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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 한 마리

늦잠

후닥닥후닥닥

서두를 때 늘 그렇듯이 허둥지둥

힘들게 계단을 내려와

유리문을 여는 순간

눈 앞에

작은 새 한 마리.

죽어있다.

내장은 다 드러난채인데

어째 그 모양만큼은

이제 막 죽은 것 마냥 어디 하나 부서진 곳 없이 그대로

푸른 빛의 새였다.

 

땅에 착지하다 죽어버린 것처럼

눈을 꼭 뜨고 있는 것처럼

배 옆에 벌건 내장만 아니라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던.

그렇게 가까이서는 처음 보았던

푸른빛의 새.

 

보는 순간 몸이 멈춰있다가

어쩌지 못하고 종종거리며 내려가는 길

내내 그 아이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불행히도 나는

허둥지둥 한 탓에

한 번은 사무실 열쇠를

한 번은 중요한 DVD를 놓고와서

그 아이를 네 번이나 더 보았다.

용기가 있었다면

흙으로 옮겨주었을 것을

나는 그저 찌푸린 눈살로만 그렇게.

 

사무실에 가서 네이버님의 도움을 받아

(늘 욕하면서도 의지하는 네이버님)

그 녀석을 찾아냈다.

 


이름도 참 예쁘다.

쇠유리새.

쇠유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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