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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알쫑알

짜증 안낸다구 하고선

오늘도 짜증 속에 하루를 보내고

일 많다고 투덜거리면서 하나도 안하고 딴짓만 하고 있다.

 

대추리에서 나오기 싫은 발걸음을 억지로 떼면서

투덜거리며 서울로 오는 길.

부산영화제에 가고 싶단 생각을 했고

그러고 나니 광주, 전주, 부산, 춘천에 각종 행사들에 대한 추억들이 또 떠올라서 잠깐 슬퍼졌고

그 스트레스를 잊고자 또 쓰디쓴 아이스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를 사제끼고

언덕을 오르는 길 무거운 짐에

그게 내 가슴을 누르고 있는 돌덩어리 같아서

푸념하듯 울어버렸다.

 

그러다 모 씨에게 전화가 왔고

사실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도 아니고

아주 가까운 사람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쫑알쫑알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얘기를

머리 속에서도 괜시리 아닐 거라 생각했던 얘기들을

그냥 쫑알쫑알

얘기하고 나니 어쩐지 사실이 되어버린 거 같아서 슬펐고

그런데 참 편하게 그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고마워서

슬픈 게 슬픈 게 아닌 거 같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수백번도 더 고민하는 요즘

괜시리 벌려놓은 일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불안한 이런 때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위안이 되는 일이다.

그의 이후 선물도 기대해 봐야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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