몇 마디 적으면서 늘 까먹더라.

 

오늘 똑딱이가 본 것은,

작년 11월말부터 한 달 넘게 건물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장미씨의 솜씨.

덕분에 다소 칙칙하던 연말 기분이 조금은 밝아진 거 같기도 하고.

해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그이의 의욕과 실력에 박수를.

 

성탄절 전날 저녁에는 엘리베이터 앞에 테이블을 마련해

과자를 가득 담아놓고 '맛있게 드세요, 즐거운 휴일 되시길' 이라고 써놨던데

그건 그만 놓쳐버렸네

 

작년 가을,

세입자들 중 한 할머니가 70년 동안 같이 살아온 할아버지를 잃었다

그런데 정부가 생색내며 조금씩 입금해주는 생계보조비로 살아가던 터라

(이웃들 중 30%가 비슷한 상황) 납골당으로 모실 비용이 없어 쩔쩔맸단다

 

출 퇴근 시간이 다 다른 세입자들을 일일이 따로 만나

'돈을 모으자, 1불도 좋다, 니 식구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해봐' 하고 설득해

천 불에 가까운 성금을 그 할머니에게 전달한 이가 바로 장미씨다.

긴가 민가, 찝찝한 얼굴로 돈을 내던 사람들도

며칠 뒤 엘리베이터 앞에 할머니가 손으로 쓴 감사카드를 보고

입이 쑥 들어갔다나 어쨋다나

 

암튼, 사, 사...존경합니다, 장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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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9 11:39 2013/01/09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