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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1

요즘은 잠드는 게 참 힘들다.

하루종일 힘들어하는 것이 그 때문임을 알면서도

자리에 누운 채 두세 시간은 그냥 뒤척이기만 한다.

 

누운지 두 시간이 지나

문득 보내야 할 메일이 하나 생각났고

그녀의 메일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쓰지 않던 계정에 로그인을 했다.

 

그 곳엔 어린 내가 있었다.

안쓰럽지만 훨씬 생기 있는, 내가.

메일이 아직 소통의 수단으로 유의미했을 무렵의 편지들은

온갖 기억들로 나를 이끈다.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친구와의 심각한 이야기들,

부끄러운 목소리로 너를 좋아해라고 말하는 몇 통의 편지들,

각종 관계들, 그 안에 오해들, 이제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들, 그런 것들.

 

일부러 기억을 도려내어버린, 지워 버린 편지들까지 모두 기억나는 밤.

 

지금보다 더 바보 같았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에, 그 관계들에 애정을 쏟고 살았던 내가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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