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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9
    (6)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9/04/06
    내 어릴 적에 살던 집(9)
    손을 내밀어 우리

초등학교 졸업한 지

어언 36년 되었다.

 

야, 꽃샘추위다,

3월의 마지막 주말에

봄 소식을 불러 모으듯이 친구들이 모였다.

 

김천 직지사 근처 어느 음식점,

36년 세월을 거슬러 달려온 동무들은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아이들처럼 놀았다.

 

낮에 만나도 해는 금세 저물고 

먼저 일어나 돌아오는 길에 달을 만났다.

 

솜털 곧추세우며 상여집 지나던

어린 소년을 잡아채던 달.

 

나이 쉰을 앞두고

여전히 철부지라며 놀려대는 달.

 

누군가 마냥 그립다며

파란 밤하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201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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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에 살던 집

 

아침에

어릴 적 친구가 카페에 올린 이 사진을 보고

숨이 잠깐 멎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이사가서 살던 곳이다.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마을의 오래된 재실이고

오른편에 보이는 집이 내가 살던 곳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촛불과 호롱불을 켜고 살았고

아카시아 나무를 베어다가 군불을 지피면서

지직거리는 라디오에서 벌어지는

마루치 아라치와 파란해골 13호의 전투를 듣곤 했다.

 

비가 내리면 저 연못 둑에 쭈그리고 앉아서

대나무로 만든 낚싯대를 드리우고 수십마리의 붕어를 낚기도 했고

폭우가 쏟아지면 본능적으로 상류로 솟구쳐오르는

미꾸라지들을 양동이로 가득 잡아서 어른들 술안주감으로 바치기도 했고.

 

지금은 모두 베어낸 모양인데

집집마다 누에를 치던 시절이었으니

저 연못과 집 사이에는 뽕나무가 가득 자리잡고 있어서

오디(뽕나무열매) 따먹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마을은 뒷동산을 넘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우리집은 뎅그라니 외딴 곳이었으니

한적하고 고즈넉하고 전망좋고 시원하고....

 

저기서 놀던 때가 어언 36년 지났고,

저 마을을 떠난 것이 32년쯤 되었나 보다.

 

그 당시에야 산 넘고 물 건너 한나절을 가야했지만

지금은 대전에서 1시간 반이면 갈터인데

조만간 한번 가봐야겠다.

가서 내 어릴 적 흔적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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