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다시는 안할 것처럼 불평불만이 많았던 일이지만

고정수입을 포함해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의외로 알찬 보람'이라는 결과물을 근거로

다음 학기에도 '강의'라는 일을 하기로 했다

대전에서 매주 1회, 서울에서 매주 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할까, 하는 생각을 서너 번 품었었는데 포기했다

가편집 언제 마치냐고 전화연락 여러 번 해주셨던 분께 조금 죄송하다

그리고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에 기획안을 제출할까, 했던 생각도 포기했다

물리적으로 기획안을 쓸 시간이 전혀 없었다, 제작지원이 절실한 상황인데 아쉽다

 

7월말까지 [우리의 노래를 들어라] 가편집 1차 완료, 라는 계획이 무너졌다

아직 절반도 못했다, 나는 한심한 사람.

 

 


나는 왜,

작년에 일어났던 방영취소 문제를 지금 풀어보자고 결심했을까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으로부터 사과문을 받는 일은

두번째 장편 작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 예상되었고

결국 그랬다, 도무지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구성이나 편집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사과를 받기로 작정하면서부터

내 생존방식에 대해, 앞으로 계속 해야할 독립영화 작업에 대해

다양한 고민과 숙제가 줄줄이 태어나고 있다

감당이 안된다

 

여러 친구들, 감독들, '돌 속에 갇힌 말' 제작 및 배급에 관련된 분들이

'사과' 혹은 '항의'의 대상이 방송사가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라고 생각하거나

사과받아야할 내용과 사과받는 과정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해야하는 건 맞지만

공문 내용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할 수는 없었다

공문 내용과 공문이 전송된 날짜가 '6월 10일'이 아니라 '6월 9일'이었다는 것까지 확인한 지금

결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항의와 사과촉구도 해야한다

언제? 어떻게?

한숨이 나온다

 

일단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사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나 그들이 속한 조직의 논리에는 문제가 많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더 살아남을 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당장 없어질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개선해야할 점을 지적하고 개선되도록 계속 노력해야한다

그런데 누가? 지금처럼 나같은 개인제작자가? 아니면 도대체 누가?

답답하다

 

문제를 거론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은 소중했다

그런데 작업할 시간을 비롯해서 잃은 게 많구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해야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한독협 등 관련된 게시판이나 블로그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거론한 것이 올바른가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나 전화통화를 통해 연락하고 반응을 기다리기 전에 만났어야 하지 않나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해 사전에 조금 더 배려했어야 하지 않나

한독협이라는 조직과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상이 필요하지 않나

내가 앞으로도 계속 독립영화와 관련된 조직에 가입하지 않을거라면 대안은 무엇인가

 

괴롭다

그래서 놀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2006/07/28 14:55 2006/07/28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