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전문
어머니께
어머니, 안녕하셔요? 다른 어머니들과는 달리 회사를 다니시니 집안 일까지 하시면 힘드실 거예요.
어머니께서 허리가 아프시고 흰 머리가 늘어나실 때면 우리가 말을 잘 들어야지 생각도 하지만 왠지 어색하고 일을 잡아도 기운이 나던 것도 힘이 빠져요.
더구나 요즘엔 책까지 쓰셔서 더 바쁘시고, 번역도 밀리셨다고 하셔서 무척 걱정이 되네요.
어머니, 저희는 '사랑의 매' 때문에 억지로 말을 들을 때가 많아요. 매가 무서워서 말을 들으면 싫으시다는 어머니시지만 왠지 매만 보면 떨리고, 무서워요.그렇기 때문에 말을 잘 듣는 거예요. 이제부터 사랑에 매가 필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리 똑똑하지 않고 그리 건강하지도 않아서 상을 많이 타다 드릴 수도 없고 너무 어려서 아직은 도와 드릴 일 (2장) 도 그렇게 많지는 않고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집안 일 조금과 사랑과 기쁨이어요. 이것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 좋은 것은 못 돼어도 조그마한 힘든 드릴 수 잇을 거예요.
더구나 아빠께서 이럴 때 집에 안 계시고 나가 일하시니(이 부분은 마구 지웠다 다시 쓴 흔적이 ㅋㅋ) 우리 집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어요.
이럴 때야 말로 정신을 바짝 차려서 우리집을 이끄시는 가장이 되셔야 해요. 그래야 우리집이 예전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빛을 되찾을 수 있으니까요.
어머니 그럼 이만 씁니다.
1991.3.25.
자랑스런 장녀
** 올림
(그림과 함께) 음악을 지휘하듯 우리집을 지휘하시는 어머니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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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엄마한테 '어머니' 따위로 불러 본 적도 없으면서
저 요구 사항 많고 비꼼이 가득한 편지 속에선 꼬박꼬박 '어머니'라고 부르는 걸 보면
좀 영악한 아이였던 거 같은데 ㅎ
이후 2탄 3탄을 기대하쉬라~
댓글 목록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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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싸다 이거 보고 엄마가 뭐라 하시든..ㅋㅋ완전 웃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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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재밌어요.ㅋㅋ부가 정보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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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울 엄마는 내가 그렇게 많이 때렸냐라며 깔깔 웃어댔다우 ㅎㅎ 그리 똑똑하지도 않고에 넘어가던데 ㅋ스캔, 스캔의 어린 시절도 남달랐을 거 같은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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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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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새삼님도 새삼님 어머님도 비꼬기 유머센스(?)가 강하신 분들인거 같아요. 만약 우리 여사님 같았으면;;; ㅋㅋ 완전 원츄~!부가 정보
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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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우회적으로 체벌의 부당함에 대해 항거(?)하셨군요. ㅎㅎ어린 지민양 편지 무척 귀엽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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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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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직접 말하기를 회피하는 걸지도 ㅎㅎ 앞으로도 기대하삼민노씨, ㅎㅎ 어린 시절도 지금도 불만에 가득찬 어린이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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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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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웃겨!! 뭔 딸이 이래~부가 정보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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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내가 그렇지 뭐. 나 같은 딸 낳을까봐 걱정이 태산이야. ㅎ부가 정보
뎡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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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너무 웃겨 푸하하하 인사 다음 문장 정말 비꼬는 거야? 다른 어머니들과 달리 회사를... ㅋㅋㅋㅋㅋ부가 정보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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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내내 비꼬는....ㅎㅎ 나름 재능이 있었나봐 ㅋㅋ부가 정보
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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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다시 읽어도 넘 웃기다 ㅋㅋㅋ우울해서 새삼의 글 읽으러 들어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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