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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와 한결이

산오리님의 [술마시면서 밤도 새우고...] 에 관련된 글.

우선은 산오리가 보고 싶어서 밤 10시에 불광동에 갔던 거였다.

함께 있을만한 다른 동지들은

그 이틀 전에 리베라 투쟁 1주년 기념문화제에서 만나선

술도 한잔씩 나누었기 때문에...

 

산오리 팬들이 우르르 몰려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웬일로 다들 일찍 가버리고 참 오뭇한 분위기였다.

1시간쯤만 술마시다가 전철을 타면

대전가는 심야우등은 탈 수 있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맘이 바뀌었다.

금요일밤의 고속버스는 일찍 매진되더라는 경험을 들면서

일산으로 2차를 가는 것에 쉽게 주동이 되고 동조도 했다.

그래서 12시쯤에는 정발산 역에 내렸던 것이다.

 

일산, 힘든 일 어려운 일 고민되는 일 있으면

여러 동지들을 찾아 밤새 술한잔 하던 곳인데,

그러던 동지 중의 한 사람이었던 산오리가

대전에서 전임자 생활을 하고부터였나,

시설안전기술공단 94일 파업도 있었고 해서

자주 들락거리기는 했는데 이전처럼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일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한결이가 보고 싶었는데, 귀신같은 산오리는

밤 늦도록 연구실에 남아있는 한결이를

라페스타 거리로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내가 뭣도 모르고 위원장 노릇을 한답시고 뛰어들었을때(96-98)

한결이는 원칙에 충실하되 유연하고 넉넉하고 성실함으로

나를 가르치고 깨우쳤고,

내가 이제는 뭣 좀 안다고 건방을 떨었을 때(2002-04)

산오리가 기본을 지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보여주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두 동지 모두 철없는 위원장 만나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 하면 언제나 얼굴이 화끈거린다.

 

암튼, 밤 12시쯤 일산 가서

라페스타의 엄청난 심야인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새벽 5시 반쯤까지 우리 일행 다섯은

트랙백을 건 산오리 글에서처럼 열심히 놀았고-

 

대전으로 와야 하는 두 사람,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고,

다시 대전역까지 오는 KTX안에서 대놓고 자고,

대전역에 세워둔 내차를 타고(앗, 음주운전!) 

아침 8시가 좀 지나서 귀가했는데,

다행히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쉬는 토요일이라서

신나라 하고 점심때가 되도록 내내 잤다.

 

일산의 한결이와 산오리에게 고맙다는 말 하려고 쓴 거였는데,

횡설수설했네요~~두 분의 사진 올려도 되지요?*^^*

 

(산오리는 모두 아실 거고, 그 옆에 한석규 닮은 미소를 가진 한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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