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05.12.9-12.16 상암CGV) 기간에
'끝나지 않은 세월'을 상영했고 보고싶었지만 갈 수 없었다
어떤 영화였을까 궁금해서 검색하다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있어서
이곳에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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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감독
2005-12-14 18:16:53
故 김경률 감독 사망이후 소식을 전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김경률 감독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했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김경률 감독을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제주도 극장에서 만났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였고 어색함을 달래려고 담배를 함께 피웠습니다.
그때 ‘끝나지 않은 세월’을 만들면서 빚을 많이 졌다면서 오늘 저녁 함께 술 한잔 하고 싶지만 품앗이로 도와준 극단에 배우를 맡아 연습하러 가야한다며 헤어진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서독제에서 김경률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끝나지 않은 세월’을 봤습니다.
장편극영화였고 투박하고 영화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긴 했지만 장면 하나 하나에 배어있는 감독의 마음을 봤습니다. 4.3항쟁을 알리려는 그의 몸부림 제주도 말을 고스란히 담아 육지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면서까지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애착과 긍지가 느껴졌습니다. 잠깐사이 그와 나 사이에 놓인 긴 강은 시간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몸부림치며 독립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몸과 마음고생을 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졌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함께 끝나지 않은 세월 작업의 피디겸 미술부감독을 맡았던 고혁진씨를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차에 그는 처음 본 나에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 달 초까지 5백만원을 갚지 않으면 영화판권 전부를 채권자에게 넘기기로 김경률 감독이 약정서를 썼다. 고인의 혼과 열정이 담긴 영화를 지키고 싶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모금 활동를 벌리고 싶다’는 요지의 말 이였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그가 남긴 유일한 것이 작품인데 그것조차 넘어가게 생긴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모두의 운명은 어쩌면 김경률 감독입니다.
우리들의 작은 마음의 표시가 그의 작품을 지키고 제주도에 영상 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러분께 급한 글을 올립니다.
십시일반으로 함께 합시다.
그의 영화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모금활동에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원금 납부 계좌
제주은행 10-02-225705(예금주: 고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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