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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사과문 초안에 대한 의견] 에 관련된 글. 

오늘(8월 1일) 오전 11시경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계약서 내용에 대해 빠진 부분이 있어서

그 점에 대해 보완하기로 했고, 오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과문이 발표되면 그 내용을 다시 이 곳에 올리겠습니다

 

KBS 독립영화관에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업무관행과 조직논리보다 작품과 감독과 시청자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조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후 2시경,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멘터리 마당 게시판과 자유게시판

 KBS 독립영화관 공지게시판에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추가된 내용은 아래 본문 중에서 진한 글씨로 표기했습니다

 게시판으로 직접 가시려면 사과문 제목을 클릭하세요

 

 

<돌 속에 갇힌 말> 불방 건에 대한 사과문

 

 

KBS독립영화관은 2005년 6월에 독립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을 방송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돌 속에 갇힌 말>은 방송되지 않았고, 이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 및 시청자들의 방송 불방에 따른 항의와 해명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KBS독립영화관은 이에 대해 명쾌하고 성의 있는 답변이나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시청자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아울러 이제라도 <돌 속에 갇힌 말> 방송 불방과 관련한 당시 상황과 이후 과정에 대해 가감 없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KBS독립영화관은 2005년 6월을 국내외 다큐특집으로 기획했습니다. 이미 당시 담당 피디가 해외영화제 출장에서 세 나라, 세 편의 작품을 구두로 가계약한 상태여서, 한국 독립다큐 한 편만 정하면 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작품을 찾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시 담당 피디는 <돌 속에 갇힌 말>을 보고, 방송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에 쫓겼던 만큼 실무도 급히 진행됐습니다. 더구나 방송 1주일 여를 앞두고 당시 담당 피디가 급히 노조로 자리를 옮기면서 해당 업무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발생하며 실무에 혼선과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그 결과, <돌 속에 갇힌 말> 계약 당사자인 나루감독이 여러 차례 계약서를 요구했음에도 응하지 못했고, 구두로라도 계약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한 채 방송 하루 전에 계약서 사본을 보내고 방송 당일 담당피디와 나루감독이 만나게 됐습니다.


당시 후임피디가 결정되기 전에 임시로 영화만화팀의 다른 피디가 KBS독립영화관을 맡았고,  업무 중복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계약서 진행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계약서를 늦게 받아 본 나루감독과 급히 업무를 떠맡게 된 임시 피디 사이에 계약조건과 관련해 충분한 입장표명과 토의가 이루어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오히려 이견만 대립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견의 핵심은 부가권리인 VOD(인터넷 한시 사용권)권에 대한 입장 차이였습니다.

당시 독립다큐의 계약조건은 여타의 극영화와는 다른 계약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의 단가표의 적용에 의하면, 국내독립다큐가 투입한 제작기간이나 제작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은 방송권료의 적용을 받기에 독립다큐에 한해서 6mm 테입도 극영화의 35mm 필름 수준에 준하는 방송권료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고 방송단가를 상향조정하기 위한 기본조건으로서 VOD권과 KBS world 방영권이 포함된 상태였습니다. 이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임의로 조정 가능한 사항이 아닌 내부결재를 통한 공식적인 계약조건이었고 그러한 계약안을 만든 것은 KBS 독립영화관이 국내 독립다큐진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의 발로였습니다.


이런 계약조건의 전제 상황에서 나루감독은 출연한 분들께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얼굴을 공개해도 좋다는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한 영화이고, 방송일정이 23일에서 9일로 앞당겨지면서 출연자들과 그 부분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VOD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우려, VOD 조절 가능을 타진했습니다. 물론 다큐를 만드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또한 방송이 임박해서야 계약서를 보낸 제작진의 실수 때문에 방송 전날에서야 계약조건에 대한 얘기들이 오고가는 상황을 만든 독립영화관 측의 잘못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계약조건 불충분 상황에서 방송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프로그램 제작진 측의 현실적 고충도 있었음을 밝힙니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측은 긴급편성된 축구중계로 방송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KBS독립영화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다음과 같이 공지했고 이후 방송 가능성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6월9일 밤 12시 55분 방송 예정이었던

독립영화관 방송은 축구 방송 관계로 한 주 쉬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TV 시청하시는 것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난 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KBS독립영화관 앞으로 공문을 접수시켰습니다. 해당 작품, 즉 <돌 속에 갇힌 말> 방영 시 본 기관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그 근거로서 89년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적시된 공문이었습니다. 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가 예정대로 방송을 할 경우 법원에 해당 물건(방송테이프)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내용을 전화로 알려왔습니다.


이에 당시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주체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입장 조율이 있기 전에는 해당 작품의 방송이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공문접수 사실과 독립영화관의 입장을 <돌 속에 갇힌 말> 나루감독에게 알렸습니다. 나루감독은 공문의 열람을 요구했으나, 당시 임시피디는 기관 대 기관의 공문인 관계로 열람 및 유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사실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돌 속에 갇힌 말>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의 경우 언제라도  초상권 침해, 사실 관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방송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것도 제작진의 일입니다. 이는 독립영화관이 지상파 공영방송사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돌 속에 갇힌 말>이 시간에 쫓겨 급히 결정되는 바람에,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제대로 못 보거나, 꼼꼼히 살펴보지 못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기한 사안에 미리미리 대처하지를 못했습니다. 미리미리 대처를 했더라면, 방송 여부를 떠나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은 없었을 겁니다.


이후 KBS독립영화관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서울시 선관위의 공문접수 사실과 이에 따라 <돌 속에 갇힌 말>이 이번 다큐특집에서 제외된다고 고지를 했습니다. 이후 게시판엔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송을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졌으나, 독립영화관은 더 이상 입장표명을 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돌 속에 갇힌 말> 나루감독과의 만남이나 대화 또는 전화통화를 시도하지 않았고, 이후의 의견교환은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의 중재 하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KBS독립영화관은 일체의 대화나 만남을 한독협 사무국에 미룬 채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돌 속에 갇힌 말>의 추후 방송과 관련한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한 채 현 담당 피디로 교체됐고,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상이 <돌 속에 갇힌 말> 방송 불방과 관련한 당시 상황과 이후 전개과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객관적으로 설명했다고는 하지만, KBS독립영화관의 입장이 더 반영됐을 지도 모릅니다. 또한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들이나 관련 당사자들이 봤을 때 모자란 부분이나 견해가 다른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KBS독립영화관의 자체 사정이야 어찌됐든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계약과 관련 정확하고 구체적인 고지를 하지 못했고, 계약서 작성도 지연되고 말았습니다. 방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상대방을 사려 깊게 대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하지 못한 채 방송 제작에만 일관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 속에 갇힌 말>의 불방 통고를 구체적인 해명 없이 고지했고, 이후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대화나 만남을 시도하지 않는 등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1년여의 시간을 흘렀습니다. 동시에 시청자들의 항의와 의견에도 성실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점 깊이 반성하고,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방송을 기다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돌 속에 갇힌 말>들의 추후 방송과 관련해선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습니다.

다만 현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또 다시 다큐특집이 기획이 되면 우선적으로 <돌속에 갇힌 말>을 검토하겠습니다. 물론 방영에 앞서 <돌 속에 갇힌 말> 방영에 대한 선관위의 결론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해결이 되어야만 방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물론 이러한 답변이 독립다큐 감독 여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는 명확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영여부를 놓고 나루 감독을 비롯해 독립다큐 관계자 여러분께 단순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된 사실을 말할 수 없기에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KBS 독립영화관은 계약진행시 계약조건(VOD,DMB 등 부가권리 포함)에 대한 해당 감독 및 배급사와의 사전논의를 충분히 하는 등 앞으로 이와 같은 일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방영여부에 영향을 미칠 외부의 상황이 발생하였을 시 해당 작품의 감독 및 배급사와 충분히 그 내용을 공유하며 긍정적 결과를 위해 보다 성의있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


또한, <돌속에 갇힌 말>을 둘러싼 일련의 현상에 대한 저희 제작진은 이것이 KBS 독립영화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 독립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며 언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KBS 독립영화관 올림


2006/08/01 11:38 2006/08/01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